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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무슨 역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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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현준
댓글 0건 조회 6,980회 작성일 14-10-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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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무슨 역할인가?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 법원에서 열린 윤 일병 사건 결심 공판에서 군 검찰은 “여러 증거를 종합해봤을 때 살인죄가 인정된다.”며 폭행 및 가혹행위의 주도자인 이 병장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또한 폭행을 방조한 의무반 의무지원관 유모하사에게 징역 10년, 선임병의 지시로 폭행에 가담한 이모 일병에게 징역 6개월을 각각 구형하고, 살인죄가 적용된 하모 병장 등 3명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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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조선

 사건을 되짚어 보면 윤 일병이 괴롭힘을 받기 시작한 이유는 ‘말을 더듬고 행동이 굼떠서’[2]였다. 어쩌면, 이 병장은 처음부터 윤 일병을 괴롭힐 의도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굼뜬 윤 일병을 선임으로써 교육하기 위해서 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병장은 입대하기 전 초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하고 활발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고, 살인을 저지를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3]혹자는 ‘군대에 다녀와 봐서 아는데 괴롭힘을 받는 애들은 받는 이유가 다 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든 이 병장의 행동은 도를 넘어 결국 결코 합리화 시킬 수 없는 범법행위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윤 일병 사건은 사형과 무기징역으로 일단락 지어지는 분위기 이다.

 

 윤 일병 사건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은 평범하던 이 병장이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돌연 변한 것일까? 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군대라는 특수한 곳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였다. 밖과는 다르게 계급이 있고, 고립되어 있으며, 사회 경험 적고 때로는 이성적 판단이 부족한 어린 친구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득 먹먹한 마음이 들면서 또 다른 의구심이 들었다. 그렇다면 밖의 사회에 있는 우리의 모습은 이들과 다를까? 윤 일병 사건은 주모자 이 병장, 조력자 하모병장, 방관자 유모하사, 피해자 윤 일병은 각각의 역할로 다른 사람들에게 씌어 한편의 기분 나쁜 연극처럼 우리 주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군대라는 고립된 사회에서의 이러한 행동과 사건의 발생은 단지 이 사건 이상의 의미를 갖는 다고 생각한다. 더 억압되고 더 축소된 이 집단의 행동방식이 조금 더 적나라한 모습을 띄어, 우리 주변을 좀 더 명확하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점에서 다른 시각으로 좀 더 접근해 보려 한다.
 
 
 
 “군대를 안 갔다 와서 그래.”
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 조직의 불합리함을 참지 못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보통은 하는 말이다. 그만큼 조직의 불합리함에 대해서 꾹 참는 것이 미덕인 분위기라는 것이고 우리가 하는 행동이 군대 안의 사회 구조를 닮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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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직장인 45%, ‘회사 내에 왕따 있다’라는 설문이 있었다.[4]이유로는 ‘눈치가 없고 답답해서’(36.1%)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다. 이는 마치 ‘말을 더듬고 행동이 굼떠서’와 소름이 돋게도 그 뉘앙스가 비슷하다. 이유라고 말하기도 사실은 어려울 정도로 주관적인 표현이다. 회사 내의 왕따는 모두가 식사를 할 때 자리에서 제외되고, 회식자리에서 누구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다거나, 실적을 낼수록 오히려 주변에서 집요하게 괴롭히는 방식이다. 과연, 성숙한 어른들이 크게 다르진 않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창피하지만 우리가 이미 속한 곳에서 이러한 덜 떨어진 행위를 매일 겪고 보기 때문에, 굳이 설문을 하지 않아도 익히 알고 있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 행위 자체를 사회생활이라며 포장을 하기 까지 한다.
 
 
 
 어느 조직이나 불합리함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상적인 것은 말 그대로 이상적인 것이니까. 하지만 보통 불합리함은 사회에서 선임이 유리하도록 작용하기 마련이고, 이를 바꾼 다는 것은 선임에게 불리(후임과 동등)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어쨌거나 목소리에 힘 있는(후임에 비해 결정권을 가진) 선임들로 인해서 이러한 불합리함은 지속되게 된다. 이러한 암묵적인 룰(rule)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주변에 녹아 있는데, 평소에 잘못된 상사의 말이나 행동을 후임이 바로 잡을 때 후임이 잘못 대처하는 느낌을 주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부조리함으로부터 얻어지는 권리를 덜 떨어진 선임의 경우 본인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을 하며, 후임이면 불합리함을 견디는 것이 조직을 위하는 길이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이쯤이면 이미 상사는 이 병장 역할을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으로 생겨난 조직의 불합리함으로 인해서 적응을 못하는 후임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이 후임은 불평을 갖기도 전에 선임들에게 ‘답답한 후임’이 되기 쉽다. 이 즈음이면 이 후임은 윤 일병의 역할이다. 이러한 수준 낮은 집단이 더 무서운 것이 한 명의 타겟(답답한 후임)이 지목되면 다른 후임들은 오히려 편해진 다는 것이다. 타겟이 생기기 전보다 더 여유를 부려 일처리를 하더라도 선임들이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는 것이다. 반면 괴롭히기로 정해진 타겟은 노력의 여하에 상관없이 더욱 괴롭힘을 받게 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유리한 입장을 도모하기 위해 후임들은 선임들과 함께 타깃을 괴롭히게 된다. 이렇게 선임에게 붙어 불합리함에서 벗어나고자 이성적인 판단을 버리고 불합리함의 부속품이 된 후임은 조력자 역할이다. 이렇게 연극은 시작되어 피해자 윤 일병 역할의 후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까지 연극은 끝나지 않는다.
 
 앞서 말한 선임, 후임은 대명사일 뿐이다. 후임은 어디에서는 왕따이고, 관심병사이고, 사회부적응자라는 표현만 바뀔 뿐, 초, 중, 고, 군대, 사회에 이르러 전체적으로 만연한 현상이다. 그렇다면 상하관계 자체가 문제일까? 물론 상하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항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선임 자리에 있는 사람과 그 주변사람들의 시너지에 따라서 상황은 매우 악화될 수 있다. 누군가는 분명 자신이 친구들 사이나 직위 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점을 공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적으로까지 가져오곤 한다. 사실은 흑과 백처럼 공과 사를 나누기는 매우 힘든 일이 지만, 문제는 정상적인 범위 이상으로 자신의 상황을 소위 즐기는 것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사람의 정신 질환에 가까운 행동에 그 집단이 좌지우지되기는 쉽지 않다. 보통은 그 사람 주변에서 빈대같이 눌러 붙으며 이성적인 판단을 잃고 함께 다른 사람을 고통 주는 것에 동참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성숙되지 못한 수직적인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은 나이불문 남녀불문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나 또한 주변에서 일보다도 선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많은 사례들을 보고 들었다. 우리나라 식의 해결법은
‘군대라 생각하고 참아라. 너도 언젠간 선임이 된다.’
라는 식이다. 이 방법이 정말 최악인 것은, 참아서 얻어낸 선임 명찰은 다시 권리가 되고 후임을 괴롭힐 수 있는 합당한 절차라도 통과한 양 힘을 실어주게 되기 때문이다.
‘나 때에는 더 했어, 요새는 힘든 것도 아니야’
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성숙한 수직적인 관계에는 선임 혹은 상사 명찰 속에 남을 해할 권리 따위는 없다. 본인 들이 속한 작은 집단속에서 본인이 왕이라는 생각으로 집단 규율을 만들고, 법이나 사회 질 서 보다 더 집단속의 규율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각인시켜서는 안 된다. 한발자국 물러나서 바라보면 자신이 어느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속속히 벌어지는 질 떨어지는 이 연극 속에서 본인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깊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참고 출처 :
[1]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6&aid=0002559775
[2]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41026000902195
[3]http://blog.naver.com/yh9552?Redirect=Log&logNo=220089170441
[4]http://sundaysisa.com/sisa/bbs/board.php?bo_table=Asdfjk_68Ads&wr_id=1509
[5]http://blog.hanwhadays.com/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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