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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도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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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3,737회 작성일 15-02-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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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잠이 많다. 고등학교 때부터 머리를 푹신한 곳에 댄 채 눈을 감으면 금새 잠들기 일수였으며, 지금도 스트레스의 일부를 잠으로 푸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간에서 바라보는 잠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 “잠 적게 자는 사람 = 근면성실 = 선한 것”, “잠 많이 자는 사람 = 게으름 = 악한 것”의 논리는 산업화 시대 이후부터 흔히 머릿속에 박혀있는 공식이다. 때문에 나 같은 ‘잠보’들은 “어차피 죽으면 관속에서 계속 잘 텐데 넌 왜 그렇게 많이 자는 거냐?”는 식의 손찌검을 들으며 지금도 이 땅에서 고통 받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잠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지지해주는 이 책 ‘잠 도둑들’은 든든한 후원자와 같은 느낌이 든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코렌은 이 책을 통해 언제부터 잠이 본격적으로 천시당하기 시작했는지, 잠이 부족한 것이 사회 비용 면에서 얼마나 큰 낭비인지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는 대목은 그가 인간에게 잠을 빼앗아간 원흉이 바로 에디슨이라고 지적한 부분이다. 에디슨이 발명한 전기가 세상에서 어둠을 몰아내고 우리의 달콤한 잠을 송두리째 앗아 갔다는 것이다. 전구 발명에는 현대인의 잠 의식을 근본적으로 바뀌어버린 에디슨의 노동 윤리가 스며있다고 지적한다. 잠을 줄이면 작업 시간이 늘어나고 그것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사회 전체의 풍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조금 자야 성공한다는 신화가 싹텄으며 그 신화의 유혹에 이끌려 오늘의 현대인은 잠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 잠은 정말로 나쁜 습관이고 시간 낭비인가. 훌륭한 위인이나 경영자들이 호언하듯이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는 것 일까? 이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단연 「아니다」이다. 인간의 진화는 상당한 분량의 잠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계속되어 왔다. 그런데 전구가 발명된 때로부터 지금까지 불과 1백여년 사이에 평균수면 시간이 하루 2시간 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같은 논의에서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잠 도둑 문화”가 현대 문명에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대변하는 사례가 체르노빌의 원전 사고, 스리마일섬의 “침묵의 봄”, 우주선 챌린저 호의 폭발 등이다. 이러한 대형사고는 잠 빚에 시달린 사람들이 실수하는 바람에 벌어졌다. 우리 몸이 요구하는 정당한 분량만큼의 잠을 자서 잠 빚을 갚았다면, 보다 활기차고 긍정적인 기분으로 더욱 유능하게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살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다. 엄청나게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사회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을 무시하고 잠을 빼앗아 가고 있단 말이다.


잠을 줄이고 일에 빠져 사는 것이 미덕인양 칭송하고 추켜세우는 바람에 게으름의 상징이 되 버린 ‘잠’이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평소 3~4시간만 자고 일에 몰두했다고 알려진 에디슨에 대한 일화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다.

 

언젠가 어떤 기자가 두 발명가가 잠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만큼은 똑같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테슬라는 그 주장을 비웃으면서 에디슨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물론 밤에는 네 시간만 자죠. 그리고 매일 두 번씩 세 시간짜리 낮잠을 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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