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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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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슬기
댓글 0건 조회 6,209회 작성일 13-06-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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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이 책의 제목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보았지만 실제로 읽을 기회는 닿지 않았었다. 도데체 어떤 내용일까 라는 궁금증도 많이 있었기에 이번에 확실히 그 궁금증을 풀어보려 했다. 책을 직접 읽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해서였을까 다소 낯선 이야기 전개형식과 내용은 처음에는 책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었었다. 다른 소설들은 줄거리를 전개하면서 사건을 서술하며 이를 통해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는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사건의 전개가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다 읽은 후의 느낌을 빌자면 작가는 마치 사람들의 생활이 꼭 일련의 줄거리를 갖고 진행되지 않고, 또한 갑작스레 지나간 순간의 의미를 찾는 일이 있는 것을 책의 전개방식을 통하여 표현하고 싶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러한 생각 때문인지 소설의 줄거리가 전체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느낌과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4명의 주인공의 삶을 통해서 작가는 우리의 일상을 한번 돌아보라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의 삶은 각자 개인에게 오직 단 한번뿐이다. 그리고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세상 그 어디서도 똑 같은 삶은 찾을 수가 없다.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가 다 각자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것인데 왜 책의 제목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일까. 처음에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으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하여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의 이야기처럼 사람들은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헤어질 때의 슬픔도 과거의 기억으로 묻어둘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는 상대방에게 있어서 나의 존재가 이렇게 가벼웠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상대방에게 그러한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때문에 나에게는 너무나 무겁고 중요한 나의 존재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가벼워 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슬픔을 주는 것이고 저자는 이를 이야기하고자 한 것 같다.

책속에서는 가벼움과 무거움 외에 서로 대립되는 요소를 여러가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이 우연과 필연에 관해서이다. 남자주인공인 토마스가 테레사를 만난 것은 우연이라 할 수 있지만 또 필연이라 설명할 수 도 있다. 사실 우연과 필연이 거의 비슷한 말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연 그 차이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사전적으로 필연은 반드시 그렇게 될 일이 일어난 것을 의미하고 우연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일이라 하는데 너무 막연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고 발생한 일에 대해서 말을 붙이기 나름이란 생각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예기치 않고 아무런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우연과 필연이 명확히 구별이 될 수 있을 것 같았고 이러한 생각은 결국 사람들의 삶이 모두 우연으로만 이루어진다면 삶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 느껴지게 만들었다. 우연으로 모든 것이 지배된다면 굳이 우리가 무엇인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그 사람의 삶의 방향도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빌려보면, 토마스가 테레사를 만났을 때 그것이 우연이라면 테레사는 단순히 토마스가 수없이 지나친 사람들중 한명이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토마스 본인이 가진 성실성과 또 테레사를 놓치지 않은 관심 때문에 그것은 결국 필연이라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우연히 무엇인가를 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뜻이 없는 것에서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한다. 관심이 없고 노력이 없었다면 그 무엇이 주어졌다 한들 지나쳤을 것이다. 때문에 우연이라 이야기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이는 그 사람의 관심이 되었든 노력이 되었든 어떠한 인과관계가 있기 마련이라 생각된다. 결국 우연이라는 것이 모두 필연인 것이 아닌가 라는 것과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주체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책의 줄거리는 큰 내용을 담고 있지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독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반대되는 두 가지 요소들을 통해서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고 또한 내 존재가 나한테 또는 남에게 어떠한 것인지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같은 책도 읽는 사람에 따라 또 같은 사람이라도 읽는 시기에 따라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갖게 만든다는데, 20대의 나에겐 복잡함을 안겨준 이 책이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한번 책을 읽게 된다면 그때의 나는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만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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