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행동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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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희로애락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인생을 살지만 희로애락의 틀에서 개개인의 삶을 완성한다. 합격의 기쁨, 여행의 즐거움, 이별의 아픔 등 다양한 형태의 감정이 인생의 재료가 되고 그 삶을 풍미있게 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완성하기 위해 일렁이는 개인감정들을 마냥 쏟아 낼 수 없다. 한없이 기뻐도, 가슴 한켠이 찢어질 듯 아프고 또는 억울하더라도 그 감정을 마음속에만 품고 행동하고 말해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상대방이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는 이상 행동과 말을 듣고 우리의 진실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며 불가피하게 속내를 숨겨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이 저지른 과오나 범죄를 숨기고자 필사적으로 속내를 숨기고 거짓말을 내뱉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그들이 뱉어내는 말이나 행동으로부터 진실을 읽어내기란 매우 힘들다.
“FBI 행동의 심리학”은 진심의 속내와 드러난 행위가 다름을 판별할 수 있는 비언어적 행동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인간이 선의로든 악의로든 그 진심과 사뭇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이 일상적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연방수사국(FBI)에서 25년간 대적첩보 특별수사관으로 일한 저자 조 내버로 (Jeo Navarro)는 포커페이스에 가려진 진심을 꿰뚫는 방법을 'FBI 행동의 심리학‘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가 말하길 고도로 훈련된 스파이와 지능범죄자 일지라도 그들이 숨기고 있는 감정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간에 행동으로 표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가령 범죄자가 목을 만지거나 얼굴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거나 넥타이를 바로잡는 경우 초조함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사람에 따라 아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들이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파악하려면 충분한 연습이 필요하며 또한 앞서 이야기한 행동을 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초조하다고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보편적인 행동들이니 의심을 해볼 만은 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 저자는 비언어적 행동이 우리의 진실된 속내를 대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우리의 뇌는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 있다고 한다. 이들 세 부분의 뇌가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인체 활동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 중에 뇌의 가운데를 연결하는 여러 부위를 변연계라 부르는데 여기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지배하는 곳이다. 언어라는 것은 언제든지 거짓으로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변연계는 ‘정직한 뇌’이다. 이것은 위험이나 불편함을 피하고 안전과 편안함을 찾음으로써 자신을 안전하게 유지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사람들이 거짓말이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행동들을 할 때 변연계는 몸에 행동변화를 줌으로써 그러한 상황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우리 몸의 안전을 위해서 자동적으로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거짓말을 하려해도 어떻게든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고 한다. 평소에 싫어하는 사람에게 보이는 미소는 어색해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범죄자가 진실을 얘기하는지 혹은 거짓을 얘기하고 있는지 그의 행동을 통하여 어느 정도 판별이 가능하다고 한다. 필자는 이를 범죄자의 행동에 국한시켜 바라보는 것보다 우리 주위의 인간관계에 빗대어 볼 때 좀 더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봄바람이 달콤하게 휘날리는 봄날이니 행복한 연인을 상상해본다. 그들을 관찰해보면 비언어적 행동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대화 속에 녹아들어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특히 연인들의 대화는 일명 ‘밀당’이라는 감정싸움이 전제가 되어 있기에 비언어적 대화의 캐취(catch)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남자친구가 잘 아는 주제에 관하여 신나게 말하고 있고 상대방이 경청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더라도 어느 순간 여자친구의 눈길이 테이블 위의 커피잔 주위만 맴돈다면 즉시 분위기를 환기해야 할 일이다. 상대방이 그 대화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의 방황하는 눈빛을 캐치하지 못한다면 불만족스러운 데이트가 될 것이다. 반대로 여자친구의 한마디 “벚꽃이 너무 예쁘다”라는 것이 쌩뚱맞게도 “너와 함께 있어서 좋다”라는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은 언어적 대화 자체를 넘어 비언어적 대화법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더하여 비즈니스 협상법에서 비언어적 행동을 관찰하는 것은 회사의 앞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상대방의 말이 품고 있는 뼈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언어적으로 풍기는 냄새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내고 있는 냄새를 정확히 읽어내어야 상대가 원하는 것과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결혼생활을 하며, 사회생활을 하며 상대의 말이 내포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본적이 적은 것 같다. 특히 가족처럼 편한 관계일수록 더더욱 그렇지 못하다. 내가 그렇듯 내 주위 사람들도 때때로 진의를 숨긴채 말과 행동을 할 것이다. 평소에 어떤 사람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질 때 그의 습관과 특성을 알게 되고, 그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헤아릴 때 그들의 행동이 풍기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콩떡이라고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보다 성공적이고도 행복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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