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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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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종경
댓글 0건 조회 6,673회 작성일 13-03-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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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소재로 한 드라마 ‘대물’이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남편이 억울하게 죽은 뒤 평범한 한 아이의 엄마로 정치에 입문해 대한민국 첫 여성 대통령이 된다는 설정이 다소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시청자들은 기성 정치인과 확실히 차별화된 그녀의 ‘착한’ 야망에 카타르시스와 통쾌함을 느꼈을지 모른다. 소설이나 드라마는 어차피 허구라지만 비슷한 이야기가 이미 실존하는 사례가 있다. ‘핀란드의 아줌마’로 통하는 타르야 할로넨이 바로 그녀다.

핀란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 유럽 최초의 재임 여자 대통령. 그녀를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다. 특히나 그녀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핀란드를 이끌며 국가 청렴도, 국가 경쟁력, 학력평가, 환경 지수 부분에서 전세계 1위에 올려놨다. 더욱이 그녀가 대단한 것은 오랫동안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녀를 낳아 키운 미혼모의 신분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대통령 당선 후 10년 넘게 동거 생활을 해왔던 6세 연하의 연인과 결혼 또한 크나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얼마 전 SBS에서 방송된 스페셜 ‘리더의 조건’은 이렇듯 다소 파격적인 이력을 소유했지만 핀란드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국가로 탈바꿈 시킨 타르야 할로넨의 리더십을 비롯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우루과이의 호세 무리카 대통령 등의 다양한 리더들의 모습을 새롭게 조명한다. 그리하여 모두가 상생하는 착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필요한 리더의 조건은 무엇인지, 과연 한국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북유럽의 작은 나라인 핀란드를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국가로 탈바꿈 시킨 할로넨의 리더십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 답은 그녀에게 붙여진 별명 ‘무민마마’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뽀로로 만큼이나 핀란드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캐릭터 무민의 엄마인 ‘무민마마’. 케익은 똑같이 나누어 잘라 모두에게 나누어 주는 공평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을 뜻한다. 즉 핀란드 사람들은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보살피는 그녀의 어머니 리더십에 많은 공감을 했고 이는 퇴임 당시 80%에 이르는 지지율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더욱이 이혼가정에서 자라나 미혼모로 살아왔었던 그녀는 특권층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했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그녀는 일반시민처럼 살기를 좋아했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 복지와 소외계층에 대한 지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했다. 이렇듯 그녀의 리더십의 힘은 바로 특권 의식의 ‘내려놓음’에서 연유한다. 몇몇 리더들이 특권을 이용하는 것에서 자신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동안 그녀는 특권을 버림으로써 사람들에게 신뢰와 권위를 얻을 수 있었다.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 또한 특권 없는 삶의 모습을 몸소 실천한 대통령 중의 한 명이다. 남미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국가인 우루과이의 대통령인 그의 개인재산은 1987년 제조된 200만원짜리 자동차가 전부다. 그는 국가에서 제공한 관저를 거절한 채 원래 살았던 농가에서 살면서, 우리 돈 1300 만 원 정도인 대통령 월급 중 90%를 기부, 한 달 130 만 원 정도만을 받고 살고 있다. 그의 나머지 월급은 무주택자를 위한 사업에 쓰이고 있다.

‘리더의 조건’을 통해 만나본 여러 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의 특권 없는 삶의 모습은 리더십의 본질이 리더와 구성원간의 신뢰를 통해 구축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특권의식을 버리고 국민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소한의 재원으로 자신의 개인 시간을 줄여가면서 까지 공부하고 법안을 발의하는 정치인들의 모습.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고 예방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계속해서 쌓이는 과정에서 정치에 대한 신뢰, 정치인에 대한 신뢰로 연결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 어느 국가에서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일이다. 신뢰를 얻어야 구성원들로부터 권위가 서고 조직이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십은, 리더 자신의 도덕성과 정의, 책임감 없이는, 그 시작조차 꿈도 꿀 수 없는 것이다.”라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말은 진정한 리더를 기다리고 있는 이 시대에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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