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어딜가나 있는 그런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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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프 앙드레 – 안고 갈 사람, 버리고 갈 사람 >
가족이라는 단어는 사람마다 느끼고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더 속 깊은 의미가 있겠지만) 가족과 이웃이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많은 사람들’ 이라고 말해도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시간을 가장 많이 함께했다는 것은 그만큼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정이 듦으로서 함께 있음이 편하고 설령 작은 의견차이로 인해 상처를 받아도 깨지지 않는 끈적끈적한 인연이다. 이렇게 보면 가족은 깊은 유대관계로 우리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안식처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익숙해진 안식처에만 머물기는 쉽지가 않다. 사람은 끊임없이 사회활동을 하면서 이곳저곳에 적응이 되기를 원하거나, 요구받게 된다. 직상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앞으로 자신과 하루하루 얼굴을 마주보아야하는 새로운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또 직장에 익숙해 질 때쯤 다른 곳으로 출장을 가게 되거나, 팀이 옮겨진다면 다시 새로운 ‘가족’들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가족’을 대면하였을 때마다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피곤하게 대면해야할 앞날을 생각하며 불편함을 느낀 경험을 가지고 있거나, 현재 느끼고 있을 것이다.
‘어딜 가나 그런 사람은 있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 볼만큼, 마치 공식처럼 적용되는 말이다.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말하는 ‘안고갈사람 버리고 갈사람’에서는 앞으로도 몇 번이나 만나게 될 ‘가족’들 틈에서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의 대처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제목부터 부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저자는 수많은 ‘가족’들을 만나면서 ‘그런 사람’ 들에게 진저리가 난 말투로 책을 전개한다. 책은 ‘자기애성 인격 장애자’, ‘부정적인 사람’, ‘편집성 인격 장애자’, ‘연극성 인격 장애자’.. 등등 총 9가지의 말 그대로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풀어놓는다.
한 가지씩 읽어 나가면서 머릿속으로 내 주변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자기애성 인격 장애자’.. 물론 장애자라 할 것 까지는 없지만 그 사람들은 참 자기만 아는 사람들이라 함께 하면 그 시간동안 나를 힘들게 하곤 했지.” 이런 식으로, 한 챕터 한 챕터 사람들을 떠올리다 보니 9가지나 되는 ‘인격 장애자 유형’을 읽었을 때는 ‘정상인’으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사람은 몇 명이 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과학자 이자 신경학자, 심리학자인 프로이트가 한 말이 이 책의 끝에서 문득 떠올랐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나누는 경계는 없다’
사실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 프로이트가 한 말들 중 한 줄로 요약이 된 것은 유감스러웠다. 크리스토프 앙드레가 원하는 결론이 아닐 수도 있다. 저자 크리스토프 앙드레는 ‘그런 사람’ 들을 더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배척하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이 특이한 것일 수도 있지만) 9가지의 ‘인격 장애자 요건’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 내 결론이고 9가지의 요건을 들이대며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에게 몇 개가 해당하며, 따라서 내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인격 장애자’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어딜 가나 있는 ‘그런 사람’을 누구나 생각하는 ‘예수님’이나 ‘석가모니’처럼 사랑으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심리학자도 아닌 이상 다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때로는 다투다가 서로가 상종하지 않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오해를 풀어 죽마고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인격 장애자’ 들 한 가운데 있는 나는 ‘인격 장애자’를 판별하는 판사도 아니고, 분명 불편하지만 그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야할 ‘가족’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안고 갈 사람, 버리고 갈사람’은 그 의도를 올바르게 전달하지 못했을 수 있다. 누군가 책은 저자와 독자가 대화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저자 앙드레는 이런 나와 대화하면서 속으로 ‘인격 장애자’ 중에서 어느 한 구석으로 몰아버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책 읽는 내내 민폐형 인간들에게 진저리난 저자와 속 시원하게 한풀이한 것만으로 만족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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