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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13) - 한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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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승민
댓글 0건 조회 5,287회 작성일 13-12-0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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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2013) - 한윤형


 

우석훈과 박권일 저의 ‘88만원 세대’가 출간된 지 약 6여년이 되었다. 이 책에서 지적한 세대 간의 양극화, 특히 20-30대의 젊은 층이 겪는 세대 간의 불균형 문제는 그 이후로 책의 제목인 ‘88만원 세대’로 표현되면서 학계와 언론 등에 의해 대한 활발한 논의와 분석이 이루어져 왔으며 정부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앞으로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 문제는 지금 바로 나와 나의 친구들의 세대를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여길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을 스스로가 너무 잘 알고 있어서인지, 우리 세대에서 나오는 말이나 표현들은 대부분 비관적이고 냉소적이다. 이를 대표하는 말들 중에는 ‘잉여’, ‘멘붕’, ‘루저’ 등과 같은 자기 비하적인 표현이나 ‘엄친아’,  ‘열폭’ 등과 같은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일그러진 사회적 기준을 비꼬는 의미가 담긴 표현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이런 축약어나 신조어들은 오프라인으로 구별되는 일상생활에서와는 달리 온라인에서 매우 널리 사용되는데 (사실 대부분 온라인에서 먼저 사용된 용어들이다), 인터넷 활동이 매우 익숙한 지금의 20-30대들에게는 이런 용어를 사용하면서 더욱 더 스스로 그런 생각에 갇히는 것 같아 보인다.


 

다양한 매체를 보면, 세대와 정치 이념을 떠나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현재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원인이나 해결법에 대해서는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아끼는 책 중 하나인 박성철의 ‘자기 혁명’에서는 이런 우리 세대를 안타까워하는 말을 많이 하지만 결론은 ‘스스로를 갈고 닦아라’ 는 개인의 발전 만을 이야기할 뿐이다. 그럼 우리 세대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상황과 그 원인은 무엇일까. 나 역시 이 세대의 구성원 중 하나이지만 나는 이를 매우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관련된 많은 정보를 알지 못하는 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 또래의 사람이 우리 청년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책은 나보다 2살 어린 청년이 쓴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책이다.


 

이 책은 스스로를 청년 논객이라고 칭하는 한윤형 씨가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나 각종 매체에 썼던 글들을 재편집해서 출판한 것이다. 본래 정치관련 평론을 주로 작성했다는 본인이 20대를 대표하는 입장에 많이 있다보니 이런 세대 간의 문제에 대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은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그대로 페러디 하였다고 본인도 소개를 하였는데, 사실 책의 제목에서부터 내용의 깊이를 짐작하는 나로서는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 나이에 이런 책을 낼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깊이를 갖추었는지 궁금해서라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처음에는 현재의 젊은 세대가 ‘잉여스러워진 이유’를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현 세대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그리고 3부에서는 ‘내려가는 시대에 살아남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소재가 대부분 저자의 경험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주로 본인의 경험과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적혔다. 특히 1부에서는 ‘환타지 소설’, ‘스타크래프트’, 대중 가요 및 영화 등과 같이 젊은 세대와 친숙한 소재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동 세대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지만 그로 인해 다소 가벼운 느낌이 있다. 그리고 책의 전체적인 틀에 비추어 1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고 산발적인 주제의 글들을 그냥 모아둔 느낌을 주어서, 왜 현재의 20대가 잉여스러워 졌는지 확실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전반적으로 ‘88만원 세대’의 내용을 분석하며 이에 대한 사회 각층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실제로 20대가 처한 상황을 정치적인 접근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는 2008년의 촛불시위나 쌍용자동차 사태와 같은 최근 약 10여년 동안 있었던 많은 사회 문제들과 진중권과 변희재로 대표되는 진보와 보수 진영 간의 인터넷 정치 토론(?혹은 전쟁) 등을 통해 실제로 세대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하는지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이 2부는 내가 언론이나 토론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잘 아는 사회 이슈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가들의 입장을 정리해주는 리뷰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다. 마지막 부에서는 앞선 2부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 나가서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일부로 생각되는 대학 교육, 파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젊은 세대를 위한 정치 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준다. 실제적으로 어떤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현상을 해석하여 그에 대한 비판만 남아 있는 것이어서 아쉬운 부분이 크기는 하지만 2부와 함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 해 준다. 저자가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다소 진보적인 입장에서 글을 전개하였기 때문에 저자 스스로가 어느 정도 인정할 정도로 편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지금 진행 중인 젊은 세대가 겪는 문제는 그 파급력이 매우 크고 심각하다. 왜냐하면 젊은 세대의 일부가 겪는 문제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이 겪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높은 사교육비와 대학 진학률, 높은 대학 등록금, 비정규직, 낮은 경제성장률, 높은 집값, 불안정한 세계 경제 흐름 등의 현재의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회사 다니면서 번 돈으로 집 장만하고 자식들 공부시키고 시집장가 보내는 것이 일부에게만 해당될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저출산 현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지금의 젊은 세대가 아이를 갖지 못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고 미래는 암울하다. 특히 나는 이미 결혼을 한 입장이며 주위에 결혼을 했거나 앞 둔 친구들이 많이 있으니 왜 그들이 아이를 많이 가질 생각을 못 하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우리 세대는 불안한 미래를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으려는 성향이 강해서 젊은 세대에서 가져야 할 열정적이거나 도전적인 태도는 크게 움츠러들었으며,

심지어 결혼 자체도 안정적이지 않으면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혼의 연령은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심지어 결혼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언제든 나갈 수 있는 회사처럼 여기게 된 것처럼 보여진다. 스스로를 잉여스럽다고 표현하는 현 젊은 세대들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세상을 향해 질주할 수 있는 환경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어보며 나 또한 이 거대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깊은 고민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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