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다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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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다르크
성자, 이교도, 정신 분열자, 여성주의의 우상, 문맹의 양치기 처녀, 프랑스의 구원자......지금까지 잔 다르크를 일컬어 온 다양한 표현들이다. 그녀는 연극과 오페라, 소설의 주인공, 심리학적 의학적 추측의 기초 그리고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며 셀 수 없이 많은 연구의 주제가 되어왔다. 책 잔 다르크는 그 동안 역사가들에게 다소 왜곡되어지고 알려지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다루고자 노력하였다. 그리하여, 프랑스와 영국의 치열한 백년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19살의 어린 소녀가 역사에 미친 영향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시대적 정치적 상황속에서의 잔 다르크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 뿐만 아니라, 19살 소녀로서의 평범한 잔다르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역사 속에 존재하고 있을까 라는 관점에서 다양한 서술을 하고 있어, 잔 다르크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가능하였다.
잔 다르크는 1412년 1월에 뫼즈 강의 둥레미에서 자크 다르크와 이사벨 로미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족은 조그만 땅을 소유하고 있었고, 비록 잔은 가사 일은 엉망이었지만 형제자매와 함께 열심히 가축을 기르며 자랐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심이 아주 두터웠다. 미사를 위한 종이 울릴 때면 언제나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을 교회로 향하곤 했다. 그러나 이 종은 잔이 13살쯤 되었을 때 다른 무언가를 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종이 울릴 때마다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목소리는 주로 성 미카엘, 성 캐서린, 성 마가렛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 목소리들은 마침내 그녀가 프랑스 (영국과 프랑스의 치열한 백년전쟁 중)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잔 다르크는 프랑스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했던 백년전쟁 끝 부분의 시기에 성장했다. 영국은 그 당시 아쟁쿠르에서 대승을 거둔 후 파리와 여러 도시들을 장악하였다. 잔이 신의 계시를 들었을 때 영국군은 르와르 강 북쪽에 위치한 마지막 남은 충성스런 도시인 오를레앙을 공격하는 중이었다. 영국군은 시골 마을을 급습하여 가난한 농부들의 생명을 무참히 빼앗았다. 설상가상으로 왕 샤를 6세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잔은 16살의 나이에 이렇게 절망적이고 혼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녀에게 계시를 내린 성인들은 프랑스에서 영국군을 내쫓고 도팽을 랭스 (프랑스 왕의 대관식이 행해지는 전통적인 장소)로 데려가 왕권을 이어받게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프랑스를 점령하려는 영국군들에게 엄청난 장애물이 되어 버린다. 그녀는 남자 병사들과 똑같이 갑옷을 입고 검과 방패를 쥐고 전장에 직접 나갔으며, 영국 왕 헨리 5세의 어린 아들인 헨리 6세 대신, 프랑스의 샤를 7세가 도팽 (프랑스 황태자를 일컬음)이 되어 왕권을 물려받고 확실하게 국왕에 오르도록 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었다.
어떻게 이 시골 처녀가 광란의 영국군을 물리치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을까? 단 한번도 군사 훈련을 받지 않은 그녀가 어떻게 군대 통솔력과 전술적 예리함을 얻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날까지 아무도 모른다. 여자가 군사기술을 가졌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보수적 역사가들은 그녀가 전쟁터 가까이 있었지만 그저 기를 휘날리는 여자에 불과했을 뿐 전투를 진두지휘한 전략가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하지만 최근의 몇몇 역사가들은 그녀가 그저 상징적인 우상이 아니었으며, 실제로는 훈련받은 전략가였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것은 상당히 가능성 있는 추정인데, 그녀는 군사들이 기꺼이 따르고 명령에 순종하도록 충분한 통솔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잔 다르크는 콩피에뉴에서 영국군을 상대로 용감하게 최후의 전투를 하던 중 생포되고 말았다. 영국인들은 잔을 옹호하는 프랑스인들의 비난을 살까봐 자신들이 쉽게 사형을 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그녀를 이단이라는 명목 하에 종교재판을 받게 했다. 재판을 통해 그녀의 화려하고 뛰어난 군 활약이 조사관들에 의해 드러났다. 그리고 조사관들은 잔을 사악한 마녀로 몰아가기 위해 “네가 신의 은총을 받았다고 믿느냐?” 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잔은 솔로몬의 지혜에 버금가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만약 내가 신의 은총을 받은 상태에 있지 않다면 신께서 나를 그 상태에 있게 하실 것이고, 만약 내가 그 상태에 있다면 신께서는 나를 그 상태로 지켜주실 것입니다.”
결국 잔은 화형을 선고 받게된다. 그녀는 죽기 직전까지 그녀의 화형을 보러 나온 사람들에게 십자가와 성수를 달라고 소리치며 죽어갔다고 한다.
1920년 가톨릭 교회는 그 처녀를 성자의 반열에 올렸고, 여성적 순수함과 강함의 상징으로 치켜세웠다. 그녀는 천한 태생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프랑스에서 자유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오랜 기간 존경을 받아왔다. 또한 보수주의 애국자들에 의해서는 초기 프랑스 국가주의의 전형적 인물로 존경을 받았다. 잔 다르크를 나타내는 상징이 정반대되는 두 집단에서 동시에 쓰인 적도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 중의 비시 (Vichy :나치에 협력한 프랑스 정권) 정부와 프랑스 레지스탕스이다. 이 상반된 두 집단에서 조차 모두 잔 다르크의 이미지를 상징으로 이용했다. 이 모든 것은 아마도 19살의 나이에 화형을 당해 숨진 문맹의 시골 처녀에 대한 칭송이자 저주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모습이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것처럼 역사속의 그녀에 대한 해석도 바뀌기 때문에 잔 다르크가 실제로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쉽지 않다. 과연 그녀가 신의 목소리를 들었는가, 백년전쟁 속의 19살 소녀의 활약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나왔는가, 라는 그녀에 대한 신비하고도 해석 불가능한 일들이 그녀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더욱 더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역사 속의 인물은 그 시대의 역사적 사건 안에서 해석되기 마련이고, 나 또한 역사속의 개인보다 그 배경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역사적 인물은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이기 이전에 하나의 평범한 인간임을 생각하고 접근하는 시각도 유의미 할 수 있음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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