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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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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5,215회 작성일 14-09-1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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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 - 데이비드 R. 도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약 70억 명의 서로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또는 삶에 대한 스스로의 정립된 자아나 생각이 없이, 단지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관점을 전환해 물질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끼니를 때우기조차 힘들 정도로 가진 것이 없는 사람도 있고, 평생동안 다 못 쓸 정도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70억 명의 인구 하나하나는 완전히 똑같은 생각을 가진다거나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없이 다양하지만,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그리고 한 가지를 향해 달려가는 인생의 종착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죽음’ 이다. 이 책은 상반된 두 사람의 죽음을 사형수 전문 변호사인 작가를 통해 가장 가까이에서 묘사하며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생생한 말과 행동을 통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간접적으로 제시해 준다.

 

  워터맨은 사형 집행 날짜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사형수이다. 항상 함께 다니던 세 명의 동료와 함께 즉흥적으로 가택에 침입하여, 조용히 책을 읽고 있던 노파에게 총을 겨누고 살인을 저지른 죄목으로 그는 사형수로 거의 10여 년간을 감옥에서 살아 왔다. 그의 아버지는 여덟명의 여자와 열두 명의 자식을 낳았고, 하나뿐인 친형제는 열살이 되었을 때,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는 이유로 스스로 심장을 총으로 쏴 자살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하고 두 자신을 데리고 떠린 코카인 중독자였다. 그가 살아온 환경과 얼마나 감옥에서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주었고, 10여년 전 일어난 그 사건에서 얼마나 억울한 처지에 있었는지는 이제 그에게나 사형집행을 주관하는 판사에게 모두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는 마지막 순간을 앞두고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슬퍼하고 있었다. 또한 자신과의 관계를 끊어버린 유일한 피붙이인 딸과 단 한번이라도 함께하고 싶어했고, 마지막으로 자신처럼만 살지 않으면 된다고 하는 사랑이 어린 말을 전하고 싶어했다.

 

  말기 암 환자로 살 수 있는 시간이 몇 개월 남지 않은 작가의 장인어른 피터의 삶은 성공적인 삶의 표본이라고 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로써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고, 죽을때까지 넉넉하게 살 수 있을 만큼의 재산을 축적해 놓았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화목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죽음을 피해가지는 못한다. 갑작스러운 죽음의 선고앞에 피터는 처음에는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항암 치료를 받지 않고 남은 수명이 줄어들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짧게 살다 죽으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조금이라도 함께 더 있고 싶다는 설득으로 치료를 받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남은 삶을 담담하게 정리해 나간다.

 

  물질적인 것에는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재벌도, 자신이 바랬던 것들을 다 이뤘다고 생각한 사람도, 감옥에서 하루하루 생의 남을 날짜를 세는 사형수도, 시한부 선고를 받고 하루하루 죽을 날을 기다리는 말기 암 환자도 죽음 앞에서는 삶의 본질을 본다. 삶의 시작과 함께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었던 한 사형수는 죽음의 목전에서 자신을 향한, 또한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했지만 자신의 처지 때문에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던 딸에 대한 사랑의 간절함을 보여준다. 행복한 가정과 넉넉한 재산, 그리고 존경받는 직업을 가졌지만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사람의 모습은 책의 한 문단에서 아래와 같이 서술된다.

  “나는 늘 궁금해했었다네, 영원히 사는 것과, 아예 살아 보지 못하는 것 중 어떤 것이 더 불운 한 일인지 말이야.” 이 말을 하면서, 그는 부인과 두 자녀의 사진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 사진을 바라보고는, 가슴팍에 끌어안은 채 말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만큼은 확실해 배우고 간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네.”

 

  이 책의 제목은 ‘내가 죽음으로부터 배운 것’이지만, 여타 다른 자기개발서와는 다르게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지는 않는다. 단지 작가는 두 상반된 죽음을 현장 가장 가까이에서 자세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 자신이 죽음이라는 인생의 궁극적 종착점에서 배울 것들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듯 하다. 나에게 있어서도 인생 전체에 대해서 다시한 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눈 앞의 닥친 일들과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언제 어디서 올 지 모르는 죽음 앞에서 나는 그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까. 나의 죽음 앞에서 진정으로 슬퍼해 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나에게 이 책은 돈과 명예, 성공 지상주의로 물들어버린 세상속에서 잊혀지기 쉬운 ‘죽음’으로 부터 찾은 인간의 삶의 본질인 ‘사랑’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살고싶고, 그렇게 남고싶다고 다짐하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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