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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인문학에게 묻다. 강신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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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민
댓글 0건 조회 5,243회 작성일 13-12-0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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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인문학에게 묻다. 강신주 박사


 

사랑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주말 저녁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SBS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 人 강신주 박사의 사랑, 인문학에게 듣다 편을 보게 되었다. 철학이나 인문학에 대해서는 무뇌한인 나에게 인문학이라는 것은 지루함과 나랑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고 TV에서 제목을 보았을 때도 전혀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인간은 폭력적인 존재다”라는 표현이 나의 주목을 끌었다. 사랑에 대해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는 강연에서 폭력이라니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강신주 박사는 철학에서 보는 진정한 사랑의 정의를 알려고 하는 것, 최소한의 폭력을 행사하는 것, 들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3가지로 정의 내렸다. 3가지의 정의로만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당연한 정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각각의 정의가 나오게 된 배경을 보면 더 많은 의미가 있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등을 연구하는 학문인 철학(Philosophy)는 사랑(Philos)+지혜(Sophos)의 합성어로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철학은 “앎에 대한 사랑”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것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것밖에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으면서 그 일에 대한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일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일을 제외하고는 다른 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이다. 즉 안다고 해서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랑의 출발은 모르는 것이고 사랑하니깐 알려고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첫 번째 정의는 계속 조금씩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되면 Ph. D칭호가 붙게 되는데 Ph.는 Philosophy의 약자로 본래 철학과 박사에만 한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의미가 넓어져서 자신의 전공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 즉 아는 것을 사랑하는 단계에 이른 사람들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랑스 철학자 메롤로 퐁티는 “우리는 순진무구와 폭력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신체를 가지는 한 폭력은 불가피하다.”라고 했다고 한다. 즉 인간은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던 폭력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폭력이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다 보니 제일 흥미를 끄는 부분이었다. 타자에 대한 폭력을 이야기 하면서 방청객들에게 지금까지 소, 돼지를 몇 마리나 먹었냐는 질문을 했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폭력의 종류를 선택할 뿐이라는 메롤로 퐁티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폭력은 특정 계층 혹은 그걸 행사할 조건에 있는 존재들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자기 합리화하는 생각이었다. 우리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폭력일수 있기 때문에 사랑한다면 늘 최소한의 폭력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최소한의 폭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하는 상대가 있다면 사랑한다는 증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두 번째 사랑의 정의는 최소한의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인간이 폭력에 불가피하다면 가장 폭력적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말”이다. 어떠한 물리적 폭력보다 말한 마디가 그 사람의 삶을 바꿔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로고스(Logos) “말하다”라는 그리스어에 어원이 있으면 서구 사상에서는 말, 논리, 이성의 의미로 쓰이며 서양 철학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개념이 있다. 반대로 동양에서 중요시 하는 개념은 듣기 이다. 논어에서 공자는 60세를 이순(耳順)남의 말을 순순히 이해하는 것, 듣는 것이라고 한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또한 갑골문자에 성스러울 성(聖)에 귀 이(耳)가 먼저 나오고 입 구(口)가 나온다. 즉 듣고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랑의 세 번째 정의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것 이다.


 

이공계라는 환경에서 10년 넘게 있다 보니 철학이라는 것은 고리타분하고 현실 상황과 맞지 않는 뜬구름 잡는 어려운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강연을 보면서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철학적인 면에서 정의를 내렸지만 철학이라는 학문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있는 학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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