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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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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현준
댓글 0건 조회 6,167회 작성일 15-10-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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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가능한 한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그런 한도 내에서 최대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자’는 바람은 그리 커다란 욕망이 아닐 것이나, 이만큼을 바라기에도 한국사회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저자는 오래된 한국사회의 문화 풍토에서 그 문제를 찾는다. 늘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경쟁하며 살도록 하면서도 눈치껏 튀지 않고 적당히 살기를 강요하는 것을 우리는 ‘사회생활’이라 부르고 여긴다. 조직 또는 관계로 얽히고설킨 우리 삶은 그런 풍토로부터 어지간해서는 벗어나기 힘들다. 그러하기에 한국에서 ‘개인’으로 살아가기란 어렵고 외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부장판사인 저자가 바라본 우리 사회는 상명하복, 집단 우선이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의사, 감정, 취향은 너무나 쉽게 무시되고 있는 비합리적인 사회이다. ‘개인주의’라는 말은 집단의 화합과 전진을 저해하는 배신자의 가슴에 다는 주홍글씨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 불온한 단어인 ‘개인주의’야 말로 르네상스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끈 엔진이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경우 이 단어의 의미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한 것은 민주화 이후 겨우 한 세대,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고, 기본적으로 군대를 모델로 조직된 가정이든, 학교, 직장의 구조 변화를 제안해준다.


   상명 하복, 군대식 조직은 그 조직의 속이 어떻든 겉에서 보기엔 물 흐르듯 잘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기 쉽다. 이러한 조직은 단절되어 있는 군대에서는 유지가 될 수 있겠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다. 이런 군대적 사고 방식을 가진 조직의 가장 무서운 문제점은, 사회에서의 직장상사는 직무에 대한 조언과 질타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뿐, 후배를 인격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고통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것에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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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은메달을 받은 국가대표 유도 선수가 SNS에 올린 글이다. 잘못된 조직 문화에 몸담고 그곳에 녹아 들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마치 당연한 일이 되기 쉽다. 심지어 댓글에도 이 글을 옹호하는 글이 대다수였다는 점이 이 조직 문화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제도로서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반에는 근대적인 의미의 ‘개인’이 있다. 이때의 개인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합법적으로 수행하는 자이다. 또한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도 역시 나와 똑같이 그러함을 인정한다. 다만 개인주의자는 사회적 존재로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기에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엄연히 구분되어 있음을 알 뿐이며, 서로의 입장과 영역을 존중할 줄 안다. 그러나 군대 문화, 가족주의 문화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이러한 개인주의자는 별종 취급을 받거나, 때로는 사회적 질타를 받기도 한다. 집단에서 요구하는 것과 개인의 욕망이 일치하지 못할 경우, 혹은 집단의 불합리성을 고발하고자 할 경우 개인주의자는 집단과 ‘불화’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개인’은 억압당하고 그래서 불행하다. 특히 한국인은, 내가 너무 별난 걸까 하는 생각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거나 자신의 욕망을 제풀에 꺾어버리는 경험을 살면서 수없이 겪는다. 그리고 이는 거꾸로 건강하지 못한 사회 공동체를 구성하는 원인이 된다.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나를 때린 수많은 선배들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 맞는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후배들에게 진정 권위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면, 실력으로 승부하기 바란다.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게는 자연스럽게 권위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 동안 내가 뛰어난 선배들을 직접 겪으며 얻는 교훈이기도 한다.’라는 대목이 떠올랐다. 그리고 건강한 조직과 비합리적인 조직의 차이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시간에 흐름에 따라 흘러가며 수 많은 조직에 속하게 되면서 한 조직의 신참과 완고가 되기를 거듭한다. 지금 내가 속한 내 조직만은 내 눈에만 정상인 조직이 아니길. 또 선배라는 자리에 너무 취해 비 인간적인 행동으로 조직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는 않는지.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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