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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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 귀스타브 르 봉
누구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요즘 시대에는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라는 새로운 공간에서의 사회 공동의 이슈를 논하곤 한다. 온,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하는 모임이나 집회는 이제 결코 낯설지가 않다. 이렇게 집단이 형성되는 근본은 어디에 있을까? 이러한 집단의 심리와 행동에 대해 관찰하고 심층 분석한 책이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귀스타브 르 봉(1841-1931)의 “군중심리”이다. 과거에 유명했던 독재자 히틀러도 그의 저서 “나의 투쟁”에서도 “군중심리”에서 제시한 방법을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군중이라는 집단의 성질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군중이라는 집단이 단순히 같은 성향을 가진 개개인의 모임이라고 보기엔 그 성질이 상이하다. 단순한 예로 전기신호를 교환하는 뉴런이 모이고 모여 뇌라는 군체를 형성하면 지성이라는 복잡한 기질을 나타내듯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간 군체의 모임은 하나의 복합체로 바라보고 그 현상을 바라봐야 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책에서 군중은 그야말로 ‘어리석고, 우매하고, 감정적’이기 때문에 쉽게 부화뇌동하는 집단이라고 설명한다.
군중은 한마디로 무지하다. 여기서 무지하다는 것은 논리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며, 사건의 과정과 절차는 모르고 그 결과만을 안다는 뜻이다. “군중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의견을 가지고 있을 뿐 스스로 생각해낸 의견을 내놓는 법이 없다.” 군중은 논리적 추론을 통해 사건들을 파악하기보다는 상상력, 연상작용, 암시 등을 통해 사건들을 마음대로 해석한다. 그래서 르 봉에 따르면, 논리적인 연설을 하는 정치인보다는 막연하고 상징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정치인이 군중을 사로잡을 수 있다.
때때로 정치가들이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고등교육을 받은 경우도 없지 않지만 그런 것들은 대체로 유익하다기보다 유해한 때가 많다. 지식인은 사물을 논리적이고 전체적이고 상대적으로 보기 때문에 관대하고 우유부단해질 때가 많으므로, 군중의 마음을 얻기가 힘들다. 군중을 사로잡는 것은 “위엄” (또는 카리스마) 이지 논리력이 아니다. 그래서 인상적이고 격렬한 용어, 새롭고 막연해서 군중들이 제각기 해석할 수 있는 표어, 환상을 심어주는 감정적인 언어가 군중에게 큰 영향력을 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하는 이성적 논증으로는 군중을 설득할 수 없는 것이다. 세밀한 논증을 요구하는 난해한 철학이나 수학을 깊이 있게 설명하면서 몇 시간 내내 대중을 사로잡을 수 없는 것과도 같다. 반면, 코미디, 감동적 체험 이야기, 콘서트, 댄스 등 우리를 도취시킬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에도 군중을 집중시킬 수 있다.
이처럼 “군중심리”는 군중이 무지하다는 핵심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론과 맞물려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조금 거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천민민주주의적인 관점이다. 그러한 면에서 책의 내용 중에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군중의 특징과 책에 깔린 저자의 의견을 구분에서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개개인의 판단보다 하나의 집단으로 모인 개인들의 판단이 더 합리적인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슈에 대해 뜨겁게 달궈졌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요즘의 행태는 “군중심리”에서 설명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중요한 점은 사회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군중에게서 이익을 취하기 때문에 군중의 성향을 냉철히 꿰뚫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들에게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객관적인 시야를 늘 가지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신만의 확고한 의견을 가진 개인이 되어 군중에서 빠져 나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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