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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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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정민
댓글 0건 조회 4,563회 작성일 13-10-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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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서부터 색을 가지고있는 네 친구(아카(赤), 아오(靑), 시로(白), 구로(黑))는 각자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친구들로 다자키 쓰쿠루의 삶에 전부였다. 남들과 달리 존재감이 미미하다고 생각했던, 이름에도 색이 없던 다자키 쓰쿠루. 특별히 찌그러진 데가 없는 평범한 얼굴에 독특한 개성과 특징도 없는, 유일한 취미는 철도역을 바라보는 일이 전부인 색채가 희박한 사람이다. 개성 없이 자신의 적성을 찾지 않고 남들이 가는 방향이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는 현실의 많은 사람들을 쓰쿠루라는 인물로 함축해 놓은 느낌이다.


 

“그 일이 일어난 것은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었다. 그리고 그 여름을 경계로 쓰쿠루의 인생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지고 말았다.” 스스로에게 물어봐 라는 한마디와 함께 완벽한 공동체였던 네 명의 친구들로부터 쓰쿠루는 갑작스럽게 절교를 당한다. 밤바다에 혼자 떠밀린 것만 같은 고독은 시간이 흐르면서 쓰쿠루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


 

시간이 지난 후 쓰쿠루는 철도회사에서 역을 설계하는 일을 하면서 지내게 된다. 역 설계는 개성과 색채가 없던 쓰쿠르의 유일한 한정된 관심이다. 친구들과의 절교 이후 유일하게 삶을 이끌어준 동기이며 세상과 연결하는 수단이었다. 과거의 쓰라림을 묻어 두고 살던 쓰쿠루의 마음을 사로잡은 두 살 연상의 사라을 만나게 되어 사랑하게 된다. 사라는 쓰쿠루가 속해 있던 완벽한 공동체인 네 명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에게 절교를 받을 수 밖에 없던 이유와 그 이유를 모르던 쓰쿠루 자신이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제안한다. 여기서 저자는 평범하게 생활하던 한 남자 쓰쿠루의 잃어버린 과거를 찾기 위해 떠나는 순례를 그리면서 개인과 공동체, 과거와 현실의 관계 및 상실에 대한 회복의 과정을 보여주고있다.


 

남은 네 명의 친구들을 잊어버리자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쓰쿠루는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성적인 꿈을 꾸게 된다. 그럴 때마다 혼란스러워 했지만 해답을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추방당해야 했던 이유를 알기 위해서 뒤늦게, 16년이 지난 뒤에야 친구들을 찾아 각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추방당했던 이유를 듣게 된다. 닫힌 문 밖에서 문을 두드렸을 상상속의 자신과 마주하면서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친구와 다른 친구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 아이가 왜 그렇게 말해야만 했는지 정확한 진실은 알 수 없다. 그저 추측만이 그들과 함께 한다.


 

쓰쿠루가 고통과 상실로 점철된 지난 시절을 돌아보고 순례를 떠날 수 있었던 데에는 무덤덤한 겉모습 뒤에 누구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름에 색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별다른 특징도 없다고 믿어왔던 남자는 16년 전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의 자신을 마주하면서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법을 재정립한다. "누구든 무거운 짐은 싫어하죠. 그렇지만 어쩌다 보면 무거운 짐을 가득 끌어안게 된다. 그게 인생이니까. 세 라 비(C'est la vie)"


 

네 명의 친구들로부터 쓰쿠루가 추방당하지 않았다고 해도, 계속해서 완벽한 공동체를 이루었을지는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쁜 관계를 유지하며 살지도 모를 일이다.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으므로. 인생을 살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수 많은 일들과 사람들의 관계가 있으므로. 삶은 알 수가 없다. 우리에게 있는 상실의 시간들을 다 되돌릴 수는 없다. 상실의 시간은 그 시간대로 존재하고 있으므로.

어떻게 굴러가든 어떤 결과가 닥치고 지금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든 인생은 그런 거라고. 다른 삶을 산다면 그것도 그런 인생인 거고. 어떻게 살아가든 살아가게 되어 있으며, 마주하고 타파하든 묵묵히 끌어안고 가든 그것이 인생이라는 것. 인생길을 걷다가 한 번쯤 궁금 해질 때,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일이다. 모든 게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인생은 그런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양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서 한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안 좋거나 남들에 비해 부족함 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들보다 못한 인생이 아니며 지금 당장은 스스로에게 고통의 시간일 지라도 인생은 흘러서 고통의 역을 지나 다음 역으로 가게 되어 있다. 오늘 상처 받고 힘들어도 인생은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내일은 더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기대감을 가져야 하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지막에 우리에게 물어본다.

“지금, 당신은

어느역에 서 있습니까?”


 

<상실의 시대>, <1Q84>그리고 최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까지 소프트한 문제로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고독한 현대 젊은이의 욕구에 맞게 재구성하기 때문에 강한 중독성 가지고 있어서 출판하는 책마다 인기를 끄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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