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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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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승윤
댓글 0건 조회 6,187회 작성일 13-02-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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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

어렸을 때부터 책을 즐겨 읽지는 않았지만, 노벨 문학상까지 받은 작가인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모를 수는 없었다. 연구실에 들어와 어떤 책으로 첫 독후감을 작성할까를 고민하던 중 원래 좋아하는 장르인 소설로 시작하기로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나 깊이 생각해볼만한 것들을 써보기 전에 제목에 대한 탐구를 먼저 해보려고 한다.

이 책의 제목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이다. 독자의 당연한 습관으로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이 전개될까 생각해보았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는 의문문임에도 불구하고 물음표조차 없다. ‘물음표 없이 설의적으로 표현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았지만 그래도 어떠한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긴 책을 모두 읽은 후에도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 소설이며 주인공들이 지냈던 며칠간의 스토리를 담아낸 긴박한 분위기의 소설이고, 그 어디에도 ‘종’에 대한 내용은 없었기 때문이다. 책을 모두 읽은 후에도 그 뜻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제목에 대한 여러 가지 느낌(어려움, 작가의 통찰력, 독자의 무식함, 제목과 내용의 불일치성에 대한 의심 등)을 받으며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던 중 아래와 같은 시를 찾을 수 있었다.

For Whom the Bell Tolls
John Donne (1572~1631)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very man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if a clod b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the less, as well as if a promontory were, as well as if a manor of thy friend's or of thine own were. Any man's death diminishes me because I am involved in mankind, and therefore never send to know for whom the bell tolls; it tolls for thee.
위 시를 읽고 난 후 이렇게 결론지었다. 작가의 ‘종’은 전쟁에서 죽은 혹은 죽을 누군가를 위하여 울리는 것이라고……. 그것은 마리아 일수도 로버트 조던 일수도 있을 것이다. 전쟁을 세상으로 확장해 본다면 억울하게 인생이 짓밟힌, 다른 사람과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을의 자리로 밀린 어떤 누군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린 헤어지는 게 아니니까 작별 인사를 할 필요도 없어."
책을 읽은 후에 3가지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랑, 살인, 내려놓음이 그것들이다. 남 주인공인 로버트 조던은 다리를 폭파하는 임무를 맡고, 산 속의 게릴라 군에 들어가 여 주인공인 마리아를 만나게 되면서 그 때까지 경험하지 못하였던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게 된다. 그는 참 사랑을 할 때 사랑의 주체인 남자와 여자, 로버트 조던과 마리아, 두 인간은 비로소 하나가 된다고 하였다. 그 생각은 마지막 장면에 로버트 조던이 다리를 다쳐 도망가지 못해 곧 죽을 것을 알지만 그가 마리아에게 하는 말에서 진심임을 알 수 있다. “이제 당신은 나이기도 한 거야. 당신은 미래의 내 모습이기도 해.”, “우린 헤어지는 게 아니니까 작별 인사를 할 필요도 없어.” 현재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있기에 헤밍웨이가 말하는 사랑에 대한 얘기가 더욱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는 사랑을 할 때 하늘과 땅이 움직이는 진동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책에서 나타나는 로버트 조던의 모습에 감정이입을 하던 중이라 그의 사랑에 대한 태도 또한 나를 자극하였다. 연애 초기의 감정들을 떠올리며 현재의 모습과 로버트 조던의 모습을 비교하며 하늘과 땅이 진동하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나 자신에게 되물었다.


안셀모의 살인에 대한 가치관
소설 첫 부분부터 나오는 안셀모는 극의 각박함과 파블로 때문에 느껴지는 성급함을 늦추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는 산 속에서 평생을 살고 오랫동안 전쟁 속에 있던 늙은이지만, 생각이 깊고 배울 점이 많은 극 중 인물이다. 전쟁 통에서 적과 죽고 죽이는 게임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그는 살인은 옳지 않은 것이라는 신념이 뚜렷했다. 지금은 죽여야 하니까 죽이는 것이지만 살인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은 것이고, 그것이 비록 적을 죽이는 일이지만 그들 또한 명령을 따르는 사람으로 죽어 마땅하지는 않다고 하였다. 기독교를 믿고, 종교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하나님의 사랑’을 따르려 하는 나에게 안셀모는 큰 충격을 주었다. 오랫동안 지속된 살인의 늪에 빠져있지만 정신만은 오히려 숭고하게 까지 느껴졌다. 최근에 ‘아가페 사랑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던 나에게 이런 안셀모의 살인에 대한 가치관이야말로 ‘원수를 사랑하라’는 아가페 사랑의 대표적 예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려놓음
내려놓음이라는 부분은 책에서는 별로 중요하게 다루지 않고, 책을 읽은 다른 독자들도 중요도를 두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대 문명 속에서 태어나서 살고 있고, 자본주의의 원리가 뿌리 깊게 내려져있는 나에게 로버트 조던은 아니 헤밍웨이는 분명한 한 마디를 던졌다. 내려놓고 심장이 뛰는 곳으로 향하라. 헤밍웨이가 실제로 그랬듯이 로버트 조던은 미국에서 스페인어 교수를 하던 중 순수하게 자신의 의지로 스페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참여하였다. ‘내려놓음’이라는 책과 한비야 씨가 항상 주창하는 ‘심장이 뛰는 곳으로 향하라’라는 두 가지 음성이 내 마음 속에 어우러져 차분하게 그리고 잊지 않을 한 구석에 자리 잡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재 공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목표는 성공해서 ‘잘’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목표와 내려놓음이라는 두 가지의 가치는 내가 매우 공감하며 이루려 하는 것이지만 안타깝게 서로 상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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