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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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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윤
댓글 0건 조회 6,068회 작성일 14-04-29 12:57

본문

- 왜 책을 읽는가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독서를 위하여

사람들은 책을 읽는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위해서, 왜 읽을까?’라는 질문이 머리에 문득 생각났다. 분명히 많은 사람들은 책을 어릴 때부터 읽는 습관을 들이고,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책과 함께 하라고 권한다. 물론 항상 이유도 같다. 간접경험을 통해 직접 하지 못하는 것들을 채우며, 교양과 견문을 넓히고 감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 등등 많은 이유가 있지만 급하게 나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잠재울 수는 없었다. ‘책을 왜 읽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책을 왜 쓸까?’라는 질문도 함께 머릿속에 나타났다. 이 질문들에 이 책은 굉장히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납득할만하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 어렸을 때에 부모님들은 그들의 자녀에게 책 읽기를 권한다. 그 이유는 글자를 배우며 활자에 적응시키기 위함이다. 이것은 책 읽기가 그 나이의 독자에게 주는 굉장히 강한 동기부여이며 매력이다. 그 이후의 독자들에게는 어떠한가.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작가를 찬양하며 작가의 필력에 매료되어 몇 번이고 같은 책을 읽는다. 한 편, 다른 이는 책을 읽으며 전혀 동의하지 못하고 저자의 사상을 의심하고 비판 글을 남기기도 한다. 이 명제에 동의한다면 독자는 굉장히 이기적이다. 본인이 원래 갖고 있던 사상과 공통점이 있는 것에 기뻐하고 차이점에는 짜증을 내는 것일 뿐, 대중들이 소위 본래 독서의 좋은 취지라고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기심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독자가 얻게 되는 것은 이타심이다. 애당초 책을 읽을 때 이타심 같은 것은 원한 적이 없다고 해도 그렇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책을 읽겠다.

- 작가들은 책을 쓸 때, 그들이 갖고 있는 잘 정리된 논리와 생각들을 뽐내기 위해서 쓰는 것인가? 그런 작가들도 적지 않게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작가들의 잘못인가? 아니다. 독자는 벌거벗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작가들의 공모자들이기 때문이다. 독자라고 하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 대중들은 거리를 다니며 저격수와 같이 매의 눈으로 ‘쓸 거리’를 찾는 작가에게 ‘쓸 거리’를 제공한다. 책에는 내가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지만 이것들의 나의 행동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 나는 책을 읽을 때, 절반을 넘기려고 읽을 때가 많다. 인내하며 천천히, 그러나 분을 삭이지 못해 씩씩 거리며 산 중턱까지 기어올랐으면 내려갈 때는 더 쉬울 거라는 막연한 상상과 함께...

-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으라고 했다. 나는 나가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었던 친구들은 보아왔다. 이런 친구들은 실제로 독해력이 좋았고 일반적인 학생들보다 읽는 속도가 빨랐다. 물론 수능에서 언어영역은 쉽게 점수를 획득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런데 다른 부류의 친구들도 보았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으며 자기만의 세계를 강하고 견고하게 구축하여 나갔다. 그들에게 세상은 책에서 제공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으며 특정 작가, 특정 장르에 심취하였다. 이런 친구들은 사회생활에서도 강하게 한 쪽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을 보였으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는데 장애 아닌 장애를 지니고 있었다. 그들에게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 아닌 한 방향만을 바라볼 수 있게 제작된 편광안경일 뿐이었다. 자녀를 키울 때, 그들에게 책을 권하고 함께 읽은 후에 그들이 ‘잘못’ 이해하지 않게 대화를 나누는 부모가 될 마음가짐이 생겼다.

- 당신은 능동적인 독자인가? 아님 수동적인 독자인가? 라는 질문을 많이 보았지만 이 질문의 정확한 의미나 질문에 대답할 정확한 판단근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능동적인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조금 더 깊이 들어가자면 능동적인 것이 좋은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에는 이 질문에 대답할 약간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 같다. 독서를 할 때 책에 조언을 구하지 말고 책 속의 보물을 훔치는 사람이 능동적인 독자에 가깝게 느껴진다. 책에 마음대로 써 놓은 작가의 거짓말이 무엇인지 작가가 정말 말하고 싶지만 쉽게 주기 싫어 어렵게 돌려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잡아내면서 읽기 또한 능동적인 독자라고 불릴 법 하다.

- 요즘 나는 인문학적 소양과 일반 사람들이 말하는 교양 지식의 부재를 느낀다. 고등학생 때 까지만 해도 역사, 지리, 사회 등도 함께 공부하였고, TV에서 골든벨 문제들을 어느정도 함께 풀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자리에 있던 지식을 빠르게 걷어내며 반도체 지식들을 느리게 채워 넣고 있다. 보통 사람들보다 공부를 깊게, 오래하지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지식의 양은 줄어들고 있다. 차마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KAIST 다니는 학생이라 하기 창피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읽을 기회가 있어 인문학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한다. 독서는 나의 어둠을 걷어내는 역할을 한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보통 사람들과의 일반적인, 수준 높은 대화를 위해서...

역시 독서는 이기적이다.
보라! 이 부푼 자부심을! 책에서 손을 떼자마자 우리의 긍지는 한껏 고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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