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Mal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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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말랄라 >
“우리는 어둠 속에서 빛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침묵을 강요받을 때 외침의 중요함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총 앞에서 책과 펜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합니다. 극단주의자들은 책과 펜을 두려워합니다. 교육이 그들을 겁먹게 합니다. 그들은 여성을 두려워합니다. 함께하는 우리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식이라는 무기로 무장해 함께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빈곤과 부정, 그리고 무지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교육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가장 강한 무기인 책과 펜을 들고 문맹과 빈곤, 테러와 맞서 싸워야 합니다. 한 명의 아이, 한 명의 선생님, 한 권의 책, 한 자루의 펜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 말랄라의 유엔 연설 내용 -

16세.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나이. 반찬과 옷 투정을 부리고 있을 나이. 방황하며 사춘기를 보내고 있을 나이. 이 나이에 파키스탄의 한 소녀는 유엔에 초청받아 위와 같은 내용을 연설했다. 그리고 올해 17세의 이 소녀는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을 수상한다.
“저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그동안의 업적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더 잘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벨평화상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대체 이 소녀는 누구일까? 단짝 친구와 <트와일라잇>을 읽고, 남동생과 티격태격하고, 학교에서 1등을 놓고 경쟁하던 평범한 소녀가 어째서 탈레반의 표적이 되고, 어떻게 세계의 정상들이 서는 연단에 오르고, 역대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가 되었을까? <나는 말랄라>에는 그 길고도 놀라운 여정이 담겨 있다.
남자는 앞에 챙이 달린 모자를 쓰고 독감에 걸린 사람처럼 코와 입을 손수건으로 가리고 있었다. 대학생처럼 보였다. 그때 그가 홱 돌아 버스 후미로 오더니 우리에게 몸을 기울였다. “말랄라가 누구냐?” 그가 물었다.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몇몇 아이들이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있던 유일한 아이였다. 그 때 그가 검은 권총을 들어올렸다. 나중에 그 총이 콜트 45구경임을 알았다. 아이들 몇 명이 비명을 질렀다. 모니바는 내가 그녀의 손을 꼭 쥐었다고 말해주었다. 친구들 말로는 그가 세 발을 연달아 쏘았다고 한다. 첫 번째 총탄이 내 왼쪽 눈 옆을 뚫고 들어가 왼쪽 어깨로 빠져나왔다. 내가 왼쪽 귀에서 피를 흘리며 모니바 앞으로 쓰러졌고, 뒤이은 두 발은 내 옆에 있던 다른 아이들이 맞았다. 우리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내 긴 머리와 모니바의 무릎은 완전히 피투성이였다. ‘말랄라’가 누구냐고? 내가 말랄라다. 이제 내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렇게 말랄라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파키스탄의 작지만 아름다운 마을 스와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종교, 정치, 사상의 격렬한 대립으로 피와 화약 냄새로 가득한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에 반발한다. 특히 파키스탄의 한쪽을 장악한 과격 테러 단체 탈레반의 폭력과 탄압에 맞서서 열한 살 때 그들의 만행을 폭로하는 글을 연재한다. 굴 마카이라는 필명으로 연재된 그 글로 인해 탈레반의 광기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로 인해 말랄라와 그의 아버지는 탈레반의 표적이 되었다. 그럼에도 말랄라는 멈추지 않았다. 특히 그녀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참상, 그리고 탈레반의 테러행위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결국 15살 하교길에 탈레반 테러리스트의 총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당시 그녀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파키스탄에서 응급수술 후 영국으로 옮겨져 다시 수술을 거치며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안면신경마비와 왼쪽 청각상실 등의 후유증을 안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파키스탄의 참혹한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왜 그들은 그토록 죄 없는 국민들을 희생시키는 것일까? 그들의 정치, 종교적인 색깔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그들이 내세우는 싸움의 대의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대의가 무엇이 되었건, 힘없는 여성들, 배우고자 하는 어린 아이들, 학교와 민가를 처참히 파괴한다면 그 무고한 피 위에서 어떠한 대의도 올바른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가난한 아이들의 사지가 총과 폭탄으로 찢겨나가고, 반대쪽에서는 궁궐 같은 저택에서 파티가 벌어지는 이 거대한 모순이 바로 ‘전쟁’인 것이다. 그들이 믿고 따르는 신마저도 이들을 어떻게 손봐줘야 할지 모를 정도일 것이다.
말랄라는 그러한 신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정치도 종교도 사상도 자본주의도 어떤 국제적 분쟁도 크게 관심 없다. 그녀가 주장하는 것은 단 하나다. 가난과 위험에 내몰려 교육받지 못한 채 쓰레기더미를 뒤져야 하는 아이들의 손에 책과 펜을 쥐어주는 것이다. “왜 여자들을 학교에 못 가게 하는 거예요?” 어린 말랄라가 묻자 아버지는 대답했다. “펜의 힘을 무서워하는 거란다.” 탈레반은 일찌감치 여성, 혹은 어린이들의 교육을 차단시켜 그들을 조종하기 쉽게 만들고자 했다. 교육은 탈레반이라는 집단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안 말랄라는 최소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자 세계 인권 단체에 호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은 곧 세계의 미래다. 말랄라는 아마 스스로를 거창한 인권 운동가, 여성 운동가로 보여 지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16살의 나이로 유엔 본부에서 했던 호소, 단지 그것뿐일 것이다. “한 명의 아이, 한 명의 선생님, 한 권의 책, 한 자루의 펜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말랄라의 이야기는 하나의 거대한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고 어린 소녀의 소박한 꿈이었던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그녀의 국가는 보장해 주지 못했고, 또 그것을 주장한 소녀를 탈레반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으며, 총칼로 무장한 거대 세력인 탈레반은 그 작은 소녀의 소박한 꿈에 기어이 총탄을 날려야만 했다. 소녀의 그 소박한 꿈을 그토록 지켜주기 어려웠을까? 그리고 탈레반에게는 그토록 위협적인 일이었을까? 그녀는 2억의 파키스탄 인구 중 단 한 명의 작은 소녀에 불과했고 그녀의 꿈 역시 어느 누구에게도, 어떤 정치가들에게도, 어떤 무장 세력들에게도 위협이 될 수 없었다. 그런 그녀가 총에 맞았고, 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살아났다. 왜 이 세계는 그녀를 죽이려 했고, 또 살려야만 했을까? 총에 맞고 또 기적적으로 살아난 말랄라, 그녀 자체가 바로 모순과 부패로 얼룩진 이 세계의 썩은 단면을 우리에게 상시시킴과 동시에 그래도 아직 희망이 남아 있다고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등불’인 셈이다. 이제 그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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