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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사진, 그 비밀과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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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선진
댓글 0건 조회 5,864회 작성일 13-05-0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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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또한 사진을 작품화하여 느낌과 감정을 진실되게 전달하고 때론 보는 이들에게 하여금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기억하고 싶은 현재의 순간들을 매우 선명하게 담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은 그 진실을 이용해 또 다른 거짓된 진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거짓을 진실인 마냥 믿고 따른다. 이것이 바로 사진의 무서움인 것이다.

조선후기는 서양문물이 밀려들어오면서 근대화가 시작되는 시기였다. 그 중에서도 사진기가 들어오면서 조선후기 및 일제치하 조선의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많이 남아있게 되었다. 특히 19세기말 인쇄술이 급격히 발달함으로써 유럽 열강을 중심으로 엽서가 크게 유행하였는데 사진 속 조선의 모습이 엽서를 통하여 세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유럽인들은 아시아 및 미개척 국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시아의 작은 국가 조선에 대한 사진이 실린 엽서는 단연 인기가 최고였다.

엽서에 인쇄된 사진은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배경으로 한 것이 많았다. 고기를 파는 아낙네, 지게를 짊어지고 있는 청년, 농사일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 말이다. 하지만, 유독 특이하게 찍힌 사진이 매우 많았다. 예를 들면, 젖가슴을 드러낸 조선의 여인, 술에 취해 논두렁에서 낮잠을 자는 사내들의 사진, 헐벗은 아이들의 사진이다. 조선후기 여성이 젖가슴을 보이며 사진을 찍는 모습은 지금의 상식으로도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리고 유달리 나태한 조선사람들의 모습과 가난한 모습의 사진이 많았다. 상품용 엽서에 인쇄되는 사진이라고 하기에는 앞서 언급한 사진들은 매우 부적합하다. 하지만 낡은 조선의 모습은 엽서와 함께 세계로 널리 퍼져나갔다.

제국주의를 꿈꾸는 일본의 식민지화 정책 중에 하나는 바로 사진이였다. 얼핏 조선의 평범한 모습을 찍어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의 숨은 속내는 달랐다. 일본정부는 식민지화의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세계인들에게 가난한 조선, 도움이 필요한 조선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기모노를 입은 어머니 품 안에 안겨있는 한복 입은 아이의 사진, 늠름한 일본군인 뒤편에 고개를 내민 조선의 여성사진을 통해 일본이 조선을 다스리는 것은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는 것과 같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리고 1910년 경술국치 이후에는 근대화된 조선의 거리와 사람들의 사진을 엽서에 인쇄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바로 식민지화는 조선사람에게 경제발전과 삶의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 엽서들이다. 이와 같이 일본정부는 아주 치밀하게 사진과 엽서를 통하여 그들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식민지 통치를 확고히 하고자 했다.

침략하는 자와 침략당하는 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역사는 판이하게 다르고, 그 역사를 좌지우지 하는 객관적인 자료, 사진이나 영상 등은 대부분이 침략자 즉 강자의 역할에서 기록된다는 것을 익히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사진 속 조선서민들의 삶조차 일제의 식민지 정책의 수단으로 사용되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문득 필자는 제국주의 일본의 왜곡된 가르침이, 남아있는 사진을 통해 현재진행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19세기말 조선의 국력이 쇠약해지면서 열강들의 침입을 받기도 하며, 심지어 나라를 잃기도 했지만 조선이라는 500년 역사 동안 이어져온 찬란한 문화가 진정 진실된 조선의 모습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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