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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문서 - 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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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윤
댓글 0건 조회 5,842회 작성일 14-09-0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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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문서
-모든 것이 파괴된 후에도 사라지지 않을 인생의 지혜는 무엇입니까?


 대학원에 입학하여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주말에 집을 가려고 대전역에 도착하여 시간이 남을 때마다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는 것이다. 그곳에 가면 여러 분야의 책들이 자기를 어필하며 각을 맞추어 널려 있다. 그 중 유명한 작가인 파울료 코엘료의 2012년작 소설 아크라 문서를 폈는데 묘하게 소설인 듯, 소설이 아닌, 수필 같은 소설 같아 선택하여 읽었다.


 이 책은 아크라라는 지역에서 발견된 문서를 작가가 재해석하여 소설로 펴낸 책이다. 1099년 7월, 십자군의 침략이 임박한 가운데 많은 군중들이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를 심판한 바로 그 예루살렘의 광장에 모여 들었을 때 콥트인 현자와 군중들과의 대화를 담은 책이다. 그런데 이러한 폭풍전야에 사람들은 그들의 안위나 대응방안에 대한 의논이 아닌 천년이 지나도 변치 않을 진리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아마 그들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찬란한 문화와 그에 따른 지식들을 후세에게 넘겨주는 것이 거시적인 측면에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다른 책들이 생각난다. 먼저 아크라 문서는 성경의 ‘잠언’과 비슷하다. 책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속적으로 ‘좋은 것’을 독자에게 준다. 또한 ‘플라톤의 대화편’이 생각난다. 책의 시작 부분만 봐도 이러하다.


“내가 이제 삶의 끝에 이르렀으니, 지상을 거니는 동안 배운 모든 지식을 후세를 위해 남기노라. 그들이 부디 이 지식을 잘 활용하기를.”


위의 글대로 아크라 문서에는 참 많은 지식이 남겨져 있다. 대표적으로 군중들의 질문에 현자가 패배, 고독, 쓸모없음에 대해 대답한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패배에 대해서 현자는 단순명료하게 패배자는 패배한 사람이 아니라 실패를 선택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패배는, 두렵지만 열정과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것이며 또한, 패전의 명예와 승전의 기쁨을 아는 사람은 용감한 사람이기에 패배는 용감한 사람의 것이라고 한다. 패배와 실패가 다름을 읽으면서 용기가 샘솟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다. 이것이 발전된 것이 벤처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여인이 고독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고독하기 때문에 힘들다. 그러나 현자는 고독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한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세상으로 나오는 아기의 생사여부는 결국 그 아기이며, 멋진 작품을 탄생시키는 예술가에게는 고요히 천사들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사랑과 고독이 평화롭게 공존할 때 삶의 경이를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을 몇 년 전에만 봤더라도 별다른 느낌을 얻지 못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아직 많이 어리지만 조금씩 사색과 고독함이라는 단어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가끔씩 모든 매체와 현란한 불빛들, 나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과 단절하여 완전한 혼자가 되었을 때 슬픔과 참을 수 없는 외로움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동력을 얻음을 느낀다.


 전투에 나설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어 도시를 떠날 사람으로 결정된 소년은 자신의 쓸모없음에 대해 한탄하자 현자가 말하였다. 세상만물은 모두 존재할 이유가 있다. 사람은 물론이고 꽃, 강과 같은 자연물도 그렇다. “나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라는 생각 자체가 속절없이 자신을 망가뜨리는 독이 된다. 그대가 지어 보인 미소로 누군가 새로운 희망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쓸모 있는 존재가 되려고 애쓰지 말고 그저 충실히 노력하면 상황은 긍정적으로 변화된다. 그저 충실히 자기의 일에 노력하다보면 돈과 명예가 따라온다는 말처럼 쓸모 있는 존재로 보이고자 간사하게 움직이는 것 보다는 묵묵히 일하는 소가 되는 것이 ‘쓸모 있음’의 경지에 다다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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