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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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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성호
댓글 0건 조회 5,022회 작성일 14-05-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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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국민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침통에 빠져있을 때 카이스트에서는 또 한명이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10학번으로 카이스트에 입학 후 10학번에서만 3명의 동기들이 목숨을 끊게 되었다. 그런 와중 손에 잡은 ‘외딴방’은 작가 신경숙의 삶이 담겨있는 픽션과 논픽션 사이의 글이다. ‘외딴방’이라는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우울하고 폐쇄적인 냄새는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를 사로잡았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글 속의 ‘나’와 내가 주변의 불행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많이 차이가 났다. 글 속의 ‘나’또한 어린 시절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언니의 자살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비록 그녀의 자살이 ‘나’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나’는 평생 죄책감을 가지고 살게 된다. 그에 비해 나는 주변에 같은 동기, 그 중 얼굴 트고 만났을 때 인사도 하던 친구, 바로 아래층 기숙사에서 살던 사람이 자살했을 때 너무 차갑게 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학교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1년, 2년 지나면서 점점 그들을 잊어가는 내 모습을 ‘나’와 비교하며 반성한다.

 

글속의 ‘나’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가지고 있는 작가다. 작가인 ‘나’는 어두웠던 어린 시절의 과거를 작품 속에 그리지 않는다. 다른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소설의 소재가 될 때도 있지만 공단에서 힘들게 일하며 공부하던 시절이 ‘나’의 마음속에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옛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고, 그녀는 “넌 한 번도 우리들의 얘기를 쓰지 않더라.” 라는 말을 한다. 이 말에 ‘나’는 힘들지만 조심스럽게 자신의 내면 ‘외딴방’ 안에 꽁꽁 싸두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외딴방’은 주인공이 서울에 올라와 세 들어 살던 가난함 그 자체를 의미하는 물리적 공간이기도하면서, 소외감과 고독감 속에서 누구에게도 털어 놓지 못하고 간직할 수밖에 없었던 슬픔, 억압적인 내면세계를 의미하는 심리적 공간이기도 하다. ‘나’가 겪었던 슬픔과 고통의 기억은 산업화 사회의 공단 노동자로서 열악한 환경과 가난을 견뎌내야 했던 것뿐 아니라 죄책감과 같은 내면적 고통까지 모두 포함한다. 사실 ‘나’가 느껴야만 했던 죄의식은 산업화되고 있는 사회적 배경과도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하고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나’는 학구열이 높았고, 글쓰기에 대한 열정도 강했다. 그래서 산업체 특별학교에 다니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중 회사 측이 ‘나’에게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학교를 다닐 수 없을 것이라고 협박을 하게 되고, 결국은 노조를 탈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나’는 자신에게 잘 해주었던 노조지부장을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배신했다는 생각에 깊은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글속의 ‘나’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직시하고 돌아보고 자신을 괴롭혔던 것들과의 갈등을 해소해 나간다. 상처를 치료해도 아문 자리에 상처의 흔적이 남듯이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간직했던 상처인 만큼 한 번에 말끔히 치유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내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시골에서의 단조로운 삶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로 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실수로 ‘쇠스랑’에 발을 다치게 되고 그 쇠스랑을 우물에 던져 버린 뒤 서울로 오게 된다. ‘나’에게 상처를 준 ‘쇠스랑’이 다시는 나에게 상처를 주지 못하도록 제대로 못을 박아 걸어 두거나, 서랍에 넣어 뒀다가 필요할 때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이었겠지만 ‘나’는 ‘우물’에 던져 버리고 만다.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볼 수 없다. 우물 속에 있는 쇠스랑은 외딴 방에 갇힌 ‘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글의 후반부로 가게 되면 ‘나’는 글쓰기가 우물 속의 쇠스랑을 건져내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자신을 아프게 한 것을 직면하겠다는, 폐쇄적 공간에서 나오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돌려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여러 가지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주변 동기들이 세상을 떠나고 그들을 잊어버리는 것은 어쩌면 생활이 바빠서가 아니라 그런 안좋은 기억들을 빨리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물론 나처럼 얼음처럼 차가운 마음으로 금방 잊어버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며, 글 속의 ‘나’처럼 평생 마음속에 두고두고 아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세월호 사고로 인해 전국에 우울증 환자들이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또 사고를 당한 단원고 학생들, 선생님들, 그리고 그 외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들, 그리고 유가족들은 큰 트라우마에 시달릴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이 전부 글쓰기를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한 ‘나’처럼 조금씩조금씩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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