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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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The Art of Loving, 에리히 프롬
정신분석학자로 유명한 에리히 프롬은 고등학생 시절 수능 언어영역의 비문학 문헌에서 언어학 지문에서 많이 등장하며 어느 정도 친숙한 작가이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은 나름대로 긴 연애 생활을 한 후 결혼을 한 달 정도 남긴 상태에서 꼭 읽고 싶어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단순한 자기 계발서와 같이 쉽고 간단명료한 형태의 연애 기술을 전수하는 책이 아니다. 인간과 그들의 정신, 자유와 평등, 사회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철학적 분석을 심도 있게 하는 이 작가의 책은 사랑을 분석하는 데에도 또한 그의 사상이 깊숙이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원문의 제목은 The Art of Loving으로 나는 이 책을 사랑의 기술으로 번역하기보다는 사랑의 아름다움으로 번역하고 싶다.
요즘 시대에는 사랑이 너무 많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현대의 사랑을 본다면 사랑은 굉장히 쉬우며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이성친구와 교제를 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의 사랑은 그 주기가 짧으며, 서로를 잃었을 때의 실망감, 좌절감도 어른들의 사랑보다는 적은 것을 볼 수 있다. 연애기간만으로 사랑의 깊이와 진정성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말하는 사랑과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사랑은 서로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세대로 구분질 수는 없지만, 통칭하자면)요즘의 아이들,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젊은이들의 사랑’은 어떤 사랑인가. 그들의 사랑의 가장 큰 특징은 가벼움이다. 그들의 사랑은 만남에서의 최초의 떨림으로 시작하여 성적매력과 성적결합으로 증폭된다. 즉 진정한 의미의 서로에 대한 강렬한 열중이 아니다. 이들은 떨림으로 인해 교제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친숙해지고 기적적인 면은 점점 줄어든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적대감, 실망감, 권태가 생겨나 최초의 흥분의 잔재마저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사랑은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서로에게 진입장벽이 낮아 손쉽게 사랑을 사고 팔 수 있게 되어 마치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온 세상이 따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간단명료하게 단정지어보면 이것은 사랑이 아니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정신분석학적으로 깊이있게 기술해 놓았다. 그가 말하는 사랑의 핵심은 바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하나됨(합일)을 의미하는 것인가. 사랑하는 두 대상의 신체는 독립적이지만 정신적으로는 하나가 되어있는 상태, 정신적 공서적 합일이 사랑이다. 이러한 공서적 합일의 수동적, 능동적 형태는 각각 마조히즘masochism과 사디즘sadism으로 나뉠 수 있다. 공서적 합일상태에서 수동적인 사람은 사랑을 ‘당하고’, 능동적인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으로 ‘학대’한다. 두 가지 종류의 사랑 모두 건강하지 못하다. 성숙한 사랑은 서로의 개성을 유지하는 형태의 합일이다.
또한 사랑은 책임이다. 사랑의 관점에서 책임이란 흔히 우리는 상대가 요구할 때, 그와 함께하고 그의 고충을 들어주며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맞지만 반쪽짜리 책임이다. 책임은 다른 인간 존재의 요구에 대한 나의 반응이다. 그것이 상대로부터 표현되었든 표현되지 않았든 책임을 다하는 사람은 응답할 수 있고, 응답할 준비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성숙한 형태의 공서적 합일과 책임만이 있을 때, 사랑은 지배와 피지배 관계, 소유의 관계로 빠질 수 있다. 사랑의 세 번째 요소는 존경이다. 존경은 자유와 연관된다. 존경받으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홀로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일방적인 사랑을 기대하고 둘의 관계에서 갑이 되려는 목적에서 존경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서로가 홀로 선 상태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며, 서로를 존경하려면 그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존경은 자유와 지식을 내포한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면서도 기술은 배우지 않고, 올바른 대상만을 고르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없다. 현대의 사랑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사랑 말고, 사랑을 통해 진심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가 증폭되며 행복해지기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사랑도 기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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