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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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대전으로 내려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꼭 들러야만 하는 인천터미널에는,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 몇 군데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지하 1층에 위치한 서점은 터미널에 갈 때마다 거의 매번 습관적으로 들르는 장소인데,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책장의 종이 향기가 좋아서인지 나도 모르게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내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터미널의 서점에서 신간이나 베스트 셀러들을 확인하고 있는 찰나, 처음보는 하지만 매력적인 제목을 가진 책이 눈에 들어왔다. ‘미움받을 용기’ 라는 이 책의 제목은, 평소에 남의 시선을 유난히 의식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는 도저히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이었다. 평소에 책을 살 때는 목차와 대략적인 대주제들을 훑어보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알수 없는 이끌림에 그 자리에서 책을 구매하고 한장 한장 읽어가기 시작했다.
책을 집어 들었을 때부터 나는 무언가 정체된 것 같은 내 인생의 새로운 동력이 될만한 심리학적 동기부여를 기대했었던 것 같다. 나의 기대대로, 이 책은 초장부터 역설적인 책의 제목과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배웠던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서 새로운 견해를 제시해 주었다. 현대 심리학의 큰 축으로 여겨지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구스타프 융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하지만 일반인 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은 프로이트의 인과원리를 부정한다. 과거의 환경, 습관, 배경때문에 현재의 상태나 행복도가 결정되어 진다는 인과원리의 의한 심리학은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너무 당연하게 여겨진다. 예를 들어 어렸을 적 부모에게 학대 받고 애정을 받지 못한 채 자란 어른이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두려워져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것은 어렸을 적의 학대받는 트라우마라는 과거의 원인에 근거한다는 예는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상식과 매우 일치하며, 잘 납득이 되어 진다. 하지만 알프레드 아들러는 이러한 트라우마에 의한 행동 전개를 근본부터 부정하는데, 결론적으로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현재의 일련의 행동과 생각방식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행동의 목적이나 생각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그 것을 포장하기 위해 과거의 기억들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납득이 안되는 논리 이지만 이 심리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시키다 보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 에서는 현재의 결과가 과거에 의해 어느정도는 결정되어져 버리는,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 하면 현재의 상태에 대한 핑계를 과거로 돌릴 수 있는 구실을 제공하는 반면에 아들러의 심리학은 과거의 상태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 현재의 행위 의도에 따라 언제든지 앞으로의 방향의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중요한 논점은 ‘용기’에 관한 관점이다. 나 자신을 바라볼 때나 다른 사람들 바라볼 때 인간을 ‘평가’라는 잣대를 놓고 판단하지 않으며 나의 그리고 다른 사람의 ‘존재’ 자체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랑할 때, 현재의 나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미움받을 용기’ 가 생기게 된다. 다른 사람을 평가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행동과 인생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고, 내 자신에 존재 자체를 사랑하면서 나아갈 목표를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적용할수 있는 이상적인 심리학. 그것이 바로 ‘아들러 심리학’ 인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뇌의 구조와 영적인 현상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밝혀 지지 않는 이상, 인간의 행동양식과 심리를 완전히 분석하는 것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심리학을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에 대한 자세나 나아가서는 인생 전체에 대한 성취도 (그것이 행복이건, 돈이건, 명예건 상관없이) 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억울하거나 부족해 보이면 과거를 탓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왔던 나, 그리고 나와 비슷한 독자들에게 알프레드 아들러가 심어줄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 는 앞으로의 삶을 대하는 자세와 지금 이 순간의 사용에 대해 진지하고 진취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시발점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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