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떼시스(t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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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은 일반적으로 생물에게 불쾌함을 제공한다. 누군가에겐 미지와의 조우일 수도 있고,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일 수도 있고 의미 없는 순간의 굉음에도 놀랄 수 있는 등 공포를 일으키는 사태는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이러한 공포에 따른 행동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방어기제에 따라 도피와 회피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마냥 공포심을 두려워한다면, 공포영화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선보여지고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어 제작되는 현상은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 또는 타인을 통해 직, 간접적으로 공포를 접하면서 희열과 쾌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러한 연유로 인해 모든 사람이 폭넓게 즐길 수는 없지만 확실한 수요층이 있기에 공포 영화는 메이저 영화 분류 중 하나로써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번지점프나 스카이서핑처럼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이 일상적이지 않은 자극은 아슬아슬하지만 규칙을 준수할 경우 큰 상해를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으며 이 또한 안전장치를 자각하고 있기에 커다란 자극을 여가로서 긴장감 하에 즐기곤 한다. 이를 영화에 접목시키면, 공포 영화에서 흔히 보이는 형체 없는 고포나 무차별적인 폭력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내가 속해있는 현실과 바라보는 비현실의 경계가 확실하게 나뉘어져 있다는 인식이 일종의 안전장치로 작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의도적으로 계획, 기록된 가상의 이야기이기에 가짜라는 것을 확실히 인지하는 사람들의 경우 공포 영화에서 두려움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고 하며, 극단적인 경우 길거리의 동물 사체 등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유혈이 낭자하는 영화를 거부감 없이 보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계가 무너졌을 때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 영화 <떼시스(tesis)>는 ‘매스미디어의 폭력’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쓰려는 주인공이 앞서 언급한 폭력적인 성향을 띄는 매체로서의 경계가 무너진, 이른 바 스너프 필름을 경험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을 보여준다.
영상이 직접 드러나는 대신 소리와 그것을 보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반응으로만 나타나기에 자극적인 소재에 비해 시각적으로 크게 거북하지는 않다. 하지만 감정의 세기가 표현의 세기를 압도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정서적인 거부감을 일으키는데, 이러한 거부감은 폭력적 매체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이라는 자신의 이중적인 태도에 기인한다. 호기심과 두려움. 이는 영화 <떼시스>를 지배하는 딜레마로, 주인공이 한 여인이 살해당하는 비디오를 보고 놀라며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쥔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호기심서린 눈동자는 이러한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영화는 주인공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주목하다가, 화살 끝을 선회하여 그것들에 대해 대중들이 취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경험해보지 못한 자극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포기하기 어려운 유혹 임은 틀림없으며, 이는 단지 공포 영화뿐 만 아니라, 앞서 언급하였던 익스트림 스포츠의 인기나 복숭아 학당에서 선보이는 슬랩스틱 코미디들을 보며 바보 같다고 느끼면서도 관련 콘텐츠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약의 정도를 떠나 대부분의 자극은 두려움과 호기심 또는 쾌감에서 시작하다가 익숙해짐에 따라 무감각해지면, 이내 더 높은 수준의 자극을 기대하게 된다. 영화의 경우처럼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고서라도 새로운 자극에 대한 호기심과 탐닉 그리고 질림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가 어떠한 욕망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교훈적 결론이 다소 진부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문제의 영상이 여과 없이 방영되는 TV의 명암을 0으로 낮출 때에 안도감보다 안타까움을 느끼는 극중 사람들의 모습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나를 보며 나 또한 이러한 딜레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비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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