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으로 리드하라
페이지 정보

본문
<리딩으로 리드하라> - 이지성, 2010, 문학동네
“너는 너무도 형편없기 놈이기 때문에 커서 무엇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다.” 지금으로부터 130년 전 독일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중학생 때에 교사들에게 들은 독설이다. 그 아이는 태어나서 세 살이 되도록 말을 잘 하지 못했고, 중학생 때에 들었던 교사들의 예언대로 고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대학 입학시험에 낙방하였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그저 그런 졸업논문으로 조교자리조차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아이에게는 남다른 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인문고전을 사랑했다는 것이다. 열세 살에 유클리드의 ‘기하학’, 열네 살에 칸트의 ‘순서이성비판’을 읽고 어떤 변화를 경험한 이 아이는 열일곱 살에 이런 맹세를 하게 된다. “나는 술 대신 철학고전의 취하겠다!” 이후 이 아이는 대학에 들어가서는 전공보다 철학 강의를 즐겨 들었고, 직장에 들어가서는 퇴근 후 자신이 만든 인문고전 독서모임인 ‘올림피아 아카데미’ 회원들과 독서토론을 하는 데에 열을 올렸다. 이렇게 대학 졸업 후 한참동안이나 어떻게 보면 학자로서는 실패한 인생을 산, 하지만 인문고전에 심취하고 그 고전들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사고에 심취한, 이 아이가 바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다.
100만부가 넘게 팔린 ‘꿈꾸는 다락방’의 작가인 이지성의 또 하나의 베스트셀러인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도입부는 앞 문단에서 보여준 아인슈타인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존 스튜어트 밀과 같은 인생의 초기에는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위인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작가는 이들이 인생의 후반부에 세상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로 성장하게 된 공통적인 배경으로 인문고전 독서를 꼽는다. 그러면서 이렇게 이미 몇 천년동안 천재적인 사상을 인정받은 사람들, 즉 진짜 천재들이 그들의 생각의 정수를 적어놓은 인문고전을 읽어나간다면, 우리 또한 평범한 사람에서 천재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작가는 책 속에서 지금까지의 여러 가지 실례를 통해 개인을 넘어서 나라의 운명까지 바꾸는 인문고전의 독서에 힘에 대해서 역설하고 있다. 지능이 떨어지는 아들을 위해서 두세 살 때부터 인문 고전을 읽어 주고, 읽게 하는 교육을 통해 열세 살에 대학교 철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아들을 당대를 대표하는 천재로 만들었던 카를 비테의 인문고전 교육, 런던 빈민가를 전전하면서 하는 일마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구하는 일자리마다 쫓겨났지만 실패의 나날 속 에서도 철학고전을 손에서 놓지 않고, 결국엔 세계 금융계의 황제가 된 조지 소로스의 이야기, 투자와 경영방식, 살아온 환경은 현저히 달랐지만 그치지 않는 인문고전 독서를 통해 인생과 경영철학을 만들어 나갔던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이야기 등 책을 읽다 보면 인문고전 독서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인문고전 독서는 꼭 해야한다’ 라는 식으로 감화되고, 어떤 면에서는 인문고전 독서에 시간을 내지 못함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 속에서 작가의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생각과 신뢰가 너무 강하게 독자들을 몰아붙여서일까, 인터넷 사에서 이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순수하고 숭고한 인문학과 철학의 사색의 과정을 너무 세상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서술했다’ 라던지 ‘1000년 전에 굉장한 작품은 그 시대에 비춰서 대단한 작품이며 1000년 전 사고방식을 가지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라는 비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이렇게 위인들과 세계를 리드하는 나라들의 성공 스토리를 단지 인문고전 독서만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큰 비약일 것이다. 하지만 1000년이 넘게 읽혀진 그리고 많은 위대한 사람들의 삶의 기준이 된 고전이라는 이름의 가치는 절대 깎아내려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중고등학교 시절 누군가 풀이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어려운 수학문제를 오랜 시간 깊은 고민 끝에 풀어냈을 때의 그 사고의 확장의 기쁨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것도, 과학적인 탐구를 하는 것도,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개인의 입장에서는 인생의 한 부분이거나 인생 자체일 뿐이다. 수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인문고전에는 이런 인생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깊게 사색하고 사고를 확장시켜왔던 천재들의 가르침이 들어있다. 원문을 정독함으로써, 그리고 한 구절 한 구절이 이해될 때까지 생각함으로써 이 천재들의 확장된 사고만큼 나의 사고도 확장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책 속에서 작가가 수차례 말해왔던 ‘천재가 된다는 것’ 의 의미가 아닐까.
- 이전글EBS 라디오 인물열전 (빈센트 반 고흐) 14.04.29
- 다음글엇박자 D 14.03.0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