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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Earth", 두려움을 지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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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원일
댓글 0건 조회 6,092회 작성일 13-06-0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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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Earth’는 불과 3일전 뭔가 거창한 제목을 달고 개봉한 따끈따끈한 윌 스미스 부자(父子) 주연의 영화이다. 제목만 봐서는 지구가 멸망하고 인간이 우주로 도망간 뒤 다시 돌아와서 뭔가 대단한 모험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영화는 너무나도 진부하고 모든 스토리가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 인류가 지구에서 떠나 우주 어딘가에 정착하게 되지만 그 곳의 외계인들이 Ursa라는 괴물을 풀어서 인간들을 사냥한다. 이 괴물들은 시력이 없고 사람들이 공포심과 두려움을 느낄 때 분비하는 호르몬을 감지하여 인간들을 죽인다. 이런 괴물들을 처치하던 윌 스미스는 일명 ‘고스팅’이라는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는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않음으로써 Ursa가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최고의 전사 지위에 오른 윌스미스는 그의 아들과 함께 비행선을 타고 다른 행성으로 가는 도중 지구에 불시착하게 된다. 하필 불시착한 비행선 화물칸에는 다른 행성에서 전사들의 훈련을 위해 데리고 가선 Ursa한마리도 있었다. 추락과정에서 비행선은 두 동강이 나고 앞부분에 있던 두 부자는 비행선 후미에 있는 비상 beacon을 찾아와야 하지만 아버지 윌스미스의 다리부상으로 아들이 대신 100km 떨어진 곳까지 갖은 위험을 헤치며 가는 내용이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하여 한마디를 하자면 내용이 너무나도 진부하다는 점이다.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이 충분히 있지만 이는 그저 관객들이 하품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넣은 것 같았다. 아버지의 무선(wireless) 지시를 받으며 멋지게 위험을 헤쳐나가며 결국엔 아버지가 구사하는 궁극의 기술인 고스팅을 멋지게 해내는 장면은 영화의 후반부 하이라이트이다. 이 때 아들은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고스팅의 비법을 떠올린다. 사실 이 영화를 선택하여 굳이 글을 쓰게 된 동기도 이 문장 하나 때문이었다고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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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must realize, that fear is not real.
It's a product of thoughts you create.
Do not misunderstand me, danger is very real, but fear is a choice.”

Ursa가 내 목숨을 노리며 달려오는 상황은 지금 어느 누구에게나 비현실적이지만 저 대사는 분명히 내 가슴에 와 닿았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걱정을 안고 산다. 아니, 걱정을 굳이 만들어서 머리 위에 얹어두고 심지어 때때로 굳이 그걸 꺼내보며 더 걱정을 증폭시키며 산다. 내가 항상 나의 단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것인데 이에 대한 멋진 조언을 예상치도 못하게 진부하며 아버지의 헐리우드 계급을 아들에게 물려주려는 듯한 영화에서 듣게 되었다.

백 번이고 맞는 말이고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전자과라서 기억에 남았을 듯 하지만..) 투명디스플레이나 종이처럼 돌돌 말아 넣는 flexible디스플레이보다 이 대사 한 줄이 더 가치 있어 보였다.

눈앞에 닥쳐온 걱정스런 일은 분명한 현실임에 틀림없다. 피할 수도 없고 어차피 해결해야 하는 관문이다. 하지만 그것에 임하는 태도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담대하게 늘 연습하던 대로 멋지게 해낼 수도 있지만 떨면서 두려워하고 그것에 압도되어 망쳐버릴 수도 있다. 누구든 전자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려움에 압도되어서 일을 망쳐버렸다고 핑계를 대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거창하게 예를 들 필요도 없이 일상생활에서 거쳐야 하지만 피하고 싶은 여러 관문들에 모두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다들 피하고 싶은 문제를 직면하지만 두려움을 선택하지 않고 담대함을 선택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직면하는 다양한 걱정거리들을 ‘고스팅’하며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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