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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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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충선
댓글 0건 조회 4,249회 작성일 14-06-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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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걸음 뒤에서 한번 더' - 백지연의 뜨거운 침묵을 읽고  


  몇 일 전인 6월 5일에는 기초광역단체장과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거가 있는 날이었다.  과거의 여느 선거때와 마찬가지로 후보자들에 관한 뜨거운 이슈들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또한 그것들이 후보자들의 지지율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런 영향들 중에서 가장 극명하게 대비되는 영향을 준 것 중 하나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인 고승덕 후보와 조희연 후보의 자식들의 말 이었다.  큰 차이로 앞서 있던 고승덕 후보를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패배하게 만들고 이름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조희연 후보를 결국 서울시 교육감으로 선출되게 만든 것은,  결국은 그들의 자식들이 우리네 사람들 앞에서 꺼냈던 ‘말’의 힘이었다.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후보들의 선거 공약으로 내뱉는 서울시의 교육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피상적인 말보다, 자식들의 진심이 담긴,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말’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가 되었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피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다. 말, 생각, 관게, 표정, 감정 등이 그러한 요소들이다. 우리는 시시각각으로 이러한 요소들을 남들에게 표현하고, 나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갇히기도 하고, 말로 내뱉기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간다.  이러한 요소들 중 중요한 첫번째는 바로 ‘말’이다. 사람은 끊임 없이 ‘말’을 하고 살아간다. 두뇌가 발달하고 언어로써 자기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때로부터, ‘말’은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요즘 시대에는 말 혹은 스피치가 범람하는 시대이다. 전세계의 강연장에서는 수많은 주제의 강연이 쏟아져 나오고, 기업간의 협상 테이블이나 면접장에서도 말로써 자신을 어필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 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어디서든 넘쳐나는 ‘말’ 중에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하면서 정말 의미있는 내용으로 가득찬 ‘말’은 얼마나 될까. 단지 사람들앞에 서기 위해, 혹은 겉으로만 원하는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하는 말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내뱉을 때에도 자신만의 컨텐츠를 의미있게 만들고 보강하는 ‘뜨거운 침묵’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제어 해야 할 또다른 중요한 요소는 감정이다. 우리는 항상 좋던 싫던 간에 어떤 한 순간의 감정에 휘말리게 된다. 한 순간의 감정이 기쁜 감정이라고 해서 몇 시간이나 들떠 있을 수도 있으며, 한 순가의 어두운 감정이 우울함의 꼬리를 물고 몇 일이나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서 <난타>의 제작자 송승환 씨는 이렇게 조언한다. “후배가 가끔 어려운 일을 갖고 찾아오면 이런 조언을 해 줘요. ‘야! 네가 지금 끌어안고 있는 고민이 내년 크리스마스에도 그렇게 힘들까?’ 라고 말이에요.” 비록 한 문장이지만 많은 생각을 간단하게 만들어 주는 구절이다. 지금의 문제나 그에 따른 우울한 감정이 사실은 사소한 것일 확률은 상당히 높다. 그렇기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이러한 감정들에는 잠시 침묵하고 한번 더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돌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여섯 개의 요소들 중에서 가장 공감이 간 부분은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사람은 불가피하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주변의 사람들에게 기대어 혹은 어깨를 내어주며 살아간다. 그것이 내 의지일 수도, 아닐수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기대고 있는 무엇인가가 사라진다면 그대로 쓰러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어느순간 무기력하게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어디에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서있을 수 있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힘이 필요하다. 다른 어떤 사람의 악의적인 말이나 행동이 자시에게 상처를 준다고 하여도,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 상태에서 흔들리지 않고 받아들을 만한 유익한 것들을 받아들이며, 무의미한 비방에는 침묵하는 침묵의 자세가 관계에서도 물론 필요한 것이다.

 

  몇십년 동안이나 ‘말’로써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직업으로 살아온 저자는 이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에게 대해서 ‘침묵’이라는 어쩌면 아이러니한 화두를 던진다.  여기서의 ‘침묵’은 단지 아무생각 없이 조용히 있는 침묵이 아닌,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자신을 정비하는 ‘침묵’이다. 단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상대방이 기대하는 ‘나’의 모습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조급하게 자신의 감정과 말을 드러내는 것 보다는, ‘뜨거운 침묵’을 통해 자신의 진정한 내면의 모습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삶의 내공을 바탕으로 한단계 더 높이 점프하는 것. 그것이 남들에게 끌려다니는 삶을 사는 것 보다는 주도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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