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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 제레미 레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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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준
댓글 0건 조회 5,262회 작성일 15-05-06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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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하던 아들이 걱정되셨는지 부모님께서는 용하다는 점집에 점을 보러 가셨다. 어머니는 점쟁이가 마치 우리의 과거를 쭉 지켜보고 있었던 사람인마냥 나의 과거사를 속속들이 맞혀나갔다고 했다. 그 후로 미래에 덮쳐 올 일들을 차분하게 읊는데, 도저히 믿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점쟁이와 예언가는 여러모로 닮았다. 이 둘의 생명은 과거에 대한 분석이다. 미래를 보러 갔지만, 나의 지나간 과거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점쟁이와 마주할 사람은 거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미래를 논하는 책들의 성패는 바로 이 지점, ‘과거에 대한 분석’에 달려 있다.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이러한 맥락으로 본다면, 용한 예언가임에 틀림없다.  

 

    중세 봉건주의에서 근대 자본주의로의 이행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해석이 있었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란, 부르주아가 생산수단을 수직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사회, 그래서 노동계급인 프롤레타리아가 행하는 노동에서 잉여가치를 추출하는 체제라고 해석했다. 반면, 막스 베버는 자본주의가 출현하게된 궁극적인 원인이 생산력의 발달에 있다는 마르크스의 가정에 반대한다. 베버는 사회질서의 변화는 사회 구성원의 믿음 체계나 가치체계의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이론을 주장하였고, 자본주의의 발전은 이 이론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킨은 과거를 분석하고 또 이를 이용하여 미래를 내다보는 색다른 ‘분석틀’을 제시했다. 베버나 마르크스의 분석틀이 크게 활용되지 않는 이유는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공유 경제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사회경제체제를 결정짓는 요인이 독립적인게 아니라 세가지 핵심요소들의 결합이라고 풀어냈다. 그 세가지 요소는, 에너지원, 에너지원을 동력화할 수 있는 기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이 세 요소가 잘 어우러져서 최적화된 조건을 이룰 때 특정 조직이나 특정 시대가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제2차 산업혁명은 석탄이란 에너지원과 증기기관이란 동력기계 그리고 전화로 상징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엮어낸 것이며 그 결과 중앙 통제식의 자본주의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석유, 석탄이 주 에너지원이었던 1, 2차 산업혁명때와는 달리 현재나 가까운 미래의 주 에너지원은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등이 되고 소통기술은 인터넷이 관할한다.   

 자본주의의 성장이 대규모 경제적 변혁을 스스로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리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신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생산 및 유통의 한계 비용을 낮춤으로써,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을 내리고 고객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돈 내지 않고 음악을 보내고 듣는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젊은 세대에 속하신다면 ‘공유 한다’ 라고 표현하고, 

어른들은 ‘도둑질 한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 제레미 리프킨”


    이러한 극단적 생산성으로 인하여 한계 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산업에서 두드러지는데, P2P사이트를 통해 음악을, Youtube를 통해 동영상을, 위키피디아를 통해 지식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공유하는 동안 한때 철옹성이라고 불리우던 음악 산업과 영화산업이 무너지고 있다. 신문과 잡지가 폐간되고, 출판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허핑턴 포스트가 뉴욕 타임스의 조회 수를 넘어선지 오래이고, Coursera와 같은 개방형 온라인 강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들이 참여하여 제로에 가까운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리프킨은 자본주의가 필연적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16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인클로저 운동처럼 새로운 에너지원이 발견되고, 이것을 가공할 수 있는 더 효율적인 기술이 개발되면 전반적인 사회경제체제가 변혁하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데스크톱이 인터넷에 연결된 이후, 스마트폰에 인터넷이 연결되기까지 20년이 걸렸다. 몇 년 전부터 알게 모르게 시작된 사물인터넷의 시대는 어느새 우리 옆에 바싹 다가와 있다. 짧게는 20년 후,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사물인터넷으로 대이동을 시작할 것이며, 이것이 바로 새로운 체제를 예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 3월 18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2015에 도요타가 초소형 전기자동차 아이로드(I-Road)를 선보였다. 바퀴도 세 개 뿐인 일인승의 아이로드는 ‘혼자 타지만 함께 탈 차’로 일컬어진다. 전기에너지로 구동되는 능력과, 차량 공유 서비스, 여기에 자율주행능력까지 결합한 아이로드는 자동차의 ‘미래 개념’이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서히 대두되는 ‘공유경제의 도래’를 직감한 도요타가 언제 어디서나 빌려서 이용할 수 자동차를 개발함으로써 자동차 산업 전체의 미래를 보여준 셈이다. 리프킨이 방한 당시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기회가 있다. 전력, ICT, 운송, 교육 등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도요타의 새 산업처럼 우리나라도 통찰력을 갖추고 정보 공유 중심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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