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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 토마스 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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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성호
댓글 0건 조회 4,767회 작성일 14-06-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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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사회는 정착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소수의 지배층이 다수의 사람을 지배하는 구조를 가져왔다. 그 뒤 긴 세월동안 수많은 제국들이 성망했고 유럽에서 시민들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민주주의가 처음 등장하게 되었다. 그 후 수세기가 지난 21세기 과연 우리는 시민이 주인인, 과거 여러 사회학자들이 꿈꿨던 그런 세상에 살고 있을까?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인이 평등하다곤 하지만 인생이라는 기나긴 달리기에서 자본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시작점은 분명히 다르며 부는 세습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이러한 부의 세습을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며 특히 부자에게서 많은 세금을 받고 없는 자들을 위해 복지를 하는 등의 정책을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득분위 상위 1%의 부자들이 대한민국 전체 부의 10%이상을 가진다는 통계를 보면 이러한 사회적 장치들은 어딘가 부실하거나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인류는 정착생활을 시작했을 때와 지배의 수단이 폭력에서 돈으로 바뀌었을 뿐 지금도 소수의 지배층(부자)가 다수의 사람을 지배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민주주의가 시행되면서 선거를 하는 국가에서는 모든 사람, 부자이던 가난한 사람이던 똑같이 한 표씩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가난한 자들의 수가 부자들 보다 수백 배는 많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와 사회가 들어서야 맞을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나라는 소수의 부자들이 다수의 빈자들을 지배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자신들을 착취하고 지배하는 부자들을 위해 투표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최근의 큰 선거 중 2012년 대선만 봐도 저소득층이 새누리당 대표로 나온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오히려 소득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민주당 대표로 나온 문재인을 지지한 결과가 나왔다. 책의 저자는 이러한 기이한 행동을 현대 미국과 미국의 50개의 주중 하나인 캔자스의 이야기로 풀어 설명한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정상적이라면 부자들은 절대적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1인 1표를 행사하는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는 결코 공화당이 정권을 잡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보수적인 정당이 정권을 잡는 것일까? 우선 그들은 가공의 적을 만들어낸다. 냉전시대 때 공산주의는 아주 대표적인 사례다. 공산주의를 타도해야 한다는 명분아래 많은 지지층을 결집했다. 그러나 이제 공산주의는 사라지고 없다. 그러자 이제는 자유주의자(민주당지지자)들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자유주의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노동에 무임승차하면서 영화나 만들고 뉴스 칼럼을 쓰거나 동성애와 낙태에 관대하며, 사무실에 앉아 라테 커피나 마시는 것 말고는 쓸모 있는 일을 하나도 안 한다. 말하자면 자유주의자들은 기생충이다. 반면에 소탈한 음식을 먹고, 일하면서 여유롭게 휘파람을 불고, 현재의 삶을 편안하게 느끼고, 겸손하고 정직하게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미국인이며, 보수 반동 세력들 자신들이 바로 이러한 미국인이라고 규정한다.


  한마디로 보수 반동 세력들의 전략적 핵심은 사회적 관심을 경제에서 문화로 돌려 대중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보수 반동 세력은 대중들이 무지한 상태로 놓여 있기를 바란다.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지역의 피폐함이 경제 구조와 그에 따른 계급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교묘히 감춘 채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 매카시즘과 같은 색깔론, 진화론에 대한 거부, 주류 양조 판매 금지 등과 같은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문화 현상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이렇게 모인 표는 보수냐 자유주의냐를 떠나서 결국 부자들에게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안겨줄 뿐이다.


  보수 반동 세력들의 이러한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캔자스 주다. 캔자스는 낙태를 인정하고, 여성의 참정권을 가장 먼저 수용했으며, 좌파운동의 본산이라고 불리며 미국에서도 가장 진보적이었던 주였으나 지금은 공화당의 가장 열렬한 지지 지역으로 바뀌었다. 더욱이 레이건-부시 정권이 힘차게 밀어붙인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파산 직전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와 같은 시장우선주의 정책을 시행한 공화당을 스스럼없이 지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몇 차례의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역분할을 통해 확연하게 드러난 것처럼, 미국에서 가난한 주로 평가받는 여러 지역이 공화당을 선택했다.


  보수 반동 세력의 전략이 가장 훌륭하게 먹혀들고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보수 반동 세력들은 끊임없이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북풍을 공작하고, 진보적 의식을 가진 젊은이들을 종북좌파로 매도하는 분열적 방식으로 자신의 지지 기반을 확보해왔다. 또한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도 망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재벌신화들을 널리 유포하여 많은 국민들을 무조건적인 재벌옹호론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연명하는 수많은 노인들조차도 자신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여줄 수 있는 노동자 후보가 아니라 호의호식하는 부자정당의 후보에게 거리낌 없이 투표하고, 재벌을 비판하는 젊은이들을 고생을 하지 않고 자라서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풋내기로 취급하며 역정을 내기 다반사인 사회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6.4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근소한 차이로 막을 내렸다. 세월호 참사에서 여당이 보여준 무능력함, 무책임함을 보고도 아직도 국민의 반, 경상도 유권자의 대부분은 새누리당을 뽑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민들이 보다 자신의 권익을 지켜줄 수 있는 정당을 선택하고 또 새누리당의 본질을 숨기는 여러 전략에 속지 않고 투표를 했으면 하고 또 민주당 같은 경우도 본심으로 돌아가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해주길 바라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건강한 정치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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