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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주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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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중건
댓글 0건 조회 5,020회 작성일 14-11-0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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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선배가 맺어준 인연으로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하기로 맘을 먹었다. 근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있어 오면서 이 여자라면 남은 삶을 함께 해도 좋겠다는 마음이 문득 떠올랐기에, 내년에 있을 결혼식을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오고 있다. 그러한 결정을 하기까지에는 많은 생각을 했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책임지고 누군가에게 얽매이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배우자가 될 사람이 정말 내게 맞는 사람이고, 나의 선택은 옳은 결정이었는지… 생각의 끈을 놓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현실적인 결혼 준비를 함에 있어서 예식장의 예약, 앨범 촬영, 그리고 신혼여행에 이르기 까지 결혼 준비 일정에 따라 준비를 해가고 있었지만, 정말로 결혼을 앞두고 내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바른 마음가짐, 몸가짐을 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20세가 넘어가면서 법적인 나이로는 성인이 되었지만, 그것으로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하기에는 내 마음가짐과 몸가짐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혼하여 배우자를 받는 것은 스님이 산에서 수행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들 한다. 때문에 그러한 마음가짐에 대한 도움을 얻고자 찾은 책이 이 ‘스님의 주례사’이다.

저자인 법륜스님은 글 속에서 결혼을 앞둔, 또는 결혼한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신다. 결혼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혼자만으로도 온전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고 함께 있어도 귀찮지 않은 순간에서야 비로소 결혼을 해도 좋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에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보다 자신이 상대에게 무언가를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말한다.

저자가 보는 일반적인 결혼은 사랑이란 감정이 앞서서 이뤄지는 숭고한 행위가 아니라, 지극이 이율배반적이고 따지는 것이 많은 행위라 이야기한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친구가 믿을 수 있는지 여부 한가지 이고, 사업 파트너를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나의 이익추구에 도움에 되는지 여부 한가지뿐인데, 유독 배우자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수많은 잣대를 들이밀고 다 만족하기 바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행위에 근간은 욕심에서 기인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결혼 당사자 간의 이야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배우자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의 근원이기도 하다. 실제로 자식이 데려온 배우자가 마음에 안 찬다면 그 또한 욕심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욕심이라는 마음을 이해하고 또 내려놓으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결혼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책을 읽어 나감에 따라 느끼는 것들은 지금 내가 준비하고 있는 결혼 과정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본인 기준에서 배우자가 이만큼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아쉬움이 생기고, 그 마음이 서로 부딪혀 싸움을 일으킨다. 하지만 본인 기준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내 안에서만 통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밀 수 없음을 깨닫고, 그것이 내 욕심이었음을 받아들이는 순간 배우자를 좀 더 따뜻한 마음을 바라볼 수 있었다. 굳이 이런 마음가짐이 결혼생활에서만 행할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곳곳에서 행한다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쪼록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결혼한 뒤에도 쭉 이어갈 수 있도록 항상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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