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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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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경
댓글 0건 조회 4,413회 작성일 13-10-04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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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 아침.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를 들으며 잠을 깬다. 밤사이 온 이메일을 확인하고 짤막한 인터넷 뉴스를 훑어본 후 자리를 일어난다. 출근길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하며 가상공간에서의 주변 지인들의 안부를 확인한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웹 서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현대인들에게 인터넷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문명의 이기가 되었다. 정보를 검색하거나 심지어 지식을 얻는 데까지 인터넷 없이는 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진다. 불과 20년전만해도 인터넷 없이 도대체 어떻게 일상생활을 영위해나갔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더불어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인한 정보 접근성에 대한 진보가 우리 스스로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인터넷이 과연 인간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는 주장은 옳다고 판단해야 할까? 미래 경제학자인 니콜라스 카가 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이 물음에 대한 심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그는 인터넷으로 정보가 범람하는 만큼 지식의 깊이보다는 효율성과 속도가 더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이로 인해 오히려 많은 현대인들이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을 호소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힘들어졌다고 지적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으로 저자는 인터넷이 우리의 여러 감각에 지속적인 자극의 흐름을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터넷은 뇌의 회로와 기능에 강력하고 빠른 변화를 낳는 감각적, 인지적 자극, 즉 반복적이고 집중적이고 쌍방향적이고 중독적인 자극을 전달한다. (중략) 이는 최소한 책 이후 등장한 기술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 인터넷이 부추기는 이러한 지속적인 산만함은 의식적, 무의식적 사고 모두에 합선을 일으켜 깊고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인터넷에 범람하는 수많은 정보들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하여 정보를 잠시 의식 속으로 안내했다가 다시 내보내는 활동들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모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검색엔진과 비슷한 여타 기기의 일상적인 사용이 “뇌 세포 변형과 신경전달물질 배출을 자극해 오래된 신경 통로는 약화시키는 반면 새로운 신경 통로는 점차강화” 한다는 주장이다. 뇌 가소성 이론으로 일컬어 지는 이 이론은 우리가 인터넷 서핑을 하며 정보를 스캐닝하는 동안 이를 관장하는 신경회로는 강화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은 감소시킨다고 지적한다.

또한 인터넷에 널리 사용되는 기술인 ‘하이퍼링크’ 기 역시 독자의 인지적 부하를 상당 수준 증가시켜 사람들이 대상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일련의 연구결과들은 청각 및 시각자료를 포함하는 하이퍼텍스트 자료와 전통적인 종이 문서를 통한 읽기 능력시험에서 텍스트로 이루어진 문서를 읽는 사람들이 링크가 가미된 문서를 읽는 사람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기억하고, 더 배운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히려 링크가 학습을 방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 경제, 문화 전방위를 넘나드는 날카로운 식견을 보여준다. ‘구글’로 대변되는 인터넷 검색엔진, 포털 미디어의 상업적 논리에 따라 우리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밝히고 더 나아가 인터넷의 영향력을 신경과학적 관점으로 까지 넓혀 설명한다.

역사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할 때마다 그 미디어의 효과와 장단점에 대한 논쟁을 야기했다. 미디어 옹호론자들은 그 효과를 찬양하는 반면 회의론자들은 이를 깎아 내린다. 현재에도 인터넷이라는 미디어와 관련해서 수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옹호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 접근과 참여의 새로운 황금기’가 되었다고 칭송한 반면 회의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양산되는 콘텐츠의 가벼움을 비난하고 동시에 문화의 ‘단순화’에 대한 전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책을 흐르는 그의 논조는 실상 회의론자의 편에 서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반 인터넷 혹은 정보기술’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정확한 이해이며, 이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해법이다. 이 책을 통해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과, 우리의 스스로의 지식과 사고능력을 지켜나갈 수 있는 해법을 ‘심도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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