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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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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성호
댓글 0건 조회 3,789회 작성일 15-01-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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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에서 마우나 오션 리조트 체육관이 붕괴되고 곧 이어 세월호 참사가 터졌다. 올해 특히 각종 사건사고로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올해 발생한 여러 사건사고의 대부분은 막을 수 있었고 빠른 대처를 통해 사고의 규모를 줄일 수 있었던 ‘인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한민국의 헌법 제 34조 5항에 보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기술되었다. 국민 안전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이며 국가의 의무이다. 하지만 이 권리와 의무는 헌법 속에 문장으로만 존재할 뿐, 세월호 참사를 포함한 여러 사건사고의 순간에는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참사의 순간 대한민국은 국가도 정부도 없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충성한다던 위정자들은 재난에 처한 국민을 구해내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자리보전을 위해 서로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데만 급급했다. 여러 사건사고 앞에서 대한민국이 과연 국가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정부인가 의문이 들었다. 그 의문에 답을 찾기 위해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펼쳤다.


  저자는 먼저 자신이 생각하는 국가를 논하기 전에 과거 사상가들이 생각했던 국가에 대한 정의를 살펴본다. 국가주의 국가론의 논리체계를 분명하게 세운 영국철학자 토마스 홉스, 존 로크에서 애덤 스미스를 거쳐 하이에크로 전해져온 자유주의 국가론, 마르크스의 국가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펼친 목적론적 국가론 등이다. 국가주의 국가론은 전체주의 성향을 지녔으며, 자유주의 국가론은 오늘날 모든 문명국가의 자유주의자들이 신봉하는 보수적 국가론이다. 홉스의 국가론에서 국가는 합법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다. 그는 국가의 합법적 폭력에 무제한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홉스는 전제군주제가 가장 이상적인 국가형태라고 했다. 그의 논리에서 국가가 탄생한 목적은 사회 내부의 무질서와 범죄, 외부 침략의 위협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그 목적을 위해 국가는 무제한의 힘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주의 국가론은 통치자로 하여금 자신의 독제를 정당화하고 국민들을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이론이고 대한민국도 해방 후 몇 년을 제외하고 지배 정치세력은 국가주의 국가론을 신봉했다.


  국가를 국민 위에 있다고 보는 국가주의 국가론과는 달리 인간을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객체로 보고 접근한 국가론이 자유주의 국가론이다. 자유주의 국가론에 따르면 국가는 선을 행하려 하기보다 악을 저지르지 않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산업사회와 문명국가에서 자유주의 국가론을 따른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도 이를 근거로 한다. 자유주의 국가론은 홉스의 국가주의적 국가론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국가는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과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한계를 설정했다. 목적을 위한 최소한의 수단과 권한만을 국가에 부여한 것이다. 국가주의 국가론에서는 개인은 국가에 종속된 존재이다. 그러나 자유주의 국가론에서는 개인이 우선한다. 국가는 개인을 위해 복무한다. 자유주의 국가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주장되는 것이 법치주의이다. 최근 위정자들에 의해 법치주의라는 말이 국가의 권력을 강화하고 또 집행하려는 의미로 잘못 사용되고 있다. 원래 의미는 법치주의는 국가가 헌법과 법률이 그에게 위임한 권한의 한계를 넘어서 그 의도를 실현하기 위한 권력행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르크스는 국가란 계급간의 투쟁에서 소수의 지배계급이 다수의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폭력기구라 정의했다. 그는 국가를 부르주아 계급의 공동업무를 처리하는 위원이라 정의했다. 국가를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착취하기 위한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그의 국가론은 ‘도구적 국가론’이라 할 수 있다. 그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성공하면 국가도 정치도 필요 없다고 했다. 국가는 계급의 차이에 의한 억압의 수단이기 때문에 혁명에 성공하면 국가는 필요치 않는다. 자유주의 국가론의 일원이었던 마르크스는 이러한 ‘도구적 국가론’에 따라 행동하는 국가를 제거하기 위해 국가폐지의 논리를 펼쳤다. 한때 지구의 반 이상을 점령한 마르크스의 이론은 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철학적 한계로 인해 공산주의 혁명이 완수된 이후, 그의 사상의 추종자들을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어떤 국가론에 의해 통치를 하더라도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정부이다. 루소의 표현을 빌리면 국가의 형질을 결정하는 것은 국가 자신이 아니라 정부가, 정부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성향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국가의 성향을 결정하는 것은 대통령과 최고 통수권자이다. 그럼 여기서 당면하는 문제는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이다. 이에 대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학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고 그중 동서양에서 대표적인 인물인 플라톤과 노자가 생각하는 지배자의 이상향은 다음과 같다. 플라톤은 만물에는 그 고유의 telos(목적)가 있다고 했다. 국가의 telos는 바로 정의이다. 올바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플라톤은 주권을 철학자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철학자는 단순한 철학자가 아닌 무엇이 정의인지 아는 사람이다. 또 플라톤은 개인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국가가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는 주장을 펼쳤다. 플라톤은 전체주의 입장에서 철인정치를 주장했다. 동양에서는 맹자가 왕도정치를 주창했다. 맹자는 지식의 지배가 아니라 덕의 지배를 요구했다. 즉 덕을 갖춘 사람이 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가 다스리는가 하는 문제는 정부에 관한 문제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통치자를 선발하고 그 통치자에게 정부 구성의 모든 권한을 일임한다. 한데 민주주의 최고의 선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사악하거나 거짓말을 잘하거나 권력을 남용하거나 지극히 무능하거나 또는 그 모든 결점을 지닌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많이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이며 강점이다. 이 말은 많은걸 생각게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던 민주주의와는 다르다.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다. 차악을 뽑는 것이다. 그러기에 선거로 선출된 권력자가 나의 생각대로 정부를 운영하기를 바랄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선출한 권력자가 제대로 된 통치능력이 없으면 그를 바꿔야 한다. 저자는 평화적이고 합법적으로 국민이 정부를 교체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한, 그 나라의 정부는 민주정부라 말한다. 그 가능성을 말살하면, 그 정부는 독재정부가 된다고 얘기한다.


  앞서 말한것 처럼 민주주의는 사악한 권력의 등장을 방어하는 정치체계이다. 그 방어체계가 제대로 가동하는 국가가 좋은 국가이고. 그런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야 말로 좋은 정부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런 국가나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정에 참여하는 모든 시민들이 훌륭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의 의식수준이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문구이다. 하지만 중세이후의 국가론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까지의 국가론은 단순히 악을 저지르지 않는 국가였다. 이에 저자는 최고의 국가모델로 진보자유주의 국가모델을 제시한다. 진보정치는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려는 활동이다. 직접 국가를 운영하거나 국가운영에 영향을 줌으로써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진보정치의 목표이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가공동체의 최고 목표는 자유, 복지, 평등, 안전, 평화, 환경이다. 진보자유주의자는 하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하기를 원치 않는다. 복지를 위해 평등을 포기한다던지, 안전을 위해 자유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진보자유주의는 모든 형태, 모든 종류의 절대주의를 거부한다. 헌법이 규정한 사회의 최고 목표는 모두 평등한 지위를 가진다. 그 권리에 차등을 주어 가치를 종속시키는 순간, 국가는 단일가치가 지배하는 전체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그렇다 경제를 위한다고 하며 복지, 평등을 버리고 국민의 안전과 주위의 환경을 파괴한다. 국민은 원한다. 국민을 사회적 위험에서 보호하고 그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게 행동하면서 정의를 실현하는 국가, 그런 국가를 만들 수 있는 유능한 정당과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저자는 좋은 국가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제대로 알고, 깨어있고, 깨어있는 시선으로 정부를 감시하면 좋은 국가는 이루어진다고 한다. 진보와 보수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올바른 정치의식과 공정한 판단만이 우리가 원하는 정치, 우리가 원하는 정부, 우리가 원하는 국가를 가질 수 있다. 그 원동력은 바로 깨어있는 국민의 의식이다. 국민의 의식이 올바를 때 전제국가의 등장을 막을 수 있고, 국민이 가진 유일한 권력인 선거를 통해 그 정부를 심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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