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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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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6,181회 작성일 15-08-0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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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에게 사랑을 묻다 – 명사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위대한 작품

이동연 지음

  ‘사랑’ 이라는 단어는 미디어나 대화 속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이면서, 가장 입으로 꺼내기 부담스러운 단어이기도 하다. 그 단어는 누군가 에게는 가슴 떨리는 말이 될 수도 있고, 그 단어를 듣는 누군가 에게는 떨쳐버리고 싶은 말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에로스적인 사랑 뿐만이 아니라 신과 부모의 사랑 같은 절대적인 사랑인 아가페의 의미를 가지는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어느 순간 엄숙해 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의미를 가지고 우리를 고민하게 하고, 행복하게도 하는 바로 그 사랑이라는 것이 인류의 역사, 특히 역사와 시대의 분위기를 표현해 내는 대표적인 예술가들의 작품 속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고흐의 ‘해바라기’ 나 비발디의 ‘사계’ 처럼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적 창작물들은 우리는 ‘명작’ 이라고 한다. 또한, 이러한 ‘명작’ 들을 창조해 내는 사람들을 우리는 ‘명사’ 라고 부른다. 책 속에는 교과서에서라도 몇 번씩은 꼭 보아 우리의 눈에 익어있는 ‘명작’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또한 그 명작들을 탄생하게 한 스무 명이 넘는 명사들의 인생과 사랑의 이야기들이 명작들과 아름답게 엮여 펼쳐진다.


  최근 낭만주의 이후 시대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 미술관에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당시 미술관에서 그림들을 접했을 때에는, 평범한 사람은 할 수 없는 색채 표현과 그림의 독창성에 압도되어 넋을 놓고 미술품들을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때의 놀라움은 단지 그림 자체의 완성도에서 나오는 감탄이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명인들의 삶과 사랑을 접하게 되면서 그림들이 하나의 삶과 사랑의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러한 작품이 남겨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 그리고 그들의 뮤즈와 사랑 하나하나가 그림을 통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상당수의 명작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에 등장하는 누군지 모르고 지나쳤던 여인들이 사실은 그들과 사랑을 나눈 모델들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시대의 배경과 그들의 삶을 이해함으로써 그림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 소개된 명인들은 모두 사랑이라는 달콤한 향기에 취하기도 하고, 비극적인 사랑으로 자신을 포기하기도 하는 등 사랑이 이끌리어 자신의 삶을 살아갔지만, 그 중에서도 나에게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사람이 있어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빌리 홀리데이’는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칭송 받는 여성 재즈 가수 중 한 명 이지만,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00 년 대 초반에 살아야 했다는 이유로 살아있는 45년 동안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끔찍한 아픔들을 쉼 없이 경험해왔다. 그녀는 대책 없는 십 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볼티모어의 사창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야만 했다. 어린 나이에 백인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그 백인 남성을 유혹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감금되기도 했다. 또한, 어머니에 의해 사창가에 팔려가 창녀 노릇을 해야 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무대 가수를 모집한다는 벽보를 발견하고 그 나이트클럽을 찾아가 노래를 했고, 그녀의 노래와 폐부를 찌르는 음색은 홀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그 일을 계기로 그녀는 재즈 가수로써의 명성을 얻게 되고, 미국뿐 만이 아니라 유럽 여러 지역에 순회 공연을 다니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된다. 하지만 공연장 안에서의 인기일 뿐이었다.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로 내려오면 여전에 흑인이기 때문에 차별 받고 무시 받는 일이 당연시 되었다. 그 와중에 빌리의 남편은 그녀에게 마약을 권유했고, 남편의 기분도 맞춰줄 겸 시작한 마약은 빌리에게 마약 중독이라는 재앙을 가져다 준다. 결국 마약 복용이 알려져 체포되고, 또다시 감옥에 1년간 갇혔다가 출소한다. 1년 뒤 다시 살게된 남편은 셔츠 칼라에 빨간 립스틱 자국을 묻혀서 나타나고, 빌리가 다그치자 당황한 남편은 변명하려 한다. 그 때 빌리는 ‘Don’t explain’ 이라는 말을 남기고 남편과 결별하고, 그 것을 계기로 ‘Don’t explain’ 이라는 노래가 탄생하게 된다.


  온갖 남자에게 수치를 당하고 사랑에 대한 아픔들을 쉴 세 없이 경험했던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무엇이었을까? 놀랍게도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은 유언은 이렇다. “온 세계 최고로 진귀한 상품들과도 결코 바꿀 수 없는 내 삶의 체험으로 터득한 두 개의 단어가 있답니다. 밥과 사랑이죠. 인생을 놓고 수백만 마디의 설교보다 더 필요한 것은 밥과 사랑이랍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사랑이라고 포장된 폭력에 평생 동안을 아픔받으며 살아온 빌리 홀리데이의 마지막 유언을 생각하며, 그리고 명작들을 살아 숨쉬게 하는 명사들의 사랑과 그들의 뮤즈와의 삶을 곱씹으며 한가지 사랑에 대해서 깨달은 바가 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명화 속 인물들이 살아 숨쉬고, 명 음반들이 마음을 치유해 주는 것도 명사들의 삶과 사랑이 그들의 작품의 생명력을 부여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면서도 자식을 살리려는 부모의 마음, 친구 사이의 따뜻한 우정과 연인 사이의 사랑, 우리가 사는 세상에 관계속에서 피어나는 사랑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이라는 명화 속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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