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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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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성준
댓글 0건 조회 4,576회 작성일 15-03-3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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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진 콜 (Margin Call) - Directed by J. C. Chandor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전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파장이 일었다. TV에서는 연일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버블의 붕괴, 리만 브라더스 파산 등등 마치 세상이 끝날 것처럼 떠들어 댔다. 리만 브라더스에서 근무하던 수많은 근로자들이 하루 밤사이에 모두 해고당하고, 리만 브라더스 금융상품 구매자들은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되었다. 당시 나는 고등학생이었던 차라 사유재산이라고는 가끔 받는 용돈 정도밖에 없었기에 도대체 언론에서 왜 저렇게 떠들어 대는지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졌겠거니 생각할 뿐이었다. 최근에 와서야 조금씩 경제 관념이 생기고 금융에 관심이 생기며 점차 알아가고 있지만, 당시에는 모기지가 무엇인지, 주식과 금융시장이 어떤 관계에 있고 금융파생상품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기에 TV에서 나오는 말들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였다.


최근 우연한 기회로 마진 콜이라는 영화를 접하게 되었는데 근래 들어 이렇게 몰입해 본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배경이라고는 리만 브라더스 회사 건물 정도, 내용이라고는 인물들 간의 대화밖에 없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달고 있음에도 그 흔한 액션씬 하나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러닝타임 내내 긴장감을 유지하며 볼 수 있었던 건 미국발 금융위기의 초석이 된 리만 브라더스 파산 직전 24시간의 일을 사실에 기반하여 스릴감 넘치게 재구성한 연출력 덕분인 것 같다. 제목 마진 콜은 주식선물거래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 선물거래에서 최초 계약시 개시증거금의 예치를 요구하거나 선물계약기간 중 예치하고 있는 증거금이 선물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유지수준 이하로 하락한 경우 추가적으로 자금을 예치하여 당초 증거금 수준으로 회복시키도록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초기 정한 주식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떨어진 차액만큼을 투자사가 메꿔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사들 입장에서는 마진 콜이 발생할 경우 하루 내에 증거금을 예치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현금손실을 입게 되어 결코 발생해서는 안될 사태와 다름 없고 본 영화의 스토리를 훌륭하게 대표하고 있다.


금융위기 전 초저금리로 인해 미국 투자은행들은 무분별한 모기지론을 발생하고 이를 리스크가 큰 저신용자들에게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형태의 대출을 감행한 것이 금융위기 발발의 원인이라고들 꼽는다. 당시 1% 이하의 대출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었기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리만 브라더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회사들이 금융파생상품을 발행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상황이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상품이 성행할 수 밖에 없었고, 누구도 손해보지 않는 상황이기에 너도나도 대출을 받는 사태에 다다른다. 부동산 가격이 유지가 되면 상관이 없었겠으나 불행하게도 부동산 버블이 터지고 가격 하락이 발생하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하였고, 특히 저신용 등급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서 어마어마한 손실이 발생한다. 이러한 악조건들이 점차 positive feedback으로 작용하여 결국 부동산 시장 자체가 부실 시장이 되어 국제적 금융위기로 번지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도 초저금리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온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2일 (03.12.2015)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기준금리 1% 시대가 열렸다. 아직 여타 선진국들에 비하면 1%이하의 초저금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러한 추세로 가다가는 곧 비슷한 수준의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07~08년 미국의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재현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탐욕은 달콤하고 인간은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다. 부동산 경기가 당시 미국과 동일한 상황은 아닐 테니 똑같이 모기지론 사태가 발발하지는 않을 수 있겠으나, 버블은 터지기 전까지는 버블인지 모른다는 점, 어느 부분에서 부실 시장이 발생하고 이를 이용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탐욕은 개인과 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영화 ‘마진 콜’에서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 하루 전 부실 채권을 의도적으로 매도하여 수많은 민간 피해자를 발생시켰듯 moral hazard는 모든 곳에서 발생 가능하다. 특히 금융에서의 moral hazard는 수십, 수백만의 영세피해자들을 발생시킬 수도 있는 만큼 과거로부터 배우고 미래를 예측하는 지혜를 갈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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