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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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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성호
댓글 0건 조회 5,976회 작성일 14-10-1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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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에서 중국 공산당에 반하는 ‘우산시위’가 한창이다. 작년 날씨가 쌀쌀해지는 이맘때쯤 아랍권 여러 국가들이 민주화 시위를 할 때는 먼나라 이야기 같아 잘 들리지 않았던 아랍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외치는 목소리가 가까운 홍콩에서 들려오니 이제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뉴스, 인터넷, 신문등을 보면 홍콩에서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변호인’영화에서 많은 감명을 받고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본받아 홍콩에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말을 하는 것을 접한 적이 있다. 부끄러웠다. 정작 나는 그들이 우리의 민주화 운동과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어떤 최루탄 냄새를 맡았으며, 또 어떻게 피를 흘리는지 알게 될 동안 무엇을 했을까? 나는 민주, 자유의 가치, 소중함을 모른다. 몇몇 친구들 그리고 이름 모르는 또래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혹은 가까운 대전역으로 갈 때 나는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뉴스로만 그들을 보고 있었다. 이런 부끄러움이 서점 신간도서 코너에 놓여있는 ‘나의 한국현대사’라는 제목으로 또 ‘유시민’이라는 작가의 이름으로 나를 이끌었다. ‘나의 한국현대사’ 책을 열기 전에는 그저 중, 고등학교 때 보았던 국사책처럼 딱딱한 글이 펼쳐져 있을 줄 알았지만 책을 펴고 몇 문단을 읽기 시작하자 나는 유시민이 태어났던 전후 찢어지게 가난한 1959년의 대한민국으로, 또 이승만의 부정선거를 타도하고 초대 대통령의 하야를 이루어 냈던 대한민국의 첫 전국적 시위 1960년 4월 19일부터, 작년 대선, 올해 총선까지...... 슬프지만 한편으로 자랑스러운 역사 여행을 하게 되었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태어나고 20년 넘게 살아온 이 나라가 어떻게 일제에서 벗어나 태어나고 어떻게 발전했으며 그 안에 살던 사람들이 우리 후대를 위해 어떻게 피를 흘리고 희생을 하여 내가 이런 자유 속에 살 수 있게 되었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끝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중, 고등학교 때 국사를 그저 시험을 치기 위해 읽고 외웠었고, 한국 근현대사는 특히 더 공부하기 싫었다. 근대 역사는 일본을 포함한 여러 서양열강들에 의해 조선, 대한제국이 초토화 되는 것을 보기 싫었고 현대 역사는 외울 것이 많고 별로 흥미가 없어서 싫어했었다. 그러면서 나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나오는 일본 전국시대의 이야기는 재밌어했고 유럽 역사를 재밌어했다.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으며 거의 처음 제대로 우리의 현대사를 알게 되었고 또 세계적으로 말하기 부끄러운 여러 해의 독제를 경험했지만 그 속에 살던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희생과 죽음, 흘린 피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것 이라는 것을 깨 닳았다. 아쉬운 것이 많은 역사지만 과거의 잘못과 실수를 현재에 비추어 우리 세대들은 과연 미래의 세대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간혹 일제에 저항하던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읽거나 혹은 독제에 저항하던 민주투사들의 이야기를 읽게 되면 ‘과연 나는 저들처럼 내 목숨, 내 가족, 내가 가진 물질들을 모두 포기하며 조국과 민족 혹은 내 양심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거나 민주화 운동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간혹 해본다.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두려움이 앞서 ‘아니다, 나는 할 수 없을것이다’라는 생각이 피어오르곤 했다. 학부생 때만 해도 이런 투사들이 대부분 나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을 핑계로 한 두 해 지나면 나또한 그럴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 한 두 해가 지나 ‘나의 한국현대사’를 보니 4.19 때 시위를 하러 나가던 여중생 진영숙이 부모님께 남기고 간 편지를 읽으니 이기적이고 겁쟁이인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어머님 뵙지 못하고 떠납니다. 어머니, 데모에 나간 저를 책하지 마세요. 우리들이 아니면 누가 데모를 하겠습니까. 저는 아직 철없는 줄 압니다. 그러나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길이 어떻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도 생명을 바치더라도 싸우려고 합니다. 데모하다 죽어도 원이 없습니다. 어머니, 저를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무척 비통하게 생각하시겠지만 온 겨레의 앞날과 민족의 해방을 위해 기뻐해 주세요. 부디 몸 건강히 계세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의 목숨은 이미 바치려고 결심했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에서 다른 민주화 운동과는 달리 많은 사상자가 나게 된 이유를 처음 알게 되었다. 전두환 정권이 휴교 방침을 내렸을 때 다들 거리로 나와 시위를 하자고 약속했던 여러 대학의 민주 투사들 중 오로지 전남대 학생들만 그 약속을 지키고 거리를 나오게 되었고 다른 학교의 학생들 같은 경우 험악한 분위기에 몸을 사렸다고 한다. 따라서 전국에서 광주만 유일하게 민주화 운동이 시작되었으며 전두환 정권은 모든 군경 병력을 광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그렇게 비참하고 냉정하게 시위를 진압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시민은 아직까지도 그 당시 학생운동을 했었던 자신이 약속을 지켜 시위에 참가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홍콩의 ‘우산혁명’은 부디 광주와 같이 비참한 결말을 맞지 않도록 많은 홍콩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싸워 이기길 기도하며 나 또한 비슷한 일이 있을 때 용감하게 참가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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