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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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학교 내에 자살이 큰 이슈가 된 시절이 있다. 징벌적 납입금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무려 4명의 학우가 자살을 했다. 굳이 이런 정도의 스트레스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시련과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누구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몇몇은 머릿속에 자살을 선택지 중 하나로 올려놓기도 한다. 물론 우리는 삶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선택하였기에 그런 선택지는 의미가 없이 사라졌지만 말이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는 ‘연금술사’로 일약 유명 대중작가의 반열에 오른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다. 이 책은 자살시도에 실패한 베로니카가 정신 병원에 입원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다.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죽은 줄 알았던 베로니카가 정신을 차린 곳은 정신병원이었고, 무리한 수면제 복용의 부작용으로 심장에 무리가 가 일주일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는 상황에 놓인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순리대로 남은 생을 보내기로 하는 베로니카 지만 병원 안에서 지내면서 삶에 대한 긍정을 되찾는다. 사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종국에는 베로니카가 그곳을 탈출하여 ‘죽기로 결심하다’가 ‘다시 살기로 결심하다’ 로 이야기가 치환되어 끝나는 구조를 취한다.
어찌 보면 살아가겠다는 의지와 삶에 대한 긍정을 주제로 한 진부한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동안 사람들이 막연하게 머릿속으로만 생각했을 주제를 글씨로 형상화시켜 머릿속 밖으로 끄집어낸 준다. 살면서 타인과 같지 않음에서 느끼게 되는 불안함과 외로움, 그리고 죽음을 앞둔 사람이 얼마나 큰 잠재력을 발휘해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삶을 쟁취하게 되는지 그 과정을 예리하게 표현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 적힌 ‘죽음에 대한 자각은 우리를 더 치열하게 살도록 자극한다’는 문구는 그러한 저자의 생각을 보여준다.
틀에 박힌 일상들, 그리고 그런 삶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한 몸부림은 굳이 자살이라는 형태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가 경험하고 간간이 느끼는 그러한 것이다. 단순히 감수성이 폭발한다는 사춘기 시절의 허세가 아닌, 지금도 가끔씩 느끼는 그런 감정이다. 하지만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생각하며 스스로의 삶에 낙담할 것이 아니라 죽음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삶에 감사를 느끼는, 그리고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자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일 것이다.
내 인생을 24시간이라 잡았을 때, 난 이제 아침 7~8시쯤일 것이다. 아직 하루의 시작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한 시간이다. 반복적인 삶이니 무료한 삶이니 하며 죽음을 생각하기엔 너무 젊지 않은가? 아직은 머릿속에 죽음을 떠올리기 보다는 죽음을 반면교사 삼아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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