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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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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찬미
댓글 0건 조회 964회 작성일 25-10-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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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달리기

- 김상민 지음 -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운동을 하나 꼽자면 단연 러닝인 것 같다. 인스타 스토리를 보면 러닝 인증 사진과 기록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도 많고, 단순히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달리는 사람들도 있다. 예전의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저 힘든 걸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땀 흘리며 뛰는 그 모습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올해로 스물다섯이 되면서 몸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밤늦게 먹거나 술을 마셔도 다음 날 멀쩡했는데, 이제는 조금만 과식하거나 과음을 해도 몸이 붓고 쉽게 피곤해진다. '이게 나이 때문일까, 아니면 운동을 안 해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굳이 운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이제는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몸무게도 들쭉날쭉하다. 정말 '고무줄 몸무게'라는 말이 실감난다.


저번 달부터 자기 전에 러닝머신을 뛰기 시작했다. 퇴근이 늦어도, 피곤해도 하루에 30분은 꼭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처음 몇 분은 몸이 무겁고 숨이 차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신기하게도 힘든 감각이 사라진다. 몸이 풀리면 하루의 잡생각들도 하나씩 지워진다. 연구하면서 힘들었던 일, 속상했던 일, 걱정거리 같은 것들이 점점 희미해지고, 오로지 달리는 나 자신만 남는다.

 

 많은 사람들이 "러닝머신보다는 밖에서 뛰는 게 낫다"고 말한다. 공기도 좋고, 풍경도 바뀌고, 직접 땅을 딛는 느낌이 다르다고 한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나는 실내에서 뛰는 게 더 좋다. 내가 속도를 내지 않아도 정해진 속도로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밖에서는 날씨나 바닥 상태에 신경 써야 하지만, 러닝머신 위에서는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그래도 오늘 하루 잘 버텼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달리기』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달리기는 시보다 소설에 가깝다." 처음부터 잘할 필요도 없고, 꾸준히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나는 그 말에 깊이 공감했다. 나에게 달리기는 '성과'가 아닌 '습관'이고, 완벽한 자세보다 꾸준히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이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러닝머신 위에서 30분을 채웠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도 "오늘도 해냈다"는 뿌듯함이 남는다.

 

 또 책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꾸준함도 또 다른 재능이다." 이 문장을 읽을 때 나의 하루 30분 러닝이 괜히 자랑스러워졌다. 타고난 운동 능력보다 매일 몸을 움직이는 성실함이 결국 나를 바꿔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스스로 러닝화를 신는다. '오늘은 좀 힘드니까 쉬자'보다 '그래도 10분만이라도 뛰어보자'라는 마음이 먼저 든다.

 

 이제 달리기는 나에게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하루를 마무리하는 하나의 의식이 되었다.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고 나면 마음이 맑아지고, 잠도 훨씬 잘 온다. 달리기를 한다고 해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오늘 하루를 잘 살았다'는 만족감이 남는다. 책은 달리기를 통해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담히 보여준다. 나 역시 그 여정의 초입에 서 있다. 언젠가는 이 달리기가 저자의 삶의 방식처럼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삶의 방식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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