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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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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태인
댓글 0건 조회 3,965회 작성일 15-02-03 19:04

본문

Carpe diem 



- 우리는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이태인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어릴 때부터 아주 똑똑한 소년이었지만 또한, 그는 감성적이고 여린 소년이다. 한스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가 하고 싶었던 걸 한 게 아니라 주위에서 선생님과 부모님이 만들어준 울타리 안에서만 지냈다. 자기의 가치관이 세워지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그는 주위의 가치관에 의해 자기 자신을 채웠다. 내면에서 왠지 모를 우울함과 두통이 소리 없는 저항을 했지만 한스는 어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양의 공부를 했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놀이터인 강과 같이 지내던 친구들과는 멀어지게 되었고 우울함에 가득 차게 되었다.

시한폭탄과도 같던 한스의 심리는 신학교에서 만난 ‘하일너’라는 친구 때문에 터져버리고 만다. 하일너는 만난 노력하지 않는 천재이자 반항으로 가득 찬 망나니이다. 두 소년의 성격은 완전히 반대이지만 서로 알 수 없는 이끌림에 서로에 대해 우정을 느낀다. 하지만 하일너의 무단가출로 인해 텅 빈 마음을 견딜 수 없는 한스는 결국 신학교를 포기하게 된다.

다시 돌아온 고향 마을에서 텅 빈 마음을 채우기 위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 도중에 한스는 동네 처녀 ‘엠마’와 첫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그녀가 금방 마을을 떠남으로 인해서 한 차례 더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그러다 고된 노동과 정신적인 갈등 속에서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던 중에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이 책은 1906년에 쓰인 소설이지만 이 소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 특히 가치관과 정체성이 아직 형성되지 못한 청소년들과 청소년기를 겪었던 우리 세대의 모습인 것 같다. 우리는 공공연하게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사회에 억눌린다. 1등만 기억하고 2등은 쳐다보지도 않는 강압적인 사회에 의해 우리는 진정 우리가 원하는 것을 외면하고 사회적인 ‘출세’에만 목을 매며 자신을 스스로 수레바퀴 아래에 가둔다. 수레바퀴 아래로 스스로 가둬버린 현대인은 그 무게에 짓눌리며 압축기에 부서져 버리고, 즙이 짜이며 찌꺼기로 버려진다. 그러고는 사회는 찌꺼기 따위 외면해버린 채 달고 맛있는 과즙만을 보여준다.

우리는 행복해져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 헌법 10조항에서 볼 수 있듯이 행복은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우리가 모두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다. 자신의 진심과 진정성을 잃고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억압 속에서 강요받은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과연 행복이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책 대부분의 형식은 과거형 시제이지만, 주인공은 미래에 대한 기대들로 가득 차 있다. 이건 지금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현대인들은 과거를 추억하며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기대하며 행복을 미루고 있다. 이들이 누려야 할 행복은 현재에 있는데도 말이다.

미래를 바라보고 추구하는 것이 물론 나쁜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억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한 현재가 없이는 행복한 미래 역시 오지 않는다. 미래를 추구하면서 현재의 노력에 가슴이 뜨거워져야 하며 자신의 목표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진심으로 원하는 목표가 있다면 수레바퀴는 우리를 짓누르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굴러가는 우리의 목표가 될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명대사가 있다. 우리말로 ‘현재를 잡아라.’라는 뜻이다. 다가오지 않는 미래의 일을 현재로 가져와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현재에 열정을 가지고 현재를 즐기면 된다. 과거의 추억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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