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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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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민
댓글 0건 조회 3,746회 작성일 15-01-3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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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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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 형제 감독은 금세기 최고의 예술영화 감독이라고 칭송 받는다. 그들은 벨기에 출신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뒤늦게 극영화 감독이 되었다. 칸 영화제 6회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가진 다르덴 형제는 '내일을 위한 시간'으로 다시 한번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영화는 산드라의 일거수일투족을 비춘다.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산드라는 우울증으로 장기간 휴가를 보내고 복귀하려 하려 하지만 해고되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해고는 16명의 동료들의 투표에 의해 진행되었다. 그 투표는 직원들이 1000유로의 보너스를 포기하고 산드라의 복직인지 아님 산드라를 해고하고 보너스를 받을지 결정한 투표였다. 그 투표결과를 전화로 전해들은 산드라가 다시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투표가 공정하지 못하게 진행되었다며 다시 재투표를 하자는 전화였다. 산드라는 일하지 않으면 생계를 이어 갈 수 없기 때문에 동료들의 보너스를 빼앗고 싶지는 않지만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자신의 복직을 위해 동료들에게 자신을 선택해 달라며 만나러 나선다. 

 

동료 열여섯 명을 만나기 위해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월요일 아침이 오기 전까지의 주말이다. 원제목 그대로 두 번의 낮과 한 번의 밤(Two Days One Night)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그녀의 간절한 여정이 이어진다.

 

동료들에게 보너스를 포기하고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이야기 하는 자신이 너무 비참해 진 것을 느끼기도 하고, 동료의 해고와 맞바꾼 보너스를 받은 미안함, 보너스가없으면 안 되는 이유 등등의 대화들이 오고 간다. 이 과정에서 산드라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동료들에게 보너스를 빼앗아가며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비참한 자신을 감당할 길이 없음을 느끼기도 한다. 산드라에 대한 동료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대학생 애한테만 매달 500유로를 써" "이혼하고 남자친구와 새 출발을 해야 하거든" "와줘서 고마워. 보너스를 택한 게 계속 마음에 걸렸거든" "네가 해고되는 건 싫지만 큰 돈 놓치기도 싫어" "우리 16명이면 되는데 왜 널 복직시키겠어?" 등등 산드라의 복직을 선택하는 동료도 있었지만 보너스를 선택하는 동료도 있었다. 

 

영화가 산드라의 입장에서부터 시작해서 계속 산드라를 보여 주기 때문에 산드라의 복직에 손을 들어 주지 않는 동료에 대해서는 나쁘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에게도 생계에 필요한 보너스이기 때문에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동료들을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으며, 누구도 비판할 수는 없었다.

 

영화의 마지막, 찬성과 반대는 각 여덟 표로 나뉘고 결국 산드라는 복직에 대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여 단념하고 짐을 챙긴다. 그 순간 그녀에게 반대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곧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계약직 대신 복직하자는 사장의 제안을 받는다. 자신의 생계를 위해 주말 동안 동료들에게 자신을 선택해 달라고 부탁하던 입장에서 반대로 다른 동료의 생계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산드라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약자에 대한 차별은 거의 없을 것 같은 북유럽의 국가에서도 취업에 대한 문제는 심각했다. 사회복지가 잘 정착된 나라에서도 가난하고 비참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이런 부분을 다르덴 형제 감독은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았다. 영화에서는 화려한 미장센은 거의 없었고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실제 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감독은 현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주면서 이분법적인 사회적 상황 가운데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도덕적 딜레마를 영화 속에서 펼쳐 냈다. 

 

영화 속에 나오는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경쟁하는 라이벌 관계에 놓여 있으며 거기엔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다. 단지 자신의 생계를 위해 선택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밖에 없었다. 이는 현실과 너무나도 똑같다.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저성장으로 인한 취업 문제와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더 이상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늘 이익과 도덕 사이에 방황하게 된다. 이익을 중요시하다 보면 도덕관념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동료들의 투표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의 상황보다는 당장 나의 이익을 더 중요시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사람의 상황을 외면할 정도로 당장의 이익에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도덕관념을 무시한다면 산드라와 같이 자신이 언제든 투표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이익과 도덕 사이의 선택이 개인의 문제라면 투표의 방법은 정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투표와 다수결이 민주적인 방법이지만 해결 수단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사장은 노동자들에게 민주적인 방법인 투표라는 선택지를 개인에게 떠 맡김으로써 실제로 책임지어야 할 사장은 책임으로부터 회피하고 있다. 회사와 사회가 정규직과 비 정규직을 나누어서 분열하게 만들고 노조와 비 노조간의 문제로 치부함으로써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상황을 볼 수 있었다. 보편적 문제, 공동의 갈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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