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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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지배권력의 ‘성역’과 ‘금기’를 까발리는 촘스키와의 대화, 10년의 기록
요즘 책을 지속적으로 읽고 있다고, 철학 전공을 하고 학식이 깊은, 나이가 지긋이 있는 믿을 만한 한 지인에게 알렸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입시제도에 매여 이공계 쪽 외에는 문외한인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어떤 것이 있을까 자문을 구했다. 그는 내가 앞으로 큰 세상을 보고 상대해야 된다고 하며 촘스키와 에리히 프롬의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하였다.
촘스키, 그는 수학과 철학 또한 공부한 언어학자이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사람이다. 책을 읽으면서도 알 수 있다시피 그는 미국으로 대변되는 세계의 큰 권력이 어떻게 여론을 그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나가며 상대적으로 약한 층을 어떻게 ‘구워삶는지’에 대하여 자세히 기술하였다.
국가에는 여러 종류의 비밀, 기밀문서들이 많이 존재하며,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굉장히 고위험, 고급 정보들로 이루어져 만일 누설되면 국가의 존폐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국가 비밀문서에서 국가 안보와 관련된 내용은 사실상 찾아볼 수 없다. 비밀 유지의 주된 목적은 일반 대중으로 하여금 사태의 진정한 상황을 모르게 하자는 것, 그것뿐이다. 전두환 정권 시절의 sports, sex, screen으로 대변되는 3S정책으로도 알 수 있다시피 국가는 국민이 우매하기를 원하며 그들이 국가의 전반적인 중대 사항에서 거리를 두길 원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비로소 그들 마음대로 그들이 원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왕권의 개념과도 비슷하다. 왕권이라는 아이디어의 핵심은 이런 것이다. 통상적 규범을 넘어서는 특수한 개인들이 있고 일반 국민은 그들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권력을 신비하고 은밀한 물건으로 포장하여 아무도 선뜻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게 한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뻔히 두 눈 뜨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국가는 핵심 권력의 행동들을 모르게 할 수 있는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3S와 같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흐리는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깨어있는 국민들을 이런 식으로 방해하기는 힘들다. 이럴 때 사용하는 방법이 여론을 조작하고 그럴 듯하게 잘못된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다. 국가 프로파간다를 이용하는데 이는 주류에 편입되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논의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프로파간다 모델은 여론의 조작의 역학관계를 설명한다. 신문사의 경제적 구조는 그들의 구독자를 다른 기업에 판매한다. 그들의 구독자란 정책 결정 계급에 속한 비교적 특혜층에 속한 사람들이고 그들은 신문 재벌들의 이해, 관점을 충족시키는 정치적 견해를 내놓는다. 이것이 상위 계급의 사람들과 여론이 공생하는 구조이다. 그들은 대중들 사이의 ‘합의의 조성manufacture of consent’을 이루자는 말도 한다. 곧 여론조작을 하자는 것이다. 그들은 교묘히 질문 혹은 답변을 조절하여 이것을 이룬다. 우리는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기록으로서의 역사와 사실로서의 역사를 배운다. 그리고 현재의 역사는 언론에 의하여 쓰이고 대중들에 의해 읽힌다. 언론은 권력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당연히 그들의 공생구조 때문에 발생한다.
국가가 어떻게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잘못된 정보를 주는 지에 대하여 보았다. 마지막으로 국가가 어떻게 그들의 입장을 포장하는 지에 대하여 미국의 예를 들어 보자. 미국은 미국 내에서 적색공포증을 가동시켜 “방어적”개입을 정당화한다. 누군가가 미국에 반대하면 그는 평화과정을 반대하는 자가 되고 일은 늘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간편하고 결론을 내리기도 좋다. 이에 따라 미국정부는 평화과정을 항상 찬성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80년대부터 2005년 현재까지의 모든 뉴욕타임스의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미국은 어떠한 의사결정 상황 속에서도 평화과정을 반대한 적이 없는 온건한moderate 즉, 미국의 명령을 잘 따르는 나라이다.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라는 책은 세상을 보는 눈을 확연히 다르게 만들어 주었다. 지금 연구하느라 세상에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내가 나름대로의 통로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실제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씩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게 된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내가 만일 미래에 언론과 공생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위치에 올랐을 때, 나는 어떠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남긴 책이었다. 기성세대가 되기 바로직전 시기인 지금,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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