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페이지 정보

본문
고백 – 소년법에 관한 고찰
사람들이 즐겨보는 소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컨텐츠에 주로 등장하는 소재로 ‘복수’가 있다. 분노라는 감정은 인간이 가진 감정 중 가장 강렬하지만 그만큼 쉽게 표출하기 어려운 세상이기 때문에, 각종 컨텐츠를 통한 대리만족으로 사람들은 그것에 열망하는 것이다. 이렇게 컨텐츠로 재생산되는 ‘복수’는 보통 현실적으로 느끼는 답답한 사건을 가상의 세계에서 재구성하여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동시에 독자 또는 관객들에게 그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함께 던진다.
소설 ‘고백’은 딸을 잃은 중학교 여교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중학교 여교사로 근무하는 '유코'는 봄 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담임으로써 이런 저런 소회를 얘기하던 중 얼마 전 불행한 사고로 죽은 자신의 어린 딸이 실은 살해 당했고, 그 범인은 지금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누군가 중에 있다는 폭탄발언을 한다. 시간마저 얼어 버린 듯한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감정을 절제하고 담담하게 사건의 전모를 들려준 후 유코는 법률적으로는 처벌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어린 범인들에게 자기만의 방법으로 죄의 대가를 묻는다.
이 영화는 소년법의 정당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소년법은 반사회적인 환경에 놓여있는 소년법상의 소년을 처벌보다는 교정하자는 데에 설립 취지가 있다. 설립 취지 자체는 너무 이른 시기에 왜곡된 생각으로 인해 저지른 범죄 때문에 전체 인생에 발목을 잡히지 않게 하자는 매우 관대하고 인도적인 취지이다. 그래서 소년법은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범죄를 보호해 주며, 특히 만 10세에서 14세의 청소년은 ‘촉법소년’이라 하여 형사책임이 아예 없도록 했다. 사회의 판단과는 달리 굉장히 적은 형량을 만드는 법률인 셈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너무나 많이 역이용 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4대 강력 범죄 발생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범죄의 재범률 자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들이 소년법의 보호를 이용해 자신의 잔인한 생각을 더 쉽게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잔혹한 범죄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신촌 창천동 근린공원에서 있었던 살인사건, 고양시 여고생 암매장 사건,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소년법에 따라 이들이 받는 최고의 형벌은 15년형이다. 가중 처벌 시 20년형까지 선고할 수 있지만, 이 정도까지 간 판례가 없다고 한다. 보통 성인의 경우 사형과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도 위와 같은 수준으로 약해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미 죽은 사람보다는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이 우선이라며 청소년의 교화 가능성을 고집하는 소년법이 과연 공정한 것인지, 아니면 청소년에게 과잉보호를 해주는 것인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처벌은 왜 존재하는 것인가? 처벌은 잠재적 범죄자로 하여금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범법행위를 단념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학설이 있다. 이러한 예방 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소년법은 미래의 범죄를 증진시키는 격이 된다. 미래의 범죄에 대한 예방책인 처벌을 무마하기 때문이다. 이는 남은 사회 구성원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들의 범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소년법은 청소년 범죄를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키운 셈인 것이다.
또한 처벌의 의의는 사회 정의 구현이라는 고전적인 관점도 있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소년법은 사회 정의를 해치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대가를 치르지 않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있을 수 없으며, 사회 정의의 균열을 일으키는 것이다. 죄를 저지른 자는 그에 맞는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함무라비 법전과 같은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너무 관대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받는다. 용서나 인정의 미덕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범죄자에 대한 관용은 피해자나 그 유가족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옳다. 피해자는 그 범죄자를 용서할 마음이 없는데 법이 용서를 강제한다면 그것이 용서로서의 의미를 계속 지니고 있는 것인지, 오히려 사회적인 정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분명 소년법의 취지에 따르자면 청소년이 아직 가치관이 혼재하고 미성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범죄에 빠지기 쉬우며, 그러한 청소년에게 성인과 같은 처벌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기에 일종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지만, 그 잘못이 누가 보아도 지능적이고 악의적이라면 과연 그 청소년이 덜 성숙해서 저지른 범죄로 봐야 할지 의문이다. 분명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 끊임없이 논의가 되어야 할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도와 같은 경범죄에 대해서는 선처를 해줌이 마땅하나, 살인이나 강도들의 중범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강도높은 형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교화의 기회를 너무 남발하지 않는 것. 그 또한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 이전글새로운 금융시대 - 로버트 쉴러 16.07.20
- 다음글강의 15.06.1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