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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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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현준
댓글 0건 조회 4,477회 작성일 13-09-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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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공자

 


공자와 그 제자들의 교육, 문화, 정치 등 세상사는 이치에 관해 논의한 이야기를 모은 책인 논어. 누구나 알고 있는 책이다. 나 또한 논어 속의 유명한 몇몇 개의 글귀는 들어보았지만, 한 번도 책을 펼쳐 하나하나 곱씹어 본적은 없었다. 논어를 한 번쯤 펴본다는 의미에서도 충분히 시간을 들여 읽어볼만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거창한 이유를 만들 부담 없이 책을 펼쳐 들었다.

 


성균관대학교를 다니면서 논어의 저자인 공자의 정신적 토대는 예를 기반으로 한 ‘인’임을 이미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어느 정도 예상된 내용이었지만, 사실 열장도 채지나지 않아서 가슴 속에서 먹먹함이 몰려들었다. 


‘이 책에서 전달해 주는 내용을 적용하기에는 지금 이 시대와 너무 다르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의 도리를) 안 사람이 아니라, 옛 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그것을 추구한 사람이다.” 라는 부분에서는 innovation, creative 라는 현대의 모토와는 상당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기원전 500년 춘추전국시대인 공자의 시대와 우리의 시대는 너무나도 달라, 형식적인 껍데기 밖에 남지 않은 것일까? 


기원전 500년, 공자는 불안한 질서가 이미 200년간이나 지속된 때에 태어났다. 그는 질서를 회복하려 했지만, 반란과 속임수를 통해 국가를 형성하는 전국시대로 역사는 달려가고 있었다. 끊임없는 전쟁과 나라와 나라간 서로 믿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공자가 생각해낸 것은 바로 ‘인’이었다.

 


서로 경쟁하고, 앞 만보고 달려가야 하는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개개인이 한 나라인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보면 더욱 잦은 전쟁과 홀로 장수가 되어 또, 싸우는 병사가 되어서 헤쳐나아가야 하는 더욱 불안한 시대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불안한 시대에 대해, 수천 년 전에 미리 고민한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면 이 책은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인’이란 글자 그대로 두 사람.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뜻한다. 공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사회, 혹은 불안한 사회를 해결할 수 있는 key는 바로 “서로가 배려하는 것”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서로가 배려한다는 것보다 힘든 것이 있을까. 개개인이 경쟁을 하는 “쑥대밭” 속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은 ‘자살 행위’일 수도 있다. 그런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들은 집에 들어가서는 부모님께 효도하고 나가서는 어른들을 공경하며, 말과 행동을 삼가고 신의를 지키며, 널리 사람들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과 가까이 지내야한다. 이렇게 행하고서 남은 힘이 있으면 그 힘으로 글을 배우는 것이다.” 


글을 배우는 것이 자신의 성공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이라면 그 과정이전에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군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사람’ 이라면, 효도하고 신의를 지키며 널리 사람을 사랑해야 함이 자신의 성공 과정보다도 앞선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추석을 지내며, 매해 그랬듯이, 절을 하고 성묘를 다녀오고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 돌아왔다. 특히 이번 추석은 ‘수목금’이라, ‘수목금토일’ 긴 연휴를 만끽하며 쉰 후 홀가분하게 연구실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기차 안에서 이러한 문구를 읽을 수 있었다. 


임방이라는 노나라 사람이 예의 근본을 묻자 공자는 “대단한 질문이로다! 예는 사치스럽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상례는 형식을 잘 갖추기 보다는 오히려 슬퍼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한다. 사실 장례를 지내면서 슬픔을 느꼈는지 느끼지 않았는지를 질책을 한다기보다는 자신의 성공에 관한 빠듯한 일만을 생각하여, 나와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명절의 제사는 형식적인 껍데기가 되고 슬픔이나 정성은커녕 ‘연휴’로 느끼는, 우리 마음속에서 사라진 ‘인’에 대해서 잠시 부끄러움을 느낄 필요가 있다.

 


‘전제 조건’을 갖춘다면 역설적이지만 “쑥대밭”에서 ‘서로를 배려’함으로써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이로써 다가온 가을처럼 한결 선선함을 느끼며 지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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