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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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가족’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우리는 부모님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점점 놓치고 있는 듯하다. 바쁜 일상에 쫓긴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우리의 우선순위에서 부모님은 알게 모르게 밀려나고, 어느샌가 그들의 존재는 우리에게 당연한 배경처럼 여겨진다. 그렇게 부모님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삶의 목록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우리는 그것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변함없는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을 아기 새처럼 받아먹기에만 바쁠 뿐,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는 커녕 온전히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그 사랑을 깨우치지만, 그 순간은 언제나 반성하기엔 너무 늦은 뒤이다.
“(엄마/아빠) 여기 있어.
수틀리면 빠꾸”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을 놓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모르는 척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보호 받고 싶은 만큼, 부모님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을 것이다. 든든하면서도 억척스러워 보였던 그들에게도 세찬 비바람으로부터 지켜준 부모가 있었고, 한때는 지금의 나처럼 연약하고 외로웠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랑을 주기만 했던 '엄마를 부탁해'에서 ‘박소녀’의 절절한 마지막 외침은, 단순한 말이 아닌 평생을 묵묵히 버텨온 그들의 존재에 대한 선언으로 다가왔고 뜨거운 눈시울과 함께 심연 속 깊은 울림을 일으켰다. 그들의 사랑에 너무 오래 기대왔고, 그것이 영원할 거라 생각한 나는 책을 덮고 나서야 깨달았다. 부모님에게도 누군가의 따뜻한 ‘아들’이 필요했음을,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간 속에 머물러있는 내가 참 다행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비록 내가 받은 만큼 부모님에게 온전히 돌려드릴 수 없겠지만, 받기만 했던 사랑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그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오늘에 와서야, 이렇게 고백해 본다.
"아꼬운 당신, 폭싹 속았수다.
이젠 혼저, 그 사랑 헙서 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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