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선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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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이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힘과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창출됨을 의미한다. 이를 현실화시켜주는 것이 바로 선거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서 국민의 국가통치권한을 대통령과 국회의원에게 잠시 양도한다. 선출된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양도받은 권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국가를 이끌어나간다. 하지만 해방 후 대한민국의 선거제도는 수 십년동안 독재정권을 합리화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더럽혀져왔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으로 이어지는 선거는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는 정치적 행사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민주주의 제도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일까? 이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선거는 한국사회를 바꿔놓는 데 대단히 역동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하면서 “한국의 선거에 대해 일반인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결코 상식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사례로 독재정권들의 붕괴의 계기를 만든 것은 바로 선거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강조한다. 그 역사적 의미를 지닌 선거로 1956년 5.15 정·부통령 선거, 1978년 12.12총선, 1985년 2.12총선을 사례로 들고 있다. 이승만 정권의 붕괴를 촉발한 1956년 5.15 정·부통령 선거는 이기붕을 누르고 장면을 부통령으로 선출함으로써 이승만 정권에 타격을 입혔고 이에 불안을 느낀 자유당이 1960년 3.15선거에서 대대적인 부정선거를 자행하여 결국 4.19혁명으로 무너지게 되었다. 1978년 12.12총선은 야당인 민주당이 공화당보다 1.1% 더 득표를 함으로써 유신독재가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는 징표로 나타나 1979년 부마항쟁을 거쳐 10.26 궁정동 사건으로 박정희 독재의 막을 내리게 된다. 1985년 2.12총선은 전두환 군부독재체제 속에서 치러진 선거임에도 급조된 야당인 신한민주당이 바람을 일으키면서 67석을 차지하고 서울에서는 42.7%를 득표하여 27%의 민정당을 압도했다. 이를 계기로 직선제 헌법개정운동으로 이어지면서 1987년 6월 민주대항쟁으로 전두환 군사정권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저자가 서술한 역사적 사건들은 필자가 태어나기 이전에 벌어진 것들이 대부분이기에 독재정권하의 선거역할에 대해 직접적으로 와 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까지 선거가 건재하게 살아있고 민주사회를 위한 노력이 선거를 통해 진행되고 있음을 보면서 저자가 말하는 선거가 현재까지 본래의 역할을 잘 하고 있음은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정치는 선거제도만으로 변화와 개혁을 꾀하기에는 힘든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정치상황은 독재정권이라는 극단적인 사회였고 그 사회를 살았던 국민들은 독재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회개혁요구를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따라서 민주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국민들의 적극성이 보다 높았던 것이 사실이었고 이러한 국민적 요구가 선거제도와 맞물리게 되면서 선거를 통한 성숙한 민주사회로의 발전이 가능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 대한민국은 단순히 독재정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대가 아니다. 민주사회를 기반으로 복지와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그리고 각 사회계층에서 요구하는 가치 또한 다르기 때문에 이를 만족시키는 것도 여간 어렵지 않다. 바로 대한민국의 정치상황, 국민적 요구가 매우 복잡해진 것이다. IT산업에서 발생한 정보의 홍수가 한국정치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공약으로부터 다양한 정치적 경우의 수가 발생 할 수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섣불리 정치적 빅데이터를 해석하고 판단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오직 선거만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대한민국이 정치적·사회적 성숙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 국민이 스마트한 유권자가 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정권을 타도하고 심판하고자 하는 선거는 양 정당간의 정치적 싸움으로 이어짐으로써 사회발전에 큰 역할이 되지 못한다. 그럼 스마트한 유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먼저 개인이 품고 있는 정치사상에 대한 아집을 벗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올바른 가치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역별, 나이별, 계층별로 지지정당이 한결같이 나뉜다. 이것은 우리국민이 정치에 대한 소신 있는 개인가치를 유지하는 것 보다 집단의 가치에 쉽게 동화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습관은 정치인들에게 쉽게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한 유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려한다. 그리고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어쩌면 현재 우리가 힘들게 사는 이유가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무관심 일 수 있다. 이러한 무관심은 국민의견이 정치권에 올바르게 반영되지 않도록 하여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고자 하는 바를 얻지 못한다.
수 천년동안 흥망성쇠 했던 나라들을 보면 그 시작과 끝이 대부분 정치적 사건과 관련이 되어 있었다. 그 국가의 경제력, 기술력이 아니라 정치가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했던 것이다. 21세기 현사회도 고대국가와 다를 바 없이 그 나라의 정치적 성숙도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개인의 성공만을 꿈꾸고 선거에 무관심하다면 대한민국은 정치퇴보와 더불어 경제적 어려움은 계속해서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저자 서중석 교수님의 “대한민국 선거이야기”를 읽고 21세기 선거와 유권자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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