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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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와서 100분 토론을 보다 우연히 유시민을 봤다. 까무잡잡한 얼굴에 안경을 쓰고 차분하게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가는 모습을 보며 참 멋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이 사람의 끌림에 인터넷에서 유시민이라고 검색을 해보니 참여정부시절 장관까지 지낸 사람이란 것도 알게 되었고 언젠가 이 사람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대학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기억 저편에 접어 넣어 놓고는 딴생각을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우연히 최근 고향집에 내려가서 집에 있는 책꽂이를 살펴보다 ‘유시민 지음’이라는 글자가 기억 저편에 접어 놨던 유시민을 깨웠다. 이 책의 제목은 ‘청춘의 독서’ 평소 주변, 특히 아버지께서 독서를 많이 하라는 말씀을 자주하셨고 나 또한 너무 적은 독서량을 부끄러워하는 20대로써 ‘청춘의 독서’라는 제목은 굉장히 끌리는 제목이었다. ‘청춘의 독서’는 작가 유시민이 서울대를 다니며 학생운동을 하며 당시에 읽었던 책들에 대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이 책이 독자들에게 가지는 의미에 대해 서술했다.
책에서는 총 14권의 명서를 소개하는데 그 중 내가 평소에 읽고 싶었던 그리고 궁금해 하던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칼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맹자의 ‘맹자’,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유시민의 생각과 경험을 인상 깊게 읽었다. 동서양을 다 포함한 저 책 리스트에 대한 유시민의 느낌과 이 책들과 관련된 학생운동시절의 유시민을 보며 다들 참 멋있게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지금 내 삶은 영혼 없이 그저 강물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고 있다. 학부 때는 가끔 사회와 역사, 종교에 관심이 많던 친구들과 술 한 잔하며 토론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아마 현대 대한민국을 사는 20, 30대 대다수 사람들이 이렇게 강물의 흐름 따라 흘러가는 데로 살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왜 한 번도 거슬러 오를 생각을 하고 힘찬 연어처럼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본 적이 없는가 이런 의문이 생겼다. 위에서 소개된 작가들, 그리고 유시민은 흐르는 강물에 저항하여 열심히 거슬러 올라가본 사람들이라 부러웠다.
유신독재 시절 기자생활을 하던 리영희, 자본주의가 팽배한 유럽에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주장했던 마르크스와 엥겔스, 약육강식이 팽배했던 춘추전국시대에 여러 왕들을 찾아다니며 인의의 정치를 요구한 맹자, 그리고 역사가의 자세와 역사서를 쓸 때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한 에드워드 카, 다들 너무 멋있는 인생을 산 것 같아 부럽다. 이들에게는 용기가 있었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갈 용기, 이런 용기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책을 읽으며 계속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어릴 때부터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큰 권력, 큰 재력, 큰 명성을 가지고 싶어 했다. 이런 걸 가져야 멋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청춘의 독서’라는 책을 보며 작가 유시민을 포함한 명서의 저자들의 인생이 더 멋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학생운동을 하다가 잡혀가고 고문당하고 죽어가던 선배 청춘들을 보는 내 관점은 ‘굳이 그렇게 까지 해야 할까’, ‘그렇게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텐데’, ‘부모님 생각하면 저러면 안 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멋있다. 너무 멋있다. 자기가 원하는 데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고 잘못된 길을 흘러가고 있는 강물을 돌리려 하고 그러다가 다치고 죽을 고비가 와도 끝까지 헤엄치는 모습은 어느 국회의원, 기업가 보다 멋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앞으로 큰 이유가 있지 않으면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작가들, 유시민과 같은 직업을 가지고 사회적으로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일상 속에서 많은 독서와 깊은 사고를 습관 삼으며 언젠가 거센 물살을 이겨내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갈 상황에 대비해 지느러미와 꼬리 흔드는 법을 열심히 연습하는 한 마리의 연어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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