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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는 영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살인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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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주형
댓글 0건 조회 4,203회 작성일 15-03-0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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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스나이퍼 >

 

누구에게는 영웅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살인자가 된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그리고 이라크, 시리아 등의 내전소식을 수없이 보고 듣는다. 이러한 분쟁으로 인해 수많은 군인과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그로인해 발생하는 고아와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이러한 분쟁과 내전 상황을 고려했을 때 21세기인 지금, 아직도 전쟁은 끝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여전히 휴전 상태로 끊임없이 서로 도발하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터에 살아가고 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9.11 테러 이후, 이라크에 공습을 감행한 미 해군특수부대 ‘네이비 실’ 소속 군인 크리스 카일이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꼈던 전쟁에 관해 풀어낸 이야기이다. 크리스 카일은 네이비 실 동료, 미 해병대와 육군 병사들을 백발백중의 저격으로 보호하며 전설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2,100야드 거리에서 저격에 성공하여 개인 최장거리 저격 기록을 세웠으며, 160회 이상의 미군 역사상 최다 저격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크리스 카일을 두려워한 이라크 반군들은 그에게 ‘악마’라는 뜻의 ‘알-샤이탄(al-Shaitan)’이라는 별명을 붙이고 현상금을 걸었을 정도이다.

 

사실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전쟁에 대해 풀어내고 있는 내용은 이전에 출판된 여느 전쟁관련 책이나 영화들과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다른 미국 영화나 책에서 다루듯이, 미국이나 미군의 우수함과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듯 한 인상이 남는 것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책들과 구분되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묘미 중 하나는 주인공 크리스 카일에게서 나타나는 심리적 변화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저격하고 죽이면서 카일은 고통, 흥분, 슬픔, 쾌락 등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감정들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독자들로 하여금 쓰린 감정을 계속해서 불러일으킨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 통하는 것이 폭력... 바로 전쟁이다. 전쟁을 위해서 사소한 명분 따위를 내세우며 서로를 물어뜯는다. 전쟁의 기본 명분은 ‘진실의 승리, 평화’ 이다. 그러나 실제 전쟁으로 남는 것은 폐허가 된 땅과 안타까운 인명 피해, 그리고 그로 인한 수많은 고아들뿐이다.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보여주려 한 것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주인공은 이라크 파병을 하면 할수록 전쟁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후유증을 안게 된다. 카일이 죽인 사람들은 분명 그에게 적이었다. 하지만 그가 부정할 수 없었던 한 가지는 그의 행동이 정당화될지언정 살인을 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의사와 상담을 하면서 “자신이 죽인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었으며 그것은 국가를 위한 살인이었다.”고 말한다. 이는 그의 마음속에 자리한 ‘살인’에 대한 죄책감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파병에서 어린 아이와 여성들까지 죽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미국으로 돌아와서 평온하게 자신의 아이와 아내를 아끼는 모습에서 본인 스스로 큰 모순에 빠져있음을 느끼게 된다. 또, 사람들이 자신을 ‘레전드’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주인공은 상당히 묘한 어색함을 느낀다. 모든 사람들이 추앙하고 존경하는 인물이지만 그는 ‘레전드’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일들을 해야만 했는지 알고 있기에 어쩌면 그의 어색함은 당연했는지 모른다.

 

주인공의 내면고통.jpg

 

이 책은 다른 전쟁 영화나 책과 달리 ‘영웅’으로 불리는 주인공 혹은 미국의 위대함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주인공이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고통을 함께 표현함으로써 ‘전쟁’의 양면성을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승리하는 쪽이나 패배하는 쪽이나 모두의 슬픔으로 끝나고 마는 전쟁... 과연 누구를 위해 피를 흘리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크리스 카일은 이 책을 통해 이야기 한다. 자신을 ‘살인자’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을 왜 죽어야 했는지... 그리고 ‘영웅(레전드)’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 것인지를... 천재와 바보가 종이 한 장 차이인 것처럼 영웅과 살인자도 종이 한 장 차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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