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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 장용민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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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승민
댓글 0건 조회 5,172회 작성일 14-08-2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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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 장용민 (2013)

 

정글 만리를 계기로 소설에 관심이 가던 차에, EBS의 화제의 베스트 코너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궁극의 아이’라는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우선 하고 싶은 말은, 밤에 자는 시간마저 쪼개어 읽었을 정도로 너무 재미 있어서 이 책을 통해 한동안 소설을 읽기로 한 내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 책의 저자는 오래 전에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이라는 책을 내고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장용민이다. 나도 아직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하였지만 워낙 탄탄한 구성과 내용을 담고 있다는 얘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서 그의 작품들을 언젠가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우선 ‘궁극의 아이’를 먼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과 마찬가지로 ‘궁극의 아이’도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부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장르이다. ‘궁극’ 이라는 말은 어떤 과정의 마지막이나 끝을 이야기하는데, ‘The perfect child’라는 영어 제목을 함께 고려해 보았을 때 ‘궁극의 아이’는 범인이 아닌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아이이며, 인간이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전시켜 이루어 낸 아이 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실제로 ‘궁극의 아이’를 말하는 것은 인간이 의도적으로 능력을 이끌어내거나 개발한 것은 아니고, 어떤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그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perfect’라는 표현이 다소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전에 자살했던 ‘신가야’라는 한국 남자로부터 보내오는 편지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언 하며 복수를 진행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부터의 시작은 그런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괜히 뒤의 많이 페이지들을 자꾸 힐끔힐끔 쳐다보게끔 더욱더 소설에 몰입 할 수 있도록 했다. 읽어보다 보면 그 이유가 예상이 가능하며, 책의 앞 뒤에도 소개 되어 있는데, 그는 궁극의 아이로서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이다. 미래를 보는 능력이라는 소재는 많은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 활용되어 와서 익숙하기 때문에 다소 진부한 감이 없지 않지만, 작가는 미래를 ‘본다’는 것이 아니라 ‘기억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변화를 주었다. 얼핏 생각하면 작가가 말장난으로 살짝 표현만 바꿨고 사실 별다를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기억한다’는 것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궁극의 아이는 태어날 때 자신이 겪을 미래를 알고 태어난다는 점에서 주로 타인에 대해 시간과 무관하게 미래를 본다는 다른 작품들과 다르다. 둘 다 비현실적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 수위를 최대한 낮추려고 하며 다른 작품들과 차별성을 가지게 하게 끔 한 작가의 의도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10년 전 만났던 오드 아이를 가진 신가야와 5일간 치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앨리스는 갑작스런 그의 자살을 목격한 이후에 충격을 받고 10년간 몸무게가 168 킬로그램 이상 나가는 상태로 변한 여자이다. 그녀에게는 열살 된 미셸이라는 딸이 있다. 앨리스는 그 몸집보다 더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과잉 기억 증후군’이다. 미래를 기억 하는 남자와 과거를 모두 기억하는 여자. 그래서 그녀가 사는 집안은 무채색에 그 흔한 앨범이나 장식품도 없다. 다만 미셸이 자주 가지고 노는, 신가야가 남겨두고 간 빨간 뿔 달린 종이 개구리만이 유일하게 독특한 물건이다. 그런 모녀에게 어느 날 갑자기 놀라운 사건들에 휩싸이게 된다. 신가야가 죽은 지 십 년이 지난 후 그가 보내는 편지들은 십 년 전의 그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달라이 라마에게 ‘십 년 전에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라는 편지를, 911 사건 때 아내를 잃은 FBI 요원 사이먼에게는 자신이 앞으로 사람들이 죽죽 될 테니 해결하기 위해서 앨리스를 찾아가라는 편지를 보내었다. 달라이 라마는 십 년 전에 갑자기 자기 앞으로 튀어 나와 정확히 앞으로 십 년 후에 죽게 될 거라고 예언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 사이먼 요원은 한 사업가의 총격으로 인한 사망 사건을 맡게 되면서 가야의 편지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뿔 달린 개구리가 그려진 비행기가 자신의 눈 앞에서 테러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가야가 보낸 편지의 문구를 떠올린다. ‘이 편지가 배달된 다음 날 당신은 두 번째 죽음을 직접 목격하게 될 겁니다’. 총격으로 사망한 사업가와 비행기 사건 사망자의 공통점은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엄청난 거물들이지만 실제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 또한 엄청난 돈과 권력을 쥔 사람들이다. 5일 동안 한 명씩 죽어가는데 사이먼 요원은 이를 막고자 앨리스의 기억으로부터 단서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면서 궁극의 아이의 존재와 악마 개구리 등에 대해 숨겨졌던 사실들이 하나씩 밝혀지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인 신가야와 같이 오드아이로 변한 미셸은 납치를 당하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사이먼과 앨리스는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소설은 이렇게 앨리스가 말하는 가야와의 십 년 전 과거에 대한 이야기와 사이먼 요원이 떠올리는 잃어버린 아내에 대한 기억 그리고 현재의 사건이 절묘하게 구성 되어 있다. 십 년 전에 죽은 남자가 보내는 예고 살인 편지, 과거를 기억하는 앨리스, 911 테러, 뿔 달린 개구리, 오드 아이, 사이먼 요원과 그의 아내, 그리고 십 년. 이 소설은 이런 요소들로부터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며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준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가 뒤에서 이어질지 너무 기대되기 때문에 푹 빠져 읽게 된다. 중후반까지 큰 스케일과 긴장감 있는 사건의 전개가 매우 뛰어난 것에 비해 마지막의 마무리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이 소설이 영화로 나와도 재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국내에서 완성도 높은 소설이 나와서 기쁘게 생각이 되고, 신비한 소재를 잘 어우러지게 쓴 작가의 창작 능력이 놀랍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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