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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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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천용
댓글 0건 조회 6,211회 작성일 13-03-04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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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젊은 청춘 남녀의 애틋하고 달달한 사랑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멋있고 예쁜 배우들이 펼치는 러브 스토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신도 그러한 사랑을 꿈꾸게할만큼 아름답게 그려진다. 심지어 입술에 거품이 묻은 채 입을 맞추는 ‘거품 키스’, 상대방의 입으로 사탕을 받아 넘기는 ‘사탕 키스’ 등의 애정행각을 다루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겐 달콤한 연애에 대한 동경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사랑하기에 내 몸의 일부를 팔아야 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각막을 팔아야 한다면, 이런 사랑도 소망할 수 있을까.

‘가시고기’라는 책은 암물고기가 낳은 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아빠 가시고기의 생애처럼 백혈병에 걸린 아들 다움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각막을 팔아 수술비를 마련하고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아버지의 삶을 그린 책이다. 하품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도통 눈물을 흘리지 않는 나에게서조차 휴지를 상당히 소모 시켰을 만큼 아빠 호연의 아들을 향한 사랑은 참으로 애절하고 따듯하다.

대한민국의 이혼율은 33%로 OECD 국가 중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결혼식을 3번 가면 그 중 한 쌍은 이혼을 한다고 하니 참으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불명예스러운 기록이 남게 되었을까. 평생 서로 함께하기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기로 약속했던 그 서약에는 유효기간이 있었던 것일까. 이혼하는 커플들이 이야기 하는 파경의 가장 주된 이유로는 ‘성격의 불화’ 라고 한다. 우리 모두는 각자 고유의 성격이 있고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성격의 차이로 이혼을 하게 되는 거라면 이혼율을 줄이기 위해선 아마도 각자의 성격에 맞는 맞춤형 인조인간이 필요할 듯 싶다.

아빠 호연이 아들에게 보인 사랑은 어쩌면 이 시대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는 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하나라도 더 눈에 담고 싶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빛’을 선물 한 그 희생적인 사랑. 자신의 목숨보다도 귀한, 하나뿐인 사랑하는 아들이기에 그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 어떠한 장애물도 넘을 수 있게 되는 그 견고하고 강력한 사랑 말이다.

서로 다른 생활 환경과 가치관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일은 쉬울 리 만무하다. 결혼 한 후에 싸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이야기하며 잉꼬 부부인 양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갈등과 싸움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다만 그럴 때 내가 조금만 더 희생하고 한 발짝 물러서 준다면 그 갈등을 넘어 더욱 견고한 관계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시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각막을 팔지는 못 할지라도 알량한 자존심이라도 한 번 팔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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