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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질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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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천용
댓글 0건 조회 6,025회 작성일 14-04-29 12:58

본문

이 책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영국의 명문 대학이자 까다롭고 이상한 문제로 악명 높은 옥스브리지의 입학인터뷰 질문 60개를 선별해, 실제 케임브리지 출신인 저자가 나름의 대답을 정리해 본 것이다. 질문은 다양하다. ‘마오쩌둥은 현재의 중국에 만족할까?’, ‘페미니즘은 죽었는가?’ 등의 역사나 사회 분야의 질문이 있는 반면 “왜 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은 6.5미터를 넘지 못 할까?’, ‘소 한마리에는 전 세계 물의 몇 퍼센트가 들어 있을까’ 처럼 과학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질문도 있다. 이처럼 조금은 엉뚱해 보이는 질문들이 다양한 주제와 다채로운 분야에 걸쳐서 제시되고 있다.

‘당신의 똑똑함을 무게로 잴 수 있을까?’, ‘화성인에게 지구의 배달 서비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까?’, ‘당신의 자유는 5파운드보다 값진가?’, ‘지구의 반대편으로 번지점프를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있는 모래알은 전부 몇 알인가?’
이 책에 실린 도발적인 질문 중 일부이다. 이 기상천외한 질문들을 보면 대체 어떤 대답이 가능할 지 까마득해 진다. 하지만 두려움과 막막함을 내려놓고 차근차근 이 책의 질문들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보고 고민하다 보면 더 깊고 넓게, 또한 재미있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다. 저자의 답변에 공감할 수도 있고 또한 그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독특한 답안을 작성해나가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만약 ‘당신에게 나쁜 책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영문과 입학 인터뷰에서 나온 질문이다. 먼저 가장 간단하게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아기의 경우에는 먼지나 오염 물질에 노출 돼 있던 더러운 책이 나쁜 책일 수 있겠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1985년 이전에 출판된 모든 책이 어린아이에게 안 좋다는 내용을 담은 소비자제품안전법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1985년까지 사용된 잉크에 납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헤어진 여자친구가 선물해 준 책 또한 아픈 기억을 상기시키기 때문에 나쁜 책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책 내용이 주는 악영향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다. 아침 드라마나 3류 영화처럼 불륜과 살인 등으로 얼룩진 이야기는 백 번을 읽어도 득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시대적 상황과 각자의 형편에 따라 다채로운 대답이 가능할 것이다.

바로 위와 같은 이야기가 이 책의 핵심 주제이다. 저자는 옥스브리지 질문에 잘 대답하는 방법의 핵심은 잠깐 멈추어서 질문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이라 말한다. 어떤 한 질문을 받았을 때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대답이 아닌 곰곰이 따져보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논리를 펼쳐가는 것 말이다.

이 책은 옥스브리지 대학교의 입학 인터뷰 대비 문제집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에 나온 대로 대답했다가는 떨어질 수도 있겠다.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 자리 잡은 작고 막연한 생각에 이리저리 논리와 상상의 살을 붙이고 재치를 살짝 더하여 견고하고 흥미로운 큰 덩어리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책에 담긴 질문 중에는 아주 철학적인 질문도 있고 간단한 수치로 답할 수 있는 질문도 있다. 역사의 흐름을 묻는 질문도 있으며 단순히 주관적인 대답만 할 수 있는 질문도 있다. 이 책은 평생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는 질문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과 동시에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열린 길을 제시해 준다.

일단 외우고 보자, 일단 맞추고 보자 식의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은 어쩌면 점점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 모르겠다. 빨리 정답을 말해야 되는 요구 속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틈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이것은 질문입니까.”
깊게 고민하거나 생각하려 하지 않고 편한 것과 쉬운 길만 고집하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저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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