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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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이건 무슨 소리인가. 도덕적 인간이라는 말은 흔히 얘기하는 법 없이도 살 만한 선량한 사람들을 떠오르게 하는데 이러한 군상들이 모여 이루는 사회에서 어떤 폐해가 존재하기에 나쁜 사회를 만든다는 것인 지 가늠이 잡히지 않았다. 사실 도덕(道德)이란 서양이 아니라 동양 문화에 더 적합한 용어로, 중국-한국-일본으로 대표되는 유교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된다. 유교의 가르침이 타인을 사랑하는 정감으로 가까운 혈연에서부터 넓게는 사회, 국가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유교적 도덕의 근간은 내면의 자기완성에 초점을 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에서 언급하는 도덕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과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책에서 말하는 도덕은 올바른 인간관계를 위해 받아들여지는 규범에 가깝다. 따라서 ‘도덕적 인간’이란 사람에 대한 애정의 관점에서 초월한 자아를 갖는 인간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지켜야 할 도덕이나 법과 같은 규범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러한 ‘도덕적 인간’은 성악설이나 성선설과 같은 인간의 본성이나 개개의 개성을 떠나 기본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규범들을 따르려고 노력하며, 그에 따라 보편적인 행동 양식을 보인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적 규범을 따르는 도덕적 인간들의 보편적 행동이 반드시 정의롭거나 선하다고 평가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오히려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사회심리학적 관점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책에서의 ‘도덕’을 어떠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관념으로 보기에, 이해하기도 어렵고 추구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절대선(絶對善)을 바탕으로 하는 도덕과는 거리가 멀다. 한 인간의 관념, 정서 그리고 행동방식은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며 자신과 사회 사이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행동의 정당성을 추구한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적 규범을 인지하여 반응하는 도덕적 인간의 행동은 매사 일관적일 수 없으며, 상황이나 감정에 따라 동일한 사건에 대해서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거동이 불편한 자가 도로를 건너려고 하는 상황에서, 상황 불문하고 그가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자신의 당시 상태에서부터 상대방의 거동이 불편한 정도, 도로의 상태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들은 사회를 이루는 집단구성원들에 의해 평가받게 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바람직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행동들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기를 바라게 된다.
이러한 면을 볼 때 인간은 외부의 시선에 의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행동이 제약되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도덕관념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이러한 도덕관념에 따른 행동은 다시금 자신 또는 타인에 의해 평가받음으로써 보다 정형화되고, 점점 타인의 평가에 집착하게 된다. 실례는 아니지만, 대표적인 초인이자 어느 지구인보다도 선의를 가지고 남을 위해 투신하는 슈퍼맨이 겪는 대표적인 고뇌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구인들의 시선이다. 대다수가 만족하는 선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는 아니다. 이러한 점에 의해 사람들은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도덕을 행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스스로 틀리지 않았다는 도덕적 착각에 빠지며, 남들보다 우월한 도덕성을 지니며 이를 뽐내고 싶은 욕망에 되려 타인의 위반 행동에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모순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도덕적 인간 또한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에 수긍이 간다.
선의(善意)만이 한 인간을 좌지우지하기는 무척 어려운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사회를 이루기 때문이다.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을 위하면서 동시에 타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모든 것에 해탈한 도덕군자도 아니며, 윤리 의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는 초인도 아니다. 난해하지만, 좋은 사람으로서 좋은 사회를 만나기 위해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은 꾸준히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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