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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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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형도
댓글 0건 조회 3,782회 작성일 15-03-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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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정말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모의 집에서 학교를 다니던 초등학교 시절, 해마다 여름철이면 봉숭아물을 들이곤 했었다. 사실 그 시기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게 무언가 싶기도 했지만, 그 붉은 색깔만은 참으로 매혹적인 그리고 특별한 빛깔이었다. 첫눈이 올 때까지 이 물이 남아있으면 첫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때문에 더 특별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그 시절에 첫 사랑의 로맨틱함을 쫒았다 생각하니 돌이켜보면 우습기만 하다.

       누구나 살면서 사랑을 하게 된다지만 첫 사랑의 기억만은 평생 잊혀 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처음 겪는 낮선 ‘사랑’이라는 감정 때문일까? 이 감정은 두근거림과 설렘, 행복을 느끼게도 하지만 때로는 깊은 상실감, 자괴감을 남기기도 한다. 실연의 아픔을 호소하는 친구들을 대할 때는 ‘그래도 솔로가 좋은 거다’라는 말은 차마 못 한 채, ‘힘들어도 시간이 약이다’, ‘머지않아 다른 사랑이 찾아 올 거다.’는 위로를 건넨다. 그리고 이 말들은 아픔을 가진 친구들에게 전혀 마음에 닿지 않는 위로라는 것을 나는 최근에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말 외에는 달리 해줄 말을 떠올리지 못하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동반되는 아픔도 본인이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사는 숱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이 정작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유는

           '더 이상 사랑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이면에는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 거라는 절망감.......

               그리고 상처 받기 싫어 사랑에 무관심해지기로 한 자기 자신'이 있었다.』 (p.197)

 

       채워놓은 물이 빠져나가는 듯, 마음속을 채우고 있던 한 사람을 향한 감정이 조금씩 지워져 갈 때면, 나의 그리고 서로가 해왔던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허탈함을 느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이 빠르게 사라지는 내 마음을 보면서 스스로 추창함을 감추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할 거라는 절망감과 사랑에 상처받기 싫어 사랑을 배제하고자 하는 행동은 사실 공존하는 것 같다. 느낀 바를 더하자면 저 때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치명적인 독인 것인가? 극단적으로 치부할 만큼 꼭 그렇지는 않은 듯하다.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사랑의 상처와 공허함을 극복하기 위해 유독 남들보다 더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사실 사랑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다. 사랑은 단지 감정일 뿐이라고, 누구나 겪는 것이며 실연의 아픔은 세월이 가면 저절로 괜찮아 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통념이 어쩌면 사랑을 진지하게 대면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나약함 때문에 아무렇게나 정의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처가 있는 사람은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속으로 쌓아두기 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게 해주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 미래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어떠한 경우에라도 사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살아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말이다. 또한 다른 이들은 사랑에 대한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고 대처하는 지를 조금이나마 보여주는 책이기도 했다.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효과적인 처방은 바로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과 함께...  

      매끈한 벽보단 거친 벽이 더 칠이 잘 먹는다. 또한 적당한 사포질은 오히려 더 아름다운 벽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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