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lumn

  • Home
  • Cultural Activity
  • Culture Column

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위주형
댓글 0건 조회 5,930회 작성일 14-01-06 15:28

본문

 

< 디퓨징 : 분노 해소의 기술 >


 

 

 

분노, 증오, 시기, 질투...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을 조절하지 못하고 발생되는 보복 폭행 및 살인, 자살, 패륜, 막장 정치 등 최근 들어 부쩍 입에 담기도 힘든 용어들을 이제는 언론에서 다반사로 접하는 시대를 살면서 참 세상 살기 무섭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온다. 이러한 악감정들을 조절하지 못하고 발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에 대한 ‘존경’ 혹은 ‘존중(respect)’의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무엇인가 문제가 생기면 자기자신은 빼고 주변부터 먼저 살피게 된다. ‘남’을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보다 ‘나’ 자신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존재로 인식하면서 이러한 존중이나 존경의 마음을 통한 감정의 조절이 더욱 힘들어졌다.

 

<디퓨징>은 하버드 의과대학의 정신과 전임 강사인 조셉 슈랜드 박사와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 리 디바인이 함께 쓴 책으로, ‘분노’의 실체와 그 해법을 파헤치고 있다. 저자들은 뇌과학과 정신의학의 최신 이론을 통해 모든 분노의 근간에는 해결되지 않은 ‘질투’ 및 ‘의심’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이를 극복하는 ‘디퓨징(Defusing)’ 기법을 개발했다. 이 책에는 이 모든 내용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자신 및 다른 사람의 화를 누그러뜨리는 ‘실천법’도 다양하고 자세하게 수록되어 있다. 사람이 좋은 감정을 가질 때에는 전두엽에서 옥시토신이 분비가 되어서 분노할 일이 없지만, 악감정을 가질 때에는 변연계의 지배를 받아 코르티솔이 분비가 되어서 분노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이런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으면 분노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며, 인간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남을 ‘존중’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남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 충돌하게 되고, 결국 살인까지 이어지는 참사가 발생하고 만다. ‘존중’은 바로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는 개인과 개인의 관계를 넘어서 이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해 주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됨을 말하고 있다.

 


얼마 전 소말리아 어부들이 큰 무역선을 납치하는 실화를 다룬 영화 <캡틴 필립스>를 보았다. 그 영화에서는 존중받지 못하는 소말리아 어부들이 해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비춰준다. 다른 나라의 큰 원양어선들이 소말리아 해상의 고기들을 싹쓸이 해가는 상황에서 그들은 먹고 살길이 없어졌고, 그것이 분노로 이어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된 것이다.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이다.

 


‘존중’이라는 것은 남의 자산을 내 것과 같이 공유하는 것이다. 저자는 직장, 가정과 같은 공동체에서 어떻게 서로에게 존중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게 집중하여서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다. 대화는 내가 이 사람을 존중하고 있다는 표시이다. 어느 것 하나 따로 독립해서 원인을 분석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관계는 존중에서 시작한다는 저자의 의견에 나는 100% 공감한다.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경우 서로를 존중해 주지 못하여서 가정이 깨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것은 아이들에게 또 다른 분노를 만들어주어서 사회 균열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최고라고 하는데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감정을 감추는 문화가 한 몫을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어렸을 때부터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조심스러워해야 함을 배웠다. 화가 나도 참고, 기뻐도 내색하지 말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그런 인내가 내부적으로는 쌓이고 쌓여서 ‘화병’이라는 고유명사까지 만들어 내고 말았다. 이것이 분노로 이어지고 상대방을 존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지금 우리나라는 대화가 단절되었다. 국가는 국민들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들이 존중 받는다고 생각하겠는가? 과거의 독재정치도 국민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가 일보 후퇴되었었는데 지금도 국민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다. 물론 일부이지만 말이다. 존중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저자는 또한 ‘감사’의 위력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감사’는 분노를 가라앉히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책에 나오는 명언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새겨주었다. “신은 오늘 당신에게 86,400초를 선물로 주었다. 그중 1초라도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데 썼는가?”. 누군가에게 ‘분노’의 마음을 가지기보다 사소한 일에도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면 앞서 언급한 악감정들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감사는 똑같은 상황이라도 내가 대하는 태도를 다르게 만들어 준다. 감사할 것을 찾으라고 하면 처음엔 힘들겠지만 나중에는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조차 감사하게 될 것이다. 내가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 사회가 나를 바꿔줄 수는 없다.

 


시대가 바뀌었고, ‘분노’의 유효기간은 끝났다. 분노는 이제 타인에게 위협감이나 공포감을 주어 상대를 내 뜻대로 조종할 수 있게 하는 ‘무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망쳐 버리는 ‘독’에 불과하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제어하지 못하는 ‘분노’는 삶을 치명적으로 망가뜨리는 폭탄과도 같다. ‘디퓨징’은 분노를 이성적으로 해체하는 방법이다. 충동적인 변연계에서 논리적인 전전두엽으로 사고의 축을 이동시켜 화를 무조건 참거나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